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곤-심상정’ 경기도 투톱?
        2009년 08월 31일 10: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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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 인구를 가진 광역자치도인 경기도에 오는 2010년 진보 도지사 후보와 진보 교육감이 동시 출격할까. 이미 교육감으로 활동 중인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재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은 가운데, 심상정 전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가 최근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를 염두에 둔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지난 29일, 심 전 대표가 운영하는 마을학교에 김상곤 교육감이 초청되어 열린 ‘심상정, 김상곤 교육감에게 우리 교육을 묻다’ 초청 강연에서 두 사람 모두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학교용지 부담금 1조2천억원을 납부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교육’을 중심으로 한 심상정-김상곤 진보동맹의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 지난 29일 심상정 마을학교의 두번째 교육특강 ‘심상정, 김상곤 교육감에게 우리교육을 묻다’ 강연 모습 (사진=마을학교)

    김문수 대 심상정, 숙명의 대결?

    특히 심 대표는 최근 이어진 몇 차례 여론조사에서 10~15%의 지지세를 보이고 있다. 심 전 대표가 아직 출마의사를 보인 적도 없고, 진보신당의 세가 눈에 띄지 않고 있음에도 의미 있는 개인 득표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심 대표의 출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시IN>이 이달 초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심 전 대표는 김문수 지사와 민주당 후보로 유력한 김진표 민주당 최고위원과의 3파전에서 12.2%를 기록했다. 김 지사는 48.5%로 멀찍이 앞섰고 김 최고위원이 27.2%를 기록한 바 있다. <폴리뉴스>여론조사에서도 심 전 대표는 12.9%를 기록했다.

    또한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재선도전이 유력함에 따라 심상정-김문수 맞대결 성사도 흥미를 끄는 대목이다. 두 사람은 군부 독재 시절 노동운동을 함께 한 사이로 구로동맹파업을 이끈 바 있는 ‘깊은 동지’ 관계였으나, 김 지사의 ‘전향’으로 서로에게 창 끝을 겨누게 되었다.

    이 경우 민주당 후보로 유력한 김진표 민주당 최고위원이 두 사람의 ‘드라마’ 같은 이야깃거리로 존재감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주변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도전자인 김 최고위원이 교육-경제부총리 출신으로 안정적이기는 하나, ‘파이터’형이 아니라는 점도 김문수-심상정 중심 대결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최근 심 전 대표의 행보도 눈에 띈다. 심 대표는 지난 6월 교육문제 연구를 위해 핀란드를 다녀온 후 교육문제를 놓고 경기도 지역에 대한 순회강연을 이어갔다. 특히 교육은 수도권인 경기도 지역의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점을 놓고 보면 심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주목된다.

    심 "도민과 함께 확실히 따지겠다"

    지난 구 민주노동당 시절 당내 대선 후보 경선 기간 심상정 후보 쪽에서 일한 바 있는 이지안 진보신당 부대변인은 “심 전 대표는 적절한 시기에 당원들이 요구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경기도지사든 은평 재선거든 아직 결정난 바 없다”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29일 심 전 대표가 마을학교 초청강연을 통해 자신이 역점을 두고 있는 교육문제를 두고 김 교육감과 연합전선을 펼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이 가능해 주목된다. 양자가 이번 초청 강연에서 김문수 지사를 정면 겨냥한 것에 대해 범상치 않은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심 전 대표는 이날 초청강연에서 학교용지부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경기도의 학교용지부담금 문제를 도민과 함께 확실히 따져 나가겠다”며 공론화할 뜻을 분명히 한 점도 경기도지사를 향한 심 전 대표의 ‘전투적 행보’를 예상케하는 대목이다. 

       
      ▲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왼쪽)과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사진=마을학교)

    그러나 이홍우 진보신당 경기도당 위원장은 "우리로서는 ‘심상정-김상곤’라인이 나쁘지 않지만, 김 교육감이 재선을 염두에 둔다면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과의 관계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선거전략과 관련해서는 함께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9~10월 경 심 전 대표와 경기도당이 무료급식 예산편성을 위한 서명운동을 펴는 등 김 교육감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며, 김 교육감이 진보연합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었기 때문에, 이후 진보신당과 경기도 교육감과의 관계가 ‘정치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상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이와 관련 "심 전 대표가 은평-경기도 모두 거론되는 상황이라 정치인으로서는 신중히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마냥 구경만 할 수 없는 만큼 마을학교를 운영하고, 그 마을학교가 경기도에 있어 교육 아젠다를 만들어 나가려 하는 것이고, 김상곤 교육감 초청도 그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약 지방선거에서 (심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갈 경우에는 ‘교육연대’를 연대방안 가운데 하나로 모색하지 않겠나"라고 말해 두 사람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문수 지사는 1조2천억 미납금 갚아라"

    한편 이날 초청 강연에서 김 교육감은 심 전 대표의 ‘과밀학교 해소 등 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질문에 “학교용지 부담금의 50%를 도가 부담하게 되어 있는데, 경기도는 현재 미납되어 누적된 부담금이 1조 2천억원이 된다(☞ 관련기사)”며 “미납된 학교용지부담금으로 인해 과밀학급 해소 등을 위한 학교 신설은 물론, 교육자치 예산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용지 부담금은 ‘학교용지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학교용지 실 매입액의 1/2을 도 일반회계에서 부담해야 하는 것임에도 경기도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1996년~2008년까지 총 부담금은 약 1조 9천억원 중 7천억원 가량만을 납부해 1조2천억원의 채무를 안게 되어 학교 신설, 교육환경 개선 등의 사업이 큰 재정적 압박을 받게 되었다.

    김상곤 교육감은 “경기도가 미납한 학교용지 부담금으로 인해 교육청은 학교용지 매입을 위해 토공, 주택공사 등에 진 빚을 해결하지 못하게 된다”며 “도의 미납된 학교용지부담금 문제가 해결되어야 학교를 원활하게 지어가는데 부담을 덜 수 있다”고 1조2천억의 미납된 학교용지부담금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이어 김상곤 교육감은 “취임이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데 (경기도의 태도로 인해) 어려움이 있다”며 “일부에서는 경기도 의회가 무상급식, 혁신학교 예산을 잘랐을 때, 의회가 할 일은 오히려 경기도에게 학교용지부담금 빚을 갚으라고 재촉해야지 예산을 자르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심 전 대표는 “학교용지부담금은 주소가 분명한 돈”이라며 “아파트를 짓고 택지를 개발할 때, 도가 학교를 짓겠다는 명목으로 받은 돈이 학교용지 부담금인데 도가 이를 전용하고 납부하지 않는 것은 중대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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