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장 우리가 vs 모두 열어놔야
        2009년 09월 01일 06:56 오후

    Print Friendly

    오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최대 이슈가 될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야4당이 토론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한때 민주당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지지율 1위를 기록했지만, 이후 다시 오세훈 현 서울시장의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서울을 한나라당으로부터 ‘수복’하기 위한 야당 간 후보 단일화 논의가 불이 붙은 셈이다.

    서울 수복 작전

    현재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는 오세훈 현 시장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상황이다. 오 시장의 재선 출마가 유력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그는 임기 말 광화문 광장을 열고,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완료도 앞두고 있는 등 ‘MB 따라잡기’에 나서고 있다.

    여론도 호의적이다. 지난 8월 16일 정치컨설팅 그룹 ‘초아’의 여론조사 결과 서울시장으로 오 시장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4.7%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민주당 소속의 한명숙 전 총리가 28.9%로 2위를 차지하고 있고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13.5%로 3위를 기록했다. 

       
      ▲서울포럼 주최 야4당 초청 토론회(사진=정상근 기자)

    특히 민주당이 서거정국 효과가 끝난 후 큰 격차로 2위로 밀려난 상황에서 ‘2010 진보개혁서울시장 만들기 포럼 준비위원회(서울포럼)’가 1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2010진보개혁 서울시장 어떻게 만들 것인가-서울시장선거 야4당 초청 토론회’가 열려 주목을 끌었다.

    이날 토론회는 2위를 달리는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경우, 자당 후보를 중심으로 후보단일화를 이뤄내며 이른바 ‘비판적 지지’를 유도할지, 후보 단일화를 위한 다른 방안을 열어두고 서울시장 후보까지 단일화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인지가 관심사였다.

    민주 "서울시장은 민주, 자치구는 연합공천"

    민주당의 답은 “서울시장 후보를 민주당이 포기하는 것은 실현성이 희박”하다는 것. 정범구 민주당 대외협력위원장은 사견임을 전제했지만 “이를 기득권 문제로 설명할 수 없다”며 “실제 서울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세는 상당하다”며 완강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그는 “25개 자치구 일부에서 연합공천을 실시해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이 기초 자치단체에서 자신들의 차별화된 정책들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케 할 수 있다”며 “민주당 해당 지역 출마자들의 상당한 반발이 예상되나 선거연합에 대한 국민적 여망과 압박이 있다면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은 물론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 토론자로 참석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까지도 일제히 비판했다. 신언직 진보신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선거연합이 다수당이 모든 걸 차지하는 ‘승자독식’으로 귀결되어서는 안된다”며 “‘비판적 지지’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면 민주당은 서울시장까지 열어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민주노동당 이수호 최고위원도 “고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에 따른 민주당의 통 큰 양보가 필요하다”며 “서울시장도 활짝 열어놔야 하는데, 민주당의 그와 같은 태도는 이명박 정부 심판은 물론 진보개혁정치시대를 열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창조한국당 김서진 최고위원도 “민주당 중심의 통합을 강조해서는 통 큰 연대를 이뤄낼 수 없다”고 반박했고 최민희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은 “정범구 위원장의 발언은 민주당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함으로 삭제해야 마땅하다”며 반발했다.

    ‘서울시장 후보=민주’  등식 폐기돼야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민주당으로서도 서울시장을 지향하는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 원론적인 표현으로 봐줬으면 좋겠다”며 “구청장 문제도 작은 정당들의 실험의 공간을 확보하자는 차원에서 제안한 것이지 민주당이 ‘나눠주는’ 방식을 얘기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이날 토론회는 각 당의 원론적인 입장과 함께 구체적 후보연대 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가기도 했다. 특히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 최민희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등 시민사회진영에서는 “시민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공통의 정책과제를 수립한 뒤 대규모 시민참여형 후보 결정과정의 방법을 마련”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특히 최민희 부위원장은 민주노동당이 지난 1차 정책당대회를 통해 결정한 ‘민주노동당 주도의 진보원탁회의, 공동토론, 공동실천 추진’에 대해서도 “정당끼리의 정책연합이나 단일화를 시도하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정당이 배제된 시민사회진영의 압박을 통한 후보단일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각 정당의 입장에 따라 호불호가 엇갈렸다. 시민사회진영의 압박이 자칫 유력 후보를 제외한 타 후보들에 대한 사퇴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장 정범구 위원장은 “실천가능성이 높은 안”이라며 호감을 드러냈지만, 김서진 창조한국당 최고위원은 “시민참여 방식은 단일화 ‘압박’으로 작용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시민없는 시민참여" 우려도

    신언직 위원장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대안 없이 민주주의를 두고 선악을 가르는 방식으로는 시민들의 흥미를 유도할 수 없다”며 “자칫 ‘시민 없는 시민참여’로 귀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시민사회단체들도 압박만 말고 대안을 마련해 판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김서진 최고위원은 “1천여 명 정도의 배심원단이 후보에 대한 검증과 토론작업을 벌이는 방식”을 제안하며 “문제는 다수당이 이에 동의할 수 있겠느냐 여부로, 후보단일화에 대한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논의는 겉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수호 최고위원은 “상상을 초월하는 이명박 정부의 현실에서 엄청난 단일화 압박의 틀이 형성될 것”이라며 “나는 오히려 시민사회단체들이 더욱 강력한 압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울산에서의 단일화도 이 같은 압박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김민영 사무처장은 “2010년 지방선거를 바라보며 시민들의 정치참여 모델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지역 풀뿌리 시민협력네트워크 등 시민들의 결집을 통해 정당간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자유주의, 강령적 문제 아니라 정책적 선택"

    ‘연대의 내용’과 관련된 논의도 오갔다. 민주노동당은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고 6.15공동선언에 찬성”하는 ‘진보대연합’을 강조했으며 진보신당은 사회경제적 진보개혁연합인 ‘민들레연대’를 제안했다.

    정범구 민주당 위원장은 “진보개혁세력 정당간 차이는 본질적 차이라기 보단 심정적 차이에 가깝다”며 “민주정부 10년 동안 신자유주의가 강화되었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이것이 민주당의 강령적인 문제라기 보다 상황에 대응하는 정책적 선택에서의 차이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이상현 서울포럼 준비위원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민주당 정범구 대외협력위원장, 민주노동당 이수호 최고위원, 창조한국당 김서진 최고위원, 진보신당 신언직 서울시당 위원장이 야4당 토론자로 참석했다. 또한 시민사회진영 토론자로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 손혁제 경기대 교수, 최민희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여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