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강댐 만수위, 동아·중앙 "아닌데…"
        2009년 09월 14일 09: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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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의 양자 대화 방침을 굳히고 2주쯤 뒤에 대화 일정 및 장소를 공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북·미 외교 당국간 대화가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달 말 양자회담이 재개되리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6일 북한의 황강댐 방류 직전 댐에 물이 가득 차 있었다는 보도가 한·미 정보 당국을 인용해 나왔지만 동아·중앙일보가 군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의 보도를 해 만수위 여부를 둘러싼 사실관계를 놓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번 주부터 최근 개각 등에 따른 ‘청문회 정국’이 전개된다. 경향신문은 1면 기사를 통해 “고위 공직 후보자들의 도덕성 논란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잇따르고 있다”며 “‘능력·실용’을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 들어 ‘도덕성’의 무게를 상대적으로 낮춘 인사관이 그 요인으로 풀이된다”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9월14일자 1면.  
     

    다음은 14일자 주요 아침신문들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북 황강댐 방류 직전 만수위에 육박했다>
    국민일보 <미(美) 변화…북핵 물밑 진전 있나>
    동아일보 <신종플루 ‘가을의 공포’/ 이틀동안 3명 숨졌다>
    서울신문 <성장률 -5.1→2.6%…OECD 최고>
    세계일보 <미(美), 보즈워스·강석주 회동 추진>
    조선일보 <반도체·LCD·차(車) 더 강해졌고/ 철강·조선은 중(中) 도전에 고전>
    중앙일보 <“북·미 직접 대화”>
    한겨레 <북-미 곧 회담…북핵, 대결서 대화로>
    한국일보 <한반도 ‘대전환 기류’>

    미국 국무부가 11일(현지시각) 미국은 북한과 양자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으며 시간과 장소는 앞으로 2주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과 양자 논의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신문들은 보도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우리는 양자 대화의 방식과 장소를 앞으로 2주일 내에 결정하려고 한다”면서 “언제 어디서 대화가 진행될지는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중앙일보는 1면 머리기사에서 “늦어도 10월 중 보즈워스 대표 일행의 평양 방문이 유력하다”는 워싱턴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했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 <미(美) “북(北)과 회담할 것…날짜·장소 2주내 결정”>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미북 대화를 갖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유엔 안보리의 1874호 결의에 의한 대북 제재가 충분한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일단 북한이 요구하는 미북 대화 재개를 통해서 북한을 설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경향신문도 3면 통단 머리기사 <무기한 대치땐 더 악화 판단…미 “마주앉아 설득”>에서 “미국이 양자 대화를 하기로 한 것은 북한과 무한정 대치하기만 해서는 북핵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관측된다”고 보도했다.

       
      ▲ 국민일보 9월14일자 1면.  
     

    국민일보는 1면 머리기사에서 “미국이 양자회담을 재개하겠다는 것 자체가 북핵 논의 진전에 의미가 있음을 뜻한다”면서 “미국의 대북 전략이 수정된 배경에는 그동안 뉴욕 채널 등 물밑 접촉에서 ‘대화를 재개해도 되겠다’고 판단할 정도로 북한의 긍정적 신호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한겨레도 관련 분석 기사를 1면 머리에 올렸다. 신문은 “북한 핵 문제가 중대한 전환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등장과 올해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의 신냉전적 한반도 정세가 남북, 북-미, 북-일 관계 정상화의 동시 이행이라는 협상 구도로 바뀌고 있다”는 낙관적 관측을 내놓았다.

    북-미 양자 대화를 통한 6자 회담의 재개가 전망되는 데다 최근 북한의 파격적인 외교 행보가 포착되고 있으며,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와 미-중의 전략적 협력관계 강화 흐름이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도 1면 머리기사 제목에서 ‘대전환 기류’란 표현을 사용하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신문은 “9월 말부터 10월 초 사이에 숨가쁘게 이어지는 국제 이벤트를 중심으로 북한 비핵화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본격적인 대화의 장이 펼쳐진다”며 “바야흐로 한반도 정세가 ‘빅뱅’에 돌입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 한국일보 9월14일자 1면.  
     

    신문은 “관건은 북한의 태도”라며 “북한은 7월4일 미사일 7기 발사 이후 강공 행보를 일단 멈춘 상태인 데다 북한 내부적으로도 4월부터 이어졌던 150일 전투가 17일 종료되고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회복되고 체제 정비를 어느 정도 마친 만큼 북미관계의 전환을 꾀할 여건도 갖추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북미대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라면 북미 직접대화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대화 국면 전환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지나친 기대감은 금물이란 반응이다. 신문은 1면 기사 <“北과 양자대화” 美도 전술변화?>에서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추진함에 따라 한국 정부가 조심스럽게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핵 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데도 자칫 북-미 접촉 자체로 뭔가 해결될 것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북한에 전달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편으로 한국 정부가 북-미 관계 진전 과정에서 소외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 동아일보 9월14일자 1면.  
     

    중앙일보는 사설 <북·미대화 재개…부시 정부 전철 밟아선 안 돼>에서 “지금까지 북한과 협상에서 ‘당근과 채찍’이란 협상 전략이 제대로 작동한 적이 없다. ‘약한 채찍과 과도한 당근’으로 북한에 악용되기만 했다. 그러나 약한 채찍이라도 시간이 길어지면 강한 채찍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미국 정부는 유념하고, 일관성 있는 대응을 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북한의 지난 6일 황강댐 방류가 댐의 붕괴 위험성으로 인한 수위 조절 차원에서 이뤄진 단순 방류였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그간 일부에선 이달 초 황강댐 지역의 강우량이 적었다는 점을 근거로 ‘임진각 상류 북측 언제(둑)의 수위가 높아져 긴급히 방류하게 됐다’는 북한의 해명에 의구심을 제기해 왔다.

    경향신문은 1면 머리기사에서 “한국과 미국의 정보 당국은 북한이 ‘임진강 참사’를 초래한 황강댐을 방류하기 직전, 댐의 높이에 육박할 정도로 물이 차 있었던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최근 임진강 상류에 큰 비가 오지 않아 급히 방류할 이유가 없다던 정부의 설명과 배치돼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 경향신문 9월14일자 1면.  
     

    “정보 당국이 북한 황강댐의 방류 전후 위성사진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무단 방류 직전까지 댐이 만수위에 가깝게 차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정보 소식통의 말이 인용됐다. 신문은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답변에서 ‘북한의 방류는 의도를 가지고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후 ‘수공(水攻)’ 가능성이 일부에서 거론되는 등 정부의 대응 기조가 강경해졌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등 다른 대부분의 신문들도 같은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조선일보는 4면 기사 <“방류 직전 황강댐/ 물 가득차 있었다”>에서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지난 6일 황강댐을 무단 방류하기 직전 댐의 높이에 육박할 정도로 만수위에 가깝게 물이 차 있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군 당국은 북한의 무단 방류 하루 전인 지난 5일 오전 9시쯤 북한군 병사 10여명이 우리측 임진강 필승교에서 북쪽으로 2.7㎞쯤 떨어진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까지 내려와 2시간가량 정찰활동을 벌였다”면서도 “이는 DMZ 내에서 이뤄지는 통상적인 군사활동으로 댐 방류와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전하기도 했다.

       
      ▲ 조선일보 9월14일자 4면.  
     

    그러나 동아·중앙일보는 군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이런 보도들과 상반되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 눈길을 끌었다. 동아일보는 1면 기사 <북(北) 황강댐에는 물도 안찼는데…>에서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 “북한이 6일 황강댐을 무단 방류하기 전 댐에는 물이 가득 차 있지 않았으며, 댐의 균열 등 외관상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8면 기사 <국방부 “북 황강댐 방류 직전 평상시 수위였다”>에서 “북한이 황강댐을 무단 방류하기 직전 댐의 높이에 육박할 정도로 물이 꽉 차 있었다는 일부 언론의 13일 보도로 ‘북한의 방류’ 의도를 놓고 다시 논란이 거세졌다. 한 언론이 한국과 미국 정보당국을 인용, ‘북한 황강댐의 방류 전후 위성사진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무단 방류 직전까지 댐이 만수위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한 게 발단이 됐다”며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의 반박에 무게를 싣고 보도했다.

       
      ▲ 중앙일보 9월14일자 8면.  
     

    원 대변인은 “일부 언론에서 황강댐이 지난 6일 물을 방류하기 직전 만수위였다고 보도했지만 당시에는 평상시 수위를 유지하고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황강댐은 수력발전을 하는 댐이어서 이전에도 담수와 방류를 되풀이해 왔다”고 반박한 것으로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이 내용에 덧붙여 “북한군이 황강댐의 물을 방류하기 하루 전인 지난 5일 임진강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두 시간 동안 정찰 활동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 관계자는 국회 국방위원들이 지난 11일 필승교를 현장 방문했을 때 비공개를 조건으로 이같이 보고했다고 13일 밝혔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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