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 미국 비주류 운동의 '자식'
    By 내막
        2009년 08월 29일 03: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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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의 미국, MB의 대한민국』(시대의 창, 김종철, 15,000원)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와 미국이라는 나라, 그리고 이를 거울삼아 이명박 대통령을 통해서 본 대한민국을 이야기한다.

       
     ▲ 표지

    오바마의 미국이 있기까지…

    2009년 초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자 전 세계는 오바마 광풍으로 술렁였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사실도 의미가 컸지만 그의 당선으로 세계 정치지형과 외교, 환경 문제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언론 보도의 양은 물론이고 서점가에는 오바마 관련 서적이 30여 권 이상 쏟아져나왔다. 그 책들은 오바마가 스스로 쓴 자서전적 성격을 띤 것부터 그의 성공신화, 뛰어난 대중연설 능력 등을 다룬 것까지 다양했다.

    그러나 정작 오바마의 미국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비극들이 벌어졌으며 오바마 자신이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느냐를 언급하는 책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 책은 이러한 아쉬움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저자는 오바마 ‘광풍’이 어느 정도 잠잠해진 이 시점에 그 광풍 이면에 숨어 있는 오바마와 미국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이 여실히 보여준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숨막히게 넓은 주제 불구, 호소력 짙게 다가와

    이 책의 목차를 들여다보면서 솔직히 처음 든 생각은 ‘너무 범위가 넓어서 숨이 다 막힐 지경’이라는 것이었다. 책이 담고 있는 소재와 주제의식이 단행본 하나에 담기에는 지나치게 넓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사 기자를 거쳐 ‘재야의 문장가’로 이름을 떨쳤고, 문학평론과 번역을 넘나드는 폭넓은 활동을 벌여온 저자의 공력(?) 때문인지 의외로 책은 술술 읽혔고, 저자가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도 매우 간명하고 호소력 짙게 다가온다.

    책은 전반부에서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기 이전의 미국의 역사 그리고 보수파의 공세를 이겨내고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기까지의 오바마의 삶과 정치 역정을 주로 다루었다.

    아메리카 인디언 학살에서부터 노예 해방까지 그리고 말콤 엑스와 마틴 루터 킹에 이르기까지 미국 ‘주류’들의 공격에 맞선 ‘비주류’들의 저항은 마침내 버락 오바마라는 인물에 이르러 일정부분 승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저자는 정말 오바마가 그러한 역사적 배경 위에서 ‘비주류’와 ‘주류’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은 오바마가 전임 행정부로부터 떠맡게 된 경제 문제,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문제, 중동 문제 같은 과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를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해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미국 비주류의 역사적 승리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오바마의 미국을 거울삼아 한국의 정치를 비롯한 주요 분야를 조명했다. ‘정직한 정부’를 표방하는 오바마 행정부와 대비하여 역대 한국 대통령들의 도덕성을 비춰보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도덕성 시비와 죽음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도덕성 문제도 언급했다.

    또 한국 사회를 넘어 한반도 문제를 다루면서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바람직한 한미관계와 남북관계 그리고 북미관계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맺는 말에서 저자는 한국 사회가 민주대연합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보냐 보수냐를 따지거나 주도권을 어느 정당이 잡느냐에 집착하지 말고 모두가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하는 연합세력을 구성한다면 앞으로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 * *

    지은이 : 김종철

    1944년 충남 연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문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67년《동아일보》기자로 입사했으나 1975년 자유언론실천운동 주동자라는 이유로 강제해직된 후 민주화운동에 투신하여 재야의 문장가로 명성을 날렸으며, 문학평론과 번역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다.

    1985년 민중문화운동협의회 대표로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의 대변인과 사무처장을 지냈으며, 1988년《한겨레》창간에 참여하여 논설간사와 편집부위원장, 논설위원을 맡았다.

    그후《연합통신》(연합뉴스로 개명) 대표이사, 사단법인 한국-베트남 함께 가는 모임 이사장,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 민주개혁국민연합 공동대표, 아태민주지도자회의 이사, 국제언론인협의회 이사, 한국신문협회 감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재능대학교 초빙교수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저 가면 속에는 어떤 얼굴이 숨어 있을까』(1992),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1995), 『마침내 하나 됨을 위하여』(1999), 『지역감정 연구』(공저, 1991) 등이 있고, 번역서로는 『말콤 엑스』(1978), 『프랑스혁명사』(1982), 『인도의 발견』(1981), 『마호멧』(1983), 『무장한 예언자 트로츠키』(200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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