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주의-교육자치 위기에 빠뜨려"
    By mywank
        2009년 09월 15일 05:24 오후

    Print Friendly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사진=손기영 기자)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15일 오후 담화문을 발표하고 ‘교육국 설치안’을 발의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이를 가결시킨 경기도 의회를 강력히 비판했다.

    김 교육감은 담화문을 통해 “2009년 9월 15일은 교육자치의 정신과 제도가 부당한 정치개입에 의해 침해당하고, 반민주적 반교육자치적인 퇴행이 일어난 불행한 역사가 시작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자치 침해당한 불행한 날"

    그는 또  “정치적 이해에 따라 교육이 흔들리지 않도록, 교육계 및 도민의 여론을 진정으로 수렴한 조례개정안이 될 수 있도록 ‘조례개정안 재의결’ 절차를 진행시켜 달라”고 김문수 지사와 경기도의회에 촉구했다.

    김 교육감은 “조례개정안을 발의한 경기도지사는 교육계는 물론 각계각층의 빗발치는 비난 여론을 지켜보면서, 그리고 이의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어렵게 마련된 교육감과의 면담과정에서조차, 논란을 일으킨 사안에 대해 행정책임자로서 최소한의 해명과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며 김문수 지사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이어 “권력기관을 견제하고 갈등 해결을 중재해야 할 의회는 교육청과 교육가족의 눈물겹고 절박한 요구를, 상임위원장 명의의 입장 발표문을 통해 ‘그간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 정중히 사과할 것을 촉구’하는 의회민주주의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편파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며 도의회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교육감은 “도지사, 그리고 의회가 법률에 의해 지닌 권위와 권능을 존중하지만, 교육계를 비롯한 국민들의 정서와 여론이 정직하게 반영될 수 있는 정당한 절차와 과정 또한 민주주의의 요체”라며 “이번 조례개정안이 발의되고 통과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교육자치가 침해당하는 것을 넘어, 민주주의의 위기를 통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와 경기도교육청 가족 모두는 어떠한 부당한 외부의 간섭과 개입에 굴하지 않고 교육자치 수호를 위하여 굳건히 맞설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미래지향적인 교육을 실현하는 일에 교육자적 진정을 다해 노력할 것임을 도민 앞에 엄숙하게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상곤 교육감의 담화문 전문.

    * * *

    오늘 우리는 교육국신설을 골자로 하는 경기도가 발의한 조례개정안이 교육계 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의회에서 원안대로 통과되는 참담한 광경을 무력하게 지켜보았습니다.

    2009년 9월 15일은 우리가 그토록 소중하게 지켜왔던 교육자치의 정신과 제도가 부당한 정치개입에 의해 침해당하고, 반민주적, 반교육자치적인 퇴행이 일어난 불행한 역사가 시작된 날로 기록될 것입니다.

    국민들의 삶의 질을 위협하고 국가 장래를 어둡게 하는 우리 사회의 시급한 교육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배움의 기쁨이 누려지는 생생한 학교현장과 행복한 교육복지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총력의 노력을 다해야 할 시점에, 부당한 정치개입에 의해 헌법에 보장된 교육적 가치마저 훼손당하는 이 안타까운 현실을 우리 교육을 걱정하는 도민과 더불어 비통한 심정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번 조례개정안이 발의되고 통과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교육자치가 침해당하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의 위기를 통감합니다.

    우리 교육청은 그동안 ‘200시간 비상근무’라는 엄중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도지사 면담을 비롯한 수많은 방법과 노력을 다하여 조례개정안의 철회와 의회의 부결을 요청하였습니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민주주의의 핵심은 법정신과 상대에 대한 존중을 바탕에 둔 대화와 토론을 통한 합리적 해결정신이며, 권력의 분배와 균형을 통한 권력분산을 제도화하는 것이라 가르쳐 왔습니다.

    이번 경기도의 교육국 신설은 기본적 절차나 과정에서조차 민주적 정신과 원리가 반영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입니다.

    상식적인 견지에서 보더라도, 경기도교육청과 똑같은 이름의 교육국을 지방자치단체가 신설하고 교육정책과를 둔다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장에게도 교육자치와 교육행정에 관한 사항을 독자적으로 기획하고 집행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여겨질 것입니다.

    우리의 교육자치가 일반 행정과 독립되어 발전해 온 과정은 정치권력과 경제논리에 의해 국가의 백년대계인 교육이 함부로 침해받지 아니하고 전문성과 중립성이 존중되는 가운데 자주적으로 입안되고 실현되어야 한다는 정치사회적 역사성에 바탕해 있습니다.

    이는 특정정당에 소속된 정치인에 의해 교육정책이 집행될 경우에 발생할 여러 우려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사회적 합의장치입니다.

    그러나 이번 교육국 신설은 우리 교육자치의 근간에 관한 중대한 제도개편의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조례개정안이 발의되는 과정에서 관련기관과의 어떠한 협의도 진행되지 않았을뿐더러, 우리 교육청이 공식문서로 제출한 반대의견은 의회에 제출된 문서에 ‘입법예고 결과 의견없음’이라는 간단한 진술로 묵살되고 무시되었습니다.

    조례개정안을 발의한 경기도지사는 우리 교육계는 물론 각계각층의 빗발치는 비난여론을 지켜보면서, 그리고 이의 해결을 모색하기 위하여 어렵게 마련된 교육감과의 면담과정에서조차 이토록 심각한 논란을 일으킨 사안에 대하여 행정책임자로서 최소한의 해명과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였습니다.

    권력기관을 감시하고 견제하며 갈등 해결을 중재하여야 할 의회는 우리 교육청과 교육가족의 눈물겹고 절박한 요구를 상임위원장 명의의 입장 발표문에서 우리 교육청을 향해서 ‘그간의 잘못된 행태에 대하여 정중히 사과할 것을 촉구’하는 의회민주주의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편파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교육에 대한 대표적 대의기관인 경기도교육위원회와 많은 정당의 중앙당 차원의 반대성명,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교육계 전체, 그리고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학부모.시민.사회 단체 등 80여개가 넘는 기관 단체의 반대 성명, 언론의 우려, 12만명이 넘는 반대서명 등 우리 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여론은 심의과정에서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경기도지사님과 경기도의회에 다시 한 번 간곡히 당부 드리고자 합니다.

    진정 우리 교육을 걱정하고 지원하시고자 하신다면, 갈수록 줄어드는 경기도의 교육지원예산을 대폭 증액시키고 학교용지부담금을 조속히 상환하여 과밀학급으로 고통 받는 학생 및 학부모의 고통을 줄이고 공교육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 주십시오. 더욱이 2010년도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대폭 감액되는 상황에서 우리 교육계가 겪을 어려움을 살펴주십시오.

    그리고 정치적 이해에 따라 교육이 흔들리지 않도록, 교육계 및 도민의 여론을 진정으로 수렴한 조례개정안이 될 수 있도록 조례개정안 재의결 절차를 진행시켜 주십시오.

    교육국 설치 관련 조례가 원안대로 의회를 통과한 지금, 우리는 참담하고 당혹스런 심정은 잠시 숨겨두고 향후 해결방안에 대하여 지혜를 모으고자 합니다.

    도지사, 그리고 의회가 법률에 의해 지닌 권위와 권능을 존중하지만, 교육계를 비롯한 국민들의 정서와 여론이 정직하게 반영될 수 있는 정당한 절차와 과정 또한 민주주의의 요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또한 법정신의 상호충돌이 발생했을 때의 합리적 조정과정을 규정한 모든 제도의 도움을 요청할 것입니다.

    우리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례개정안에 의거한 조직이 개편되고 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교육정책이 집행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사업기획과 집행과정에서 신성한 교육자치가 훼손되는 장면이 발생하는지 지켜 볼 것이며, 정치적 판단에 의한 졸속 행정이 이루어질 경우 교육정책집행기관으로서 모든 권한과 도민들의 힘으로 이를 막아낼 것임을 천명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경기도민, 그리고 교육가족 여러분!

    이 번 교육국 설치 조례개정안과 관련하여 교육자치의 정신을 존중하시면서 조례개정안 철회와 부결에 뜻을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을 드립니다 아울러 우리의 비상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조례개정안 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아울러 통감하며 사죄드립니다.

    아울러 저와 경기도교육가족 모두는 어떠한 부당한 외부의 간섭과 개입에 굴하지 않고 교육자치 수호를 위하여 굳건히 맞설 것이며, 우리 사회의 미래지향적인 교육을 실현하는 일에 교육자적 진정을 다해 노력할 것임을 도민 여러분 앞에 엄숙하게 약속드립니다.

    2009년 9월 15일 경기도교육청 교육감 김 상 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