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 큰 엄마의 자식 키우기 노하우
    By 나난
        2009년 08월 29일 07: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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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 

    초등학교 아이들이 몇 개의 학원을 다니며 자정을 넘어서야 학원버스를 타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 세상이다. ‘경쟁’의 이름으로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어 놀 새 없이 공부하는 세상에서 한 엄마가 교육에 관한 헌장을 발표했다.

    자신의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도록 한글을 떼지 못해도,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100 곱하기 100’을 “200”이라고 답해도 동요하지 않는 엄마, 두 아이를 학원이 아닌 대안학교에 보낸 간 큰 엄마의 다짐 『엄마 헌장』(이미지박스, 권영숙, 12,800원)이다.

    저자는 자신의 아이가 공부를 잘 해 명문대에 들어가 돈 잘 버는 직업을 가지며 흔히 말하는 ‘주류’로서 승승장구하는 인생을 살기보다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패배’에 좌절하기 보다는 ‘아름다운 인생을 가꾸는 법’을 배우길 원하며,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인생 자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법을 느끼길 원한다.

    결국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공부로 훈련시키는 것은 그 아이가 행복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길 바래서 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가 편안하게 공부하며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내길 바라면서도 영어과외, 수학학원, 피아노 강습 등 수 많은 학원에 하루 종일 보내는 학부모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한다.

    『엄마 헌장』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가 두 딸을 생각하며 가슴으로 써낸 10가지 다짐과 범상치 않은 딸들과의 일상 속 에피소드에서 얻은 보석 같은 아이 키우기 노하우가 담겨 있다.

    저자의 10가지 다짐은 △언제까지나 아이의 뒤에서 든든하게 지켜봐주는 부모 △사회가 규정한 틀 때문에 좌절하지 않도록 기다려주는 부모 △남과 비교하지 않는 부모 △아이의 실수에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부모 △아이가 자신의 인생을 당당히 살 수 있도록 독립심을 길러주는 부모.

    그리고 △최고가 되어 혼자 잘 사는 것 보다 남을 배려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부모 △ 아이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부모 △존경받는 부모 △옳고 그름을 일깨워주면서도 속박하지 않는 부모 △학교에서 들이대는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다른 장점을 이끌어 내주는 부모다.

    또한 대안학교를 간 아이들과의 대화, 에피소드를 통해 아이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이라면 학부모들의 사교육에 대한 맹신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라 지적한다. 저자는 인생을 깎고 다듬어가는 것은 그 인생의 주인인 아이의 몫이지 결코 부모의 몫은 아니라며 어렵겠지만 그 몫을 아이에게 넘겨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이 눈길을 끄는 또 다른 것은 저자가 직접 대안학교 졸업생들을 인터뷰한 내용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대안학교에 관심은 있지만 혹여 사회에서 도태된 아이로 크지 않을까 염려하는 학부모들의 선입견과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 * *

    지은이 권영숙

    어릴 적 꿈은 작가였다. 그러나 그 꿈을 누구에게 말해본 적은 없다. 그 꿈을 이루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그 불안감은 맞았다. 문예창작과 국문학을 전공하고도 글 쓰는 사람이 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이오덕 선생님의 『살아 있는 글쓰기』를 보았고, 순간 ‘왜 작가가 되려고 했던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주변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편하게 쓰기 시작했다. 잘 써야 한다는 생각, 남들이 인정해줄 만한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니 글이 써졌다.

    삶의 행복이 아이들에게서 오고 에너지의 원천도 아이들이기에, 글 속에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많았다. 두 딸을 키우면서 과연 어떻게 키우는 것이 잘 키우는 것인지, 왜 내 아이가 내 뜻대로 안 되는지 고민하고, 아이들과 치열하게 싸우며 울고 웃었던 일들이 여기 녹아 있다.

    좋은 대학을 나와 돈을 많이 벌어 떵떵거리며 사는 것이 최고의 가치가 아니라, 작은 일에 행복해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세상에 잘 쓰이는 사람이 되길 바랐기에 두 아이들을 대안학교에 보냈다.

    지금도 과연 이게 잘한 일인가, 최선의 선택이었나, 고민할 때도 있지만 자신의 길을 향해, 어설프지만 힘껏 발걸음을 내딛는 아이들을 보며 부모로서의 중심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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