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울시장 '배타적 고집' 말아야"
    2009년 08월 31일 02:24 오후

Print Friendly

현재까지 2010 지방선거에 대한 진보신당의 방침은 ‘생활진보를 중심 의제로, 16개 모든 광역자치단체장에 출마하고, 선거연합은 열어놓고 논의해 나간다’는 것이다. 선거연합과 관련해 진보신당은 아직 구체적인 당론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이 발제 내용은 순전히 발제자의 사견임을 우선 밝혀둔다.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서울의 경우는 이외에 재보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 광역단체장 선거와 관련한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진보-개혁’ 또는 ‘진보’ 진영이 선거연합을 이뤄야 이기거나 해볼 만한 지역이 16곳 가운데 서울 등 1/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묻지마 선거연합과 묻지마 반대

나머지 2/3는 선거연합 여부와 상관없이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 따라서 1/3에서는 아무튼 선거연합이 거론될 것이고, 2/3는 보수-개혁-진보가 자유롭게 경쟁하게 될 공산이 크다. 또한 여론의 흐름과 서울, 경기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16개 교육감선거 역시 광역단체장 선거와 비슷한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2010년 지방선거에서 진보-개혁진영은 어떻게 선거연합을 이룰 것인가. 오늘 논의 주제(‘진보개혁 서울시장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감안해 서울시장 선거를 중심으로 의견을 밝히고자 한다.

서울시장 선거는 2010년 지방선거를 상징하는 ‘핵심 전장’이다. 더욱이 민주당 처지에서 보면 자력 당선이 몹시 어렵고, 진보-개혁연대를 통해서만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면서 ‘반한나라’ 선거연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동안 촛불항쟁, 부자감세, 서거정국, 날치기 국면 등을 거치면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대중적 열망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상황이다. 이러한 여망은 반MB(반한나라) 선거연합으로 구체화됨으로써 야4당이나 시민사회단체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

   
  ▲ 지난 7월 프레스센타에서 열린 ‘2010 진보개혁 서울시장 만들기 1차 토론회’ 장면 (사진=정상근 기자)

진보신당 또한 ‘열어놓고’ 검토하기로 한 만큼 선거연합 논의를 피할 이유가 없다. 다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묻지마 선거연합’이나 ‘무조건 반대’를 배격하는 한편, 한나라당을 이기고 진보-개혁 모두가 발전하는 방향에서 진보신당의 선거연합 참여 여부는 결정될 것이다.

연합정치는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다른 정당 및 정치세력과 손을 잡는 행위이다. 자기조직을 유지하고 다른 정당과 경쟁하면서도 공동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공동행동에 나서는 것이다.

선거승리와 연합정부

따라서 선거연합은 ‘선거승리’를 목표로 할 수도 있고, 한 발 더 나아가 대중적 공약을 통해 ‘연합정부’를 추구할 수도 있다. 어느 수준으로 설정할 지는 그 시기 여론의 추이와 당사자들의 합의에 달려 있다. 선거연합의 구체적 전술로는 정책연합과 후보연합을 구사하는 게 보통이다.

이에 비춰 2010년 선거연합의 목표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무엇보다도 반MB연대를 통해 한나라당을 제압하는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라면 심히 곤란하다. ‘반MB연대를 통해 한나라당을 이겨야 한다’는 대의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는 선거연합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왜냐하면 ‘반대’ 선거연합으로는 승리하기도 어렵거니와 합의에 이르기도 힘들다. 예컨대 반MB를 위해, 한나라당을 이기기 위해 진보진영이 충청권에서 자유선진당과 손을 잡은 순 없는 일 아닌가. 따라서 선거연합은 반대를 넘어 ‘대안’이 그 중심에 서야 한다.

1. 선거연합, 원칙과 방향이 분명해야 한다

2010년 선거연합이 성공할지 실패할지 지금으로선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성패를 떠나 ‘대안’ 중심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해나가는 선거연합, ‘반MB 대안선거연합’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반MB’를 넘어서는 가치와 정책의 연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선거연합이 성사되는 경우 물론 최소정책연합이 될 것이기 때문에 진보신당이 제시하는 가치와 정책이 온전히 포함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반MB 대안선거연합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선거연합 논의의 출발점을 이룰뿐더러 2012년 대선까지 진보-개혁 정치연대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우선,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회귀하는 ‘신민주연합론’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 지금 추구해야 할 민주주의는 DJ와 노무현을 넘어서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민주주의’, ‘초록 생태 민주주의’,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다.

반MB의 핵심은 진보개혁 vs 보수 전선

민주 대 반민주 구도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지금 형성할 반MB의 핵심은 진보개혁 대 보수의 전선이다. ‘정치적 민주연합’을 넘어서는 ‘사회경제적인 진보개혁연합'(일명 民들의 연대, 민들레연대)이다. 따라서 진보-개혁 선거연합이 담아야 할 주요 내용은 ‘일자리 유지·일자리 질 전환·일자리 확대’, ‘사회적 소득 확대’, ‘대안산업동맹’, ‘녹색전환’, ‘한반도평화체제구축’, ‘정치구조 민주화 심화’ 등이 될 것이다.

이를 좀 더 구체적인 당면과제로 제시하면 ‘기존 기간제보호법 및 파견제 폐지와 기간제 사용사유 제한 도입’, ‘부자기여세 등 부자증세와 실업부조제도 도입’, ‘4대강 죽이기 사업저지와 토지 주택 공개념 도입’, ‘완전비례대표제 또는 독일식 비례대표제 도입’ 등이 될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내용이 담긴 ‘함께 사는 서울공동체’ 비전과 정책이 될 것이다. 용산참사로 대표되는 서울시 난개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한강·경인운하로 상징되는 서울의 생태위기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2. 선거연합이 성공하려면 모든 것을 열어놓아야 한다

선거연합은 또한 어느 일방, 특히 다수당이 모든 걸 차지하는 ‘승자독식’으로 귀결돼선 안 된다. 지난날처럼 ‘비판적 지지’를 바라는 게 아니라면 선거연합 참여정당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보장하고, 그 성과 또한 공유해야 마땅하다.

다수당 역시 서울시장까지 열어놓고 논의해야 한다. 민주당이 “서울시장은 반드시 우리가 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나서면 곤란하다.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반드시 내야 할 이유가 있다면 진보신당에게도 반드시 내야 할 이유가 있을 뿐더러 진보신당에겐 당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민주당이 ‘1948년 이래 가장 나은 정부였던 노무현 정부가 1987년 이래 가장 나쁜 정부인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키는 배경이 되었다’는 역설에 대해 반성적 성찰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의 ‘진정성’

그것이 선거연합에 임하는 민주당의 ‘진정성’을 입증하는 길이다. 그럴 때에야 가치와 정책연합의 통일성이 높아지고, 그래야 시장부터 기초까지 폭넓은 후보연합이 이루어지며, 그래야 선거승리와 이후 공동참여의 지속가능성이 담보될 것이다.

요컨대 선거연합의 대전제는 ‘민주당의 기득권 보장’이 아니라 말 그대로 진보-개혁진영의 승리를 위해 자신을 비우겠다는 열린 태도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이 경우 우리는 더 큰 승리를 위해 선거연합을 더 확대할 수도 있다고 본다. 앞서 살펴보았듯 내년에는 지방선거와 서울의 경우 재보선까지 치러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모두의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는 방안도 고민해 볼 수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선거연합에 대해 속단하기는 어렵다. 이런 가운데서도 앞서 제시한 몇 가지 원칙과 기본방향이 존중된다면 진보신당은 진보-개혁이 공존하면서 함께 발전하는 선거연합을 회피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 점이 무시된 채 요식절차나 들러리 세우기 식의 선거연합이 시도된다면 진보신당이 그런 선거연합에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 *

* 이 글은 9월 1일 서울포럼 주최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진보개혁 서울시장 만들기 야4당 초청 2차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참여하는 신언직 진보신당 서울시당 위원장의 토론문 전문으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실었습니다. <편집자 주>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