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 심대평 총리-세종시 맞교환 계획?
    By 내막
        2009년 09월 02일 03: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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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30일 자유선진당을 탈당한 심대평 전 대표의 국무총리 기용 추진과 관련해 협상 당사자였던 청와대와 선진당이 정반대의 계산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이회창 총재에 따르면 선진당은 심 전 대표를 총리로 ‘착출’하는 것을 용인하는 조건으로 세종시 건설 원안 추진 등에 대한 약속을 받으려 했던 반면, 청와대는 세종시 건설 원안 추진 무산에 따른 반대급부로 충청권인사(심대평 대표)의 총리기용 카드를 활용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회창 총재 (사진=김경탁 기자)

    ‘총리’ 누구를 위한 선물인가?

    이회창 총재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선진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저는 평소에 우리는 야당이고, 야당인 공당의 대표최고위원이 총리로 가려면 정당간의 공조나 연대와 같은 틀이 있어야 하고, 이것이 정치적인 명분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그렇게 화두를 던져놓았던 차에 청와대에서 대리인을 통해 심대평 대표를 지명해서 총리로 모셔가겠다는 제안이 왔고, 그에 따라 공조방식으로 간략하게 두 가지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밝힌 두 가지 조건은 우선 △충청지역의 시급한 현안인 세종시 건설 문제를 원안대로 추진할 것과 △장기적인 과제로 우리 국가의 발전을 위해 획기적인 지방분권화를 위한 강소국연방제의 추진에 동의해줄 것이었다.

    이 총재는 "이 요구에 대해 청와대측은 모두 거부했고, 특히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는 원안대로의 추진이 어렵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저는 세종시 문제에 관해서 당초 정부와 여당이 약속한 원안대로의 추진을 이번에 약속하지 않는다면, 심 대표가 총리로 간다고 해도 결국 세종시를 팔아먹었다는 험한 말을 들을 수 있고, 이것은 심 대표만이 아니라 우리 당에게도 크나큰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그러나 청와대 측은 심 대표가 총리로 오면 자신의 지역구인 만큼 심 대표가 지역민을 설득하는 등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정부가 심 대표를 총리로 기용해서 세종시의 원안추진문제를 희석시키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이 점만으로도 심 대표의 총리 기용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회창 총재는 1일 아침 당5역회의에서 차기 총리 인선기준과 관련해 "총리직 자체를 영예나 영달로 아는 사람은 총리직을 유지하기 위해서 소신 있는, 그리고 대통령의 보좌기관 내지 동반자로서 책임을 같이 지고 어려운 일에 스스로 손을 담는 일을 꺼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MB, 거짓말?

    이회창 총재는 2일 간담회를 갖게된 것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여성의원 연찬회에서 사실과 다른 말(이회창 총재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강소국 연방제 주장 때문에 안 됐다 등)을 한 것으로 보도가 되고 있어서 말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심대평 대표 총리 소동으로 당이 많은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있고, 총리 제의 과정에 대해 여러 곳에서 여러 말이 나오고 있는데, 정작 제가 한마디도 공개적으로 하지 않았던 것은 청와대와의 사이에 협의내용을 비공개로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특히 "심 대표 탈당은 우리 당에게 솔직히 매우 충격적이고 예상을 전혀 하지 못한 일이었다"며, "그런 만큼 저는 탈당 기자회견 직전까지도 그것이 탈당 기자회견이라는 것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제가 이틀전인가 심 대표를 만난 일이 있지만, 총리지명이 될 경우에도 당적을 가져가겠다는 언급은 있었지만, 안 될 경우에 탈당하겠다는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며, "그래서 마침 그날 탈당 기자회견에 앞서 우리 당의 박선영 대변인이 총리 지명을 받고 하는 기자회견으로 알고, 정부의 총리 지명을 공조의 틀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행하는 정부의 처사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는 논평을 냈던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사진=김경탁 기자

    교섭단체 재구성 해법은 극비전략

    한편 심대평 전 대표가 1일 선진과창조모임 원내대표인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에게 교섭단체 탈퇴서를 제출함에 따라 제3원내교섭단체인 선진창조모임은 해산됐다.

    이에 따른 향후 대책과 관련해 이회창 총재는 "교섭단체가 깨졌으니까 다시 교섭단체가 되도록 노력을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우리의 극비전략에 속하는 것이니까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의 교섭단체 재구성 해법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인제 의원 등 무소속 의원을 영입하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이 의원은 전혀 의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무소속 의원을 영입하는 방식으로 교섭단체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창조한국당 쪽에서도 부정적인 입장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문국현 대표의 선거법 2심 선고(당선 무효형)가 나왔을 때 친박연대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당시 친박연대 전지명 대변인은 당내에서 선진당과의 공조를 통한 교섭단체 구성은 전혀 거론될 여지도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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