MB정부 ‘방송 장악’ 미묘한 전술 변화?
    2009년 09월 16일 09:5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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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연합뉴스·교도통신과 공동인터뷰를 했다. 경향신문을 제외한 8개 신문이 관련 내용을 1면 머리기사로 전하는 등 비중 있게 다뤘다. 대다수 신문이 이 대통령의 ‘개헌’ 발언에 주목한 가운데 한겨레는 ‘대북관’을 지적하고 나섰다.

인터뷰 가운데 이 대통령이 최근 북한이 보이는 대남·대미·대일 유화 움직임은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벌여온 강력한 국제 제재가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 것과 관련, 한겨레는 사설 <한반도 문제에서 ‘왕따’가 되려는가>에서 "이런 강경 인식은 한반도 문제에서 국제 고립을 자초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16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강남 불패 ‘백약이 무효’>
국민일보 <"개헌, 현실성 있게 범위 좁혀야">
동아일보 <"일왕 내년 방한, 과거사 정리 기대">
서울신문 <이 대통령 "제한적 개헌 검토">
세계일보 <"행정구역.·권력구조 등 제한된 개헌 신중 검토">
조선일보 <"권력 구조 개헌 검토">
중앙일보 <MB "개헌, 현실성 있게 범위 좁혀 해야">
한겨레 <이 대통령 "권력구조 제한해 개헌">
한국일보 <"개헌, 현실성 있게 범위 좁혀야">

경향 "MB ‘방송 장악 없다’ 발언 후 잇단 유화 몸짓"

   
  ▲ ⓒ 9월16일 경향신문 28면  
 

"정부가 방송을 장악하려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경향신문이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7일 발언에 주목, 발언 자체가 치밀한 사전 조율을 거쳐 나온 것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했다. 경향은 먼저 이 대통령이 지난 7일 KBS 이사진에게 직접 임명장을 수여한 것과 관련해, 이 자리를 빌려 ‘정부는 방송을 장악할 의도가 없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경향은 이어 이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직후 첫 ‘이상징후’가 감지된 것은 9일 MBC 이사회에서였다며 그동안 줄곧 엄기영 사장의 사퇴를 압박해오던 방송문화진흥회 여당 측 추천 이사들이 일제히 "엄 사장이 개혁플랜을 발표했으니 일단 지켜보자"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경향에 따르면 지난 14일 EBS 사장 선임을 앞두고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한나라당 이원창 전 의원이 갑자기 사의를 표하고 방통위가 EBS 사장을 재공모 한 것과 관련 언론운동진영에서는 누군가 ‘지금은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사인을 넣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향은 "배석규 사장직무대행의 ‘강공’으로 노사 대치가 장기화하고 있는 YTN의 사장임명도 당분간 여론의 눈치를 보며 여러 카드를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이 정부의 ‘방송장악’ 본질에 변화는 없다는 게 경향의 시각이다. 경향은 "정부가 촛불시위를 거치면서 조선·중앙·동아만 갖고는 여론장악이 어렵다고 보고 방송장악에 나선 결과 현재 대부분 방송사들의 비판이 무뎌졌다고 판단, 현시점에서 굳이 무리수를 둬 노조나 여론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본 것 같다"고 한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의 말을 인용해 기사를 매듭지었다.

KBS 수신료 인상 논란

   
  ▲ ⓒ 9월16일 한겨레 17면  
 

KBS(한국방송)가 예상 금액을 제시하며 수신료 인상 추진의 본격적 돛을 올렸으나, 진보와 보수 양쪽 반응이 호의적이지 못하다고 한겨레가 17면에서 보도했다. 한겨레는 "이병순 사장 취임 후 불거진 한국방송 신뢰도 약화가 수신료 인상의 설득력을 떨어뜨린 반면, 인상에 따른 공익성 강화안은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게 부정적 여론의 큰 축"이라고 분석했다.

한겨레는 ‘수신료 인상=공영방송 질 강화’란 등식이 성립할까에 대해 전문가들이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고 전했다. 예컨대 보수단체인 민생경제정책연구소는 지난 8일 성명에서 "흑자가 났다고 하면서 또 수신료를 인상하자고 한다"며 "(수신료 징수 체계 정비 등) 뼈를 깎는 자기성찰이 있지 않고서는 수신료는 오히려 인하운동에 부딪힐 것"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진보인사로 거론되는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도 지난 8일 KBS가 마련한 공청회에서 "공익적 성격을 가진 프로그램들이 폐지됐고 국민의 지지는 떨어졌다. 수신료 인상 요구의 설득력은 오히려 더 희박해졌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올 정기국회 제출’이란 한국방송의 수신료 인상 목표 일정도 비현실적일 만큼 촉박하다"며 "국회 제출에 앞서 한국방송은 추가 공청회와 이사회 의결 및 방송통신위원회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아직 최종 인상액도 결정되지 않았다. 이사회 의결부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상안이 국회에 넘어가더라도 통과는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동아 "KBS 방만경영 10년이 지나도 여전"

동아일보는 8면에서 "KBS가 감사원의 반복되는 지적을 10년 이상 시정하지 않은 채 계속 방만 경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동아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효재 의원이 1998년 이후 KBS에 대한 감사원의 지적 사항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KBS가 2003년 지적 받은 과도한 노조 전임자 문제와 1998년 지적 받은 퇴직금 누진제 문제 등을 여전히 시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동아에 따르면 감사원은 2003년 감사에서 "25명인 노조 전임자를 정부에서 제시한 대로 감축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정부는 1995년 ‘정부투자기관 경영쇄신 과제’에서 노조원이 4000∼5000명인 경우 전임자를 6명으로 조정토록 했다. 그런데 올해 8월 말 현재 KBS 노조원은 4106명이고 노조 전임자는 24명으로 2003년 감사에서 지적 받았을 때보다 1명이 줄었을 뿐이다. 이와 관련 김 의원 측은 "노조 전임자 수가 18명이 초과돼 이로 인해 전임자 1인당 연간 6173만 원, 연간 총액으로 11억1114만 원이 과다 지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1998년 감사에서 누진제를 기초로 하는 KBS의 퇴직금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KBS는 올해 5월이 돼서야 노사협상을 통해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합의했으며 그마저도 이사회 임기가 끝나 통과시키지 못했다. 동아는 방만 경영의 주요 원인으로 KBS의 기형적 인적 구조가 꼽혔다면서 KBS가 매년 일정한 인원을 상위직으로 승진시킴에 따라 팀장을 맡을 수 있는 2급 이상의 인력 비중이 2006년 42.9%, 2007년 45.1%, 2008년 47.8%로 계속 증가했다는 점을 들었다.

‘단체협약 개정’ MBC 공정성 시험대

MBC의 공정성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경향신문은 28면에서 "보수인사들이 중심이 된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가 지난 7일 이사회에서 엄기영 사장에 대한 사퇴압박을 철회하면서 한 고비를 넘긴 했지만 불씨는 여전하다"고 보도했다. 방문진은 노조의 경영권 간섭논란이 일고 있는 단체협약에 대한 확실한 교통정리를 내년 2월 주주총회에서 엄 사장에 대한 재신임 평가의 잣대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경향은 문제가 되는 핵심조항이 경영진으로부터 보도·제작·편성의 독립을 확보하기 위한 ‘실국장책임제(단체협약21조)’와 보직자에 대한 중간평가를 할 수 있는 ‘공방협 운영규정 8조’ 등 두 가지라면서 노사 양측 간 시각차는 여전하다고 전했다. 사측은 국장책임제를 이사들로 구성된 본부장책임제로 전환하고 상향식 평가제를 11월 말까지 폐지한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본부장 책임제로의 전환은) 방문진이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을 이사(본부장)로 선임하고 이들을 통해 프로그램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꿍꿍이가 엿보인다"고 지적한 까닭이다.

케이블 공익채널 ‘6 → 3’ 축소

   
  ▲ ⓒ 9월16일 한겨레 17면  
 

케이블 방송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방송해야 하는 공익채널 수가 현재 6개에서 2010년부터 절반인 3개로 축소된다. 한겨레 17면 보도에 따르면 방통위는 14일 전체회의를 열어 ‘사회적 소수 이익 대변’ ‘문화예술 진흥’ ‘과학기술 진흥’ ‘공교육 보완’ 등 현재 6개 분야로 운영하는 공익채널을 2010년부턴 ‘사회복지’ ‘과학·문화진흥’ ‘교육지원’ 등 3개 분야로 통합·운영키로 결정했다.

분야당 2개씩 선정하던 채널 수도 분야당 3개로 조정했다. 지난해 11월 선정돼 현재 운영중인 공익채널은 복지TV, 법률방송, 육아방송, 실버TV, 아리랑TV, 교육방송플러스1·2 등 11개다. 방통위의 채널 축소에 따라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가 의무재전송해야 하는 공익채널 수도 6개에서 3개로 줄어들었다. 한겨레는 "언론계에선 정부의 공익채널 축소를 종합편성 채널 추진과 맞물려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종편 ‘황금채널’ 누구맘대로"

   
  ▲ ⓒ 9월16일 경향신문 28면  
 

경향신문 역시 방통위가 지난 14일 SO들이 의무재전송하도록 돼 있는 공익채널 숫자를 기존의 최소 6개에서 3개로 줄인 것에 대해 "종편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경향은 "조선·중앙·동아일보가 추진 중인 종합편성채널의 ‘황금채널(앞자리 채널)’ 진입을 둘러싸고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내용을 전한 28면 기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SO들이 폭발일보 직전인 이유에 대해 경향은 "정부가 SO 주요 수입원인 2∼13번대의 홈쇼핑채널을 종편에 할당하는 방안을 공론화하면서 정작 이해당사자인 SO에 대해 의견수렴도 거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예컨대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신규 방송진출사업자를 위해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모든 걸 지원하겠으며, 거기에는 세제지원이나 채널지정 문제도 있을 것"이라며 황금채널 문제를 공론화 했다. 때맞춰 "12번채널 안에 종편 둬야(황근 선문대 교수)" "50번대 이후 종편 미래 없어(윤석민 서울대 교수)" 등의 발언들이 쏟아졌고 보수언론사들의 지원사격도 줄을 이었다.

이에 대해 SO들은 정부의 종편 밀어주기가 지나쳐 자칫 플랫폼사업자들의 편성자율권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경향은 지난 8일 공정위가 80여명에 가까운 대규모 조사단을 투입해 티브로드, HCN 등 전국 77개 권역 케이블사업자를 상대로 일제조사에 착수한 것에 대해 업계에선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며 "결국 종편채널 지정을 앞두고 SO를 길들이기 위한 것"이라고 토로한 SO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PD수첩’ 정지민 작가 책 출간 예정

   
  ▲ ⓒ 9월16일 조선일보 2면  
 

지난해 4월 방송된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의 영어 공동번역자였던 정지민씨가 자신이 제기한 의혹 등을 담을 책을 다음달 출간할 예정이다. 조선·중앙일보가 각 2면과 44면에서 보도했다. 책 제목은 <주(柱)-나는 사실을 존중한다>이다.

조선에 따르면 "정씨는 7개 장으로 이뤄진 이 책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광우병 방송의 사실 관계와 PD수첩 제작진이 이를 과장·왜곡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지적한다"고 한다. 또 "부록에서는 번역 원고를 공개하고, 제작진이 무엇을 오역했고 어떻게 사실 관계를 왜곡했는지 보여준다"고 한다.

정씨는 조선과 인터뷰에서 "이제 그 모든 것을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책을 내는 것"이라고 밝힌 뒤 "’PD수첩과 광우병’ 이슈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지난해의 광적인 논쟁이 어떻게 종결되는지 우리 사회와 재판부가 판례를 남겨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공익보도 때 피의자 실명 공개 가능"

   
  ▲ ⓒ 9월16일 서울신문 9면  
 

공익성이 강한 사건을 보도할 때는 범죄 피의자의 실명을 공개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신문, 한국일보, 한겨레, 세계일보, 국민일보가 관련 내용을 전했다. 서울신문은 9면에서 "이번 판결은 범죄 피해자의 권리 구제나 범죄사실의 고발을 통해 공익적 측면이 강할 경우 피의자의 이름을 공개하더라도 이를 불법행위로 볼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9면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15일 "실명으로 횡령 의혹에 대한 방송을 내보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이모씨가 MBC ‘PD수첩’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해당 프로그램이 사회적 약자인 한센병 환자들의 폐쇄적인 정착촌에서 사금고 운영과 관련해 일어난 사회병리적 문제점을 밝히고 이에 연루된 이씨 등의 범죄 혐의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것이라 공공의 이익과 연관성이 있다"면서 "이씨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이 유지되는 이익보다 실명 보도로 얻어지는 공공의 정보에 대한 이익이 우월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 프로그램은 공익성이 있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방영됐으며 그 내용이 진실하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이유가 있어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MBC PD수첩은 2001년 7월 전남 나주시 인근에 모여 살던 한센병 환자들이 운영하는 상조회에서 횡령 사건이 발생해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내용을 방송하면서 당시 상조회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이씨의 실명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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