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민노 통합", 안희정 파문
By 내막
    2009년 09월 08일 10:3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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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이 지난 6일 민주노동당과의 제한적인 선거연대를 넘어서는 당대당 통합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 배경이 무엇인지를 놓고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겨레> 7일 보도에 따르면 안희정 최고위원은 "통합은 인물 몇 사람 영입을 넘어 민주개혁진영을 정당이라는 통합질서로 재구축해 항구적 연대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민주노동당과의 구체적인 통합방법을 제시했다.

안 최고위원은 "시민운동 진영, 풀뿌리 조직인 네티즌, 민주당 밖 참여정부 세력, 노동계 등 민주개혁 세력들과 폭넓게 연대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이라고 말하는데, 서민과 중산층은 모두 노동자"라고 말했다.

   
  ▲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사진=안희정 홈페이지)

안 최고위원은 특히 "민주노동당과도 제한적인 선거연대를 넘어서 지분 형태의 당 대 당 통합을 할지, 공정한 게임의 규칙과 추구하는 가치들을 놓고 진검 승부를 펼쳐 통합할지도 논의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희정 "지분 통합할지, 경쟁 후 통합할지 논의해야"

민주당은 지난 4일 현재 논의되는 다양한 통합과 당 혁신에 관한 주요한 방침과 추진 일정 등을 모두 준비하고 집행하는 기구로 ‘통합과 혁신 위원회’를 결성해 김원기 전 국회의장을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최고위원 3명을 공동 부위원장으로 두기로 한 바 있다.

안희정 최고위원은 이 3인의 공동 부위원장 중 친노계를 대표하는 한 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안 최고위원의 입지만 놓고 보면 이번 발언을 단순히 개인적 입장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민주당 관계자들은 안 최고위원이 말한 민주노동당과의 당대당 통합 논의 필요성이라는 화두 자체가 너무 생뚱 맞다는 반응이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7일 <레디앙> 기자를 만나 "당내에서 그런 류의 이야기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민노당과의 통합은커녕 친노그룹과 정동영 의원 복당에 대해서도 당내 이견이 많아서 아직까지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가 주변에서는 민주당 내에서 친노무현계를 대표하는 안희정 최고위원의 이번 발언배경에 대해 당 외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친노신당과 시민주권모임 결성 등으로 당내 입지가 좁혀짐에 따라 통합논의의 판을 흔들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 사람도 있다.

민노당 "우리 욕보이는 발언은 아냐"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7일 기자를 만나 "(안 최고위원의 발언) 덕분에 신문에 민노당 이름이 한 줄 나와서 기뻤지만 현 시점에서 당대당 통합 이야기는 너무 생뚱맞은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우위영 대변인은 "(당 차원에서) 안 최고위원을 따로 만난 적은 없다"며, "그분이 평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이번 언급은 우리를 욕보이는 것이라기보다 통합의 상대로서 실체를 인정하고 띄워주는 발언이라고 좋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현재까지 (안 최고위원이 언급한 것 같은) 당의 통합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다"며, 현재 민주노총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진보정당 통합 논의에도 민주당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대변인은 특히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민노당을 대놓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민주노동당은 현재 지지율 3위 정당으로서 수도권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 입장에서는 민노당을 바라보고 정치를 해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반성하면 2012 연정 논의는 가능

이와 관련해 한 민노당 관계자는 "민주당과 지금 당장 통합은 불가능한 일로, 안 최고위원이 불가능한 이야기를 한 것에는 그 나름대로의 의도가 있을 것"이라며, "민노당이 내부 분열에는 취약하지만 그런 외풍에는 전혀 흔들리지 않는 당"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개인적 의견이라는 전제를 달고 "민주당이 신자유주의 정책 10년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 전제되고 반 MB전선 차원에서 반성과 신뢰를 쌓아간다면 2012년의 연정까지는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정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서도 민주당의 반성은 기본 전제"라며, "한나라당이 ‘잃어버린 10년’을 말하는데, 사실 한나라당은 지난 10년 동안 잃어버린 것이 없고, 정권과 함께 국회 170석까지 따냈다"며, "한나라당의 일등공신은 잃어버린 10년 정권이고, 우리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지분을 가지고 통합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는데, 우리는 의석 하나 없이도 수십 년을 싸운 사람들"이라며, "대통령도 아니고 언제 지분 몇 개 준다고 통합 논의를 하겠다고 나서면 당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보신당 "공당에 대해 할 말 아냐"

한편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7일 <레디앙> 기자와 만나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이고, 공당에 대해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며, "우리 당 이름까지 나왔으면 가만히 있지 않으려고 했는데 전혀 없어서 넘어갔다"고 밝혔다.

김종철 대변인은 "민주노동당도 진보신당과 한 배에서 갈라져 나온 연이 있고, 진보적인 정책을 공유하고 있고, 그런 진보적인 흐름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까지 굴하지 않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계속 내왔던 당"이라며, "이제 와서 민주당이 함께 할 수 있다고 하면서 통합까지 거론한다니 도대체 민주당의 뭐가 바뀌었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김 대변인은 "안희정 최고위원이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 모르겠고 사전 교감이 없었다 하더라도 외부에서는 오히려 거꾸로 그런 말이 나간 것만으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사이에 뭐가 있었나 보다 하고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다"고 우려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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