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호철 97체제론은 경제주의적 편향”
        2009년 09월 10일 10:2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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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권과 보수정치세력에 대한 대항헤게모니로, 정치적 민주주의를 중심으로 구성된 ‘반MB연합’과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반신자유주의 연합’을 놓고 정계와 학계에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와 서영표 교수가 ‘반신자유주의 연합’을 강조하는 손호철 서강대학교 교수를 정면 비판했다.

    손호철 교수는 “08년 체제는 IMF이후 서민대중이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되는 97년 체제의 하위체제”로 분석하며 “87년 체제 형태의 정치적 민주주의 중심으로는 현재 모순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고, 과거 ‘비판적 지지’의 단점도 상쇄할 수 없기에 ‘반신자유주의 연대’로서 대항헤게모니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 손호철 서강대 교수(왼쪽)와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그러나 조희연․서영표 교수는 『마르크스주의 연구 2009년 가을호』에 게재된 ‘체제논쟁과 헤게모니 전략’을 통해 “손호철이 종종 경제주의적 편향으로 경도되어 있다”며 “현재의 정치적 대립선을 신자유주의대 반신자유주의에서 찾을 때 구체적 현실에 존재하는 다양한 정치적 계기에 대한 헤게모니적 개입의 여지가 축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호철 프리즘으로는 국민정치 가능성 놓쳐"

    즉 이들은 경제적 대항헤게모니를 구축하게 되면 “지난 민주정부 10년과 이명박 정부를 동일시하는 프리즘으로는 ‘풍부한’ 반신자유주의적 정치, 나아가 국민정치적 공간에 대한 ‘유연한 헤게모니적 전략’의 가능성을 포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87년 체제-97년 체제의 복합적 관계론’으로, 이들은 “손호철의 분석은 정치체제(87년 체제), 경제체제(97년 체제)로 치우치고 만다”며 “87년 체제에도 전태일 열사 분신 등의 70년대 이후 민중부문으로부터 제기된 사회․경제적 변화에의 요구가 존재했음을 주목해야 하고, 97년 체제도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주기완성과 민주주의의 확장이라는 정치적 측면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87년 체제가 다양한 정치적 입장들이 분화하면서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서는 경제적, 사회적 민주화가 쟁점으로 등장한 시기”로 “손호철의 주장처럼 체제의 변화를 정치혁명으로 단순화 하면 경제구조의 변화가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심급과 접합되는 방식을 정확히 포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87년 체제는 제한된 형태이지만 경제적 심급에서도 어느 정도의 진전을 성취했다”며 “노동자의 권리, 인권의 확장 등 개혁적 조치들이 이루어지고 자본과 권력의 힘을 압도하지 못해도 자본주의를 규율․통제하는 흐름이 충분한 힘과 공간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민주노총의 조직적․정치적 발전의 시기”도 바로 이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97년 체제 역시 “정치체제로서의 성격(형식적 민주주의의 진전)과 경제체제로서의 성격(신자유주의적 개방의 전면화)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며 “독재적 보수세력이 집권세력으로서 지위를 박탈당한다는 점에서 87년 체제의 발전이면서 신자유주의적 프레임에 포획되는 새로운 퇴행의 시기”로 규정했다.

    "97, 08 차이 무시해서는 안돼"

    무엇보다 “87년 민주주의 프레임이 신자유주의 전면화로 인해 민주-반민주 구도를 벗어났지만 새로운 의미로서 ‘누구’에 의한 ‘어떤’ 민주주의인지 공개적으로 질문되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라며 “효순.미선 촛불시위와 탄핵반대 촛불시위는 집단적 의사표현에 대한 두려움을 불식시키고 사이버 민주주의가 확장하는 등 민주주의를 담을 수 있는 형식의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토대에서 이들은 보수정권이 정권을 탈환하고 신자유주의 압박이 더욱 거세지는 08년 체제가 “97년 체제와 급격하게 단절되지는 않지만 두 체제 사이의 연속성(신자유주의적 역사적 블록)을 분석하는 것이 정치적 심급에서 형성되는 이데올로기적 투쟁의 차이를 무시하는 것으로 귀결되어서는 안된다”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08년 체제가 “97년 체제하의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기조가 내장하는 계급적 성격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저해했던 데 반해 우파적 정치와 신자유주의적 정책기조의 전면적 결합의 정치적 저항과 경제적 저항이 일체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고 분석한다.

    97년 체제에서 대중들이 형식적 민주주의의 발전으로 자본주의 현실에 대한 인식이 저하되는 데 비해 08년 체제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권위주의적 통치스타일’이라는 정세적 변화를 계기로 신자유주의적인 역사적 블록을 흔들 수 있는 정치투쟁과 이데올로기 투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란 분석이다.

    ‘좌파적 헤게모니 접합… 복합적 반신자유주의 정치… 새로운 대항헤게모니 구축"

    이러한 분석을 기반으로 이들은 “진보진영이 △신자유주의적 헤게모니가 균열되지는 않았지만 정권의 정당성의 위기가 발생했고 △자유주의 야당이 정권의 정당성에 대립할 수는 있지만 신자유주의 헤게모니에 대해 동의하고 있고 △민중은 신자유주의적 삶에 대해 불만을 가지면서도 문제의 근원을 ‘개인적’으로 돌리는 것을 전제로 새로운 대항헤게모니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대항헤게모니 전략의 출발점을 “‘지금 여기서’ 행해지고 있는 자본주의적 소비 행위에 내재해 있는 모순으로부터 시작”해야 하며 “이명박 정부가 대중들의 이해와 요구를 ‘신권위주의’적 수단을 전면적으로 선택해 87년 체제와 97년 체제하에서 대중들 사이에 공감되어져 온 ‘민주주의 마지노선’이 침식당했다는 점을 포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점에서 대항헤게모니는 “MB정부로부터의 다양한 이반들을 ‘좌파적인 헤게모니적 접합’을 통한 ‘복합적 반신자유주의적 정치’를 실현하는 것이 과제”이며 “지속적으로 쟁점화 될 양극화와 빈곤의 문제를 국민정치적 공간에서 대항헤게모니로까지 확장될 수 있는 지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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