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잠못자게 하는 군 보안부대"
    By mywank
        2009년 09월 02일 04: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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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군 기무사령부로부터 ‘민간인 사찰’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최석희 씨 등 13명이 2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에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와 구제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기무사의 불법행위로 인해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했고, 사과 및 재발방지도 약속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기무사 사찰 피해자들 하소연

    이들은 인권위에 제출한 진정서에서 “피해자들은 자신의 일정이 빼곡하게 적힌 수첩, 자신도 모르게 촬영된 사진과 동영상을 보고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온몸이 발가벗겨진 느낌을 당했다”며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온몸에 털이 꼿꼿이 서고 밤잠도 이룰 수가 없었다”며 그간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기무사 사찰 피해자들이 2일 오전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그간의 심경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손기영 기자) 

    기무사 사찰 피해자인 최준혁 다음 카페 ‘뜨겁습니다’ 운영자는 이날 오전 11시 인권위 7층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카페 회원들은 우리말을 배우려는 (재일동포) 꼬마들에게 그림책을 보내던 평범한 직장인 주부 학생들”이라며 “도대체 왜 자신이 사찰 대상인지 몰라,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백창화 어린이도서관협회 팀장도 “민노당이 입수한 기무사 소속 군인의 수첩을 확인한 결과, 올해 초 ‘버스를 타고 전차를 타고’ 출판기념회를 상세하게 감시하고 있었다”며 “행사 장소인 혜화동 한 카페의 사업주 신상명세부터 이 책을 후원한 출판사 대표의 차량번호까지 기록돼 있었다”고 밝혔다.

    기무사의 ‘아니면 말고’식에 분노

    ‘기무사 사찰 피해자 대책위’ 대표를 맡고 있는 최석희 민주노동당 비상경제상황실장은 “아니면 말고 식의 ‘유아적 해명’으로 위기를 넘기려는 국군 기무사령부의 유아적 행태에 다시 한번 분노 한다”며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이와 같은 ‘2차 가해’를 중단할 것을 요청 한다”고 말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기무사 민간인 사찰은 지난 8월 12일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평택역 집회 현장에서 입수한 신 아무개 기무사 대위의 수첩, 동영상 테이프 등을 공개하면서 불거졌으며, 피해자들은 현역 군인이 아닌 당직자, 노조활동가, 자영업자, 어린이그림책 작가, 출판인 등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이에 기무사 측은 “신 대위가 국보법 위반 혐의가 있는 장병을 수사 중이었고, 휴가 중 평택 쌍용차 관련 집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커 집회 장소에 갔다”며 “모든 활동은 기무사 수사권 범위 내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해명하며, 사태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군사법원에 의해 기무사가 민간인을 수사할 수 있는 범위도 국군 초병을 다치게 하거나 간첩 혐의 혹은 군사기밀을 위반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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