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문진, MBC 엄기영 사장 교체 신호탄
        2009년 08월 27일 11:18 오전

    Print Friendly
     
       
     

    MBC 수난의 시대다. 이명박 정부는 취임과 동시에 위법성 논란에도 임기가 남은 KBS 정연주 사장을 끌어내리더니 이번에는 MBC 사장마저 교체하려는 시도를 노골화하고 있다.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은 지난 26일 엄기영 MBC 사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뒤 "MBC는 한마디로 총체적 부실조직이며 책임지지 않는 방송"이라고 말하고 엄 사장의 거취문제를 거론했다. 사실상 퇴진압력이다.

    이러한 정부여당의 시도는 MBC는 물론 언론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MBC 노조가 성명을 내고 "엄 사장의 중도 해임은 본격적인 MBC 장악의 신호탄"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다음은 27일자 전국단위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들이다.

    경향신문 <‘남북간 대결의 산물’>
    국민일보 <초중고생 등교 때 발열체크>
    동아일보 <제주도민이 외면한 국책사업 소환투표>
    서울신문 <남북 100명씩 추석 전후 상봉>
    세계일보 <국내 중기 멍든다>
    조선일보 <행정구역 개편 의원 79% 찬성>
    중앙일보 <‘집값 장관’ 3인 심야회동…왜>
    한겨레 <재취업 ‘좁은 문’…실업급여 끊기면 극빈층>
    한국일보 <청 "국방예산 규모 수정도 못하나" / 국방부 "대통령 승인한 것 아닌가">

    MBC 엄기영 사장 임기 못 채우고 하차하나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이 엄기영 MBC 사장에 대한 거취를 언급한 것은 26일 <PD수첩> 등이 소속된 MBC 제작본부와 디지털본부, 경영본부, 감사실에 대한 보고 및 보도본부에 대한 추가보고를 받은 자리였다.

    경향신문 1면 <"필요 땐 MBC 경영진 거취 논의"> 기사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경영보고가 방문진 이사진에 MBC가 무슨 문제를 얼마나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 좋은 계기가 됐을 것으로 믿는다"며 "MBC를 바로 세우기 위해,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지금부터 방문진 이사진과 함께 고민하겠다. 그런 연후에 경영진의 거취 논의가 필요하다면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한겨레 8월27일자 2면  
     

    한겨레에는 이날 업무보고 분위기가 보다 상세하게 실렸다. 한겨레 <김우룡 "MBC 경영진 알아서 물러나야"> 기사에 따르면 이날 업무보고 자리에서 여당 쪽 인사들은 경영진에 대한 강한 불신과 불만을 드러냈다.

    한겨레는 여당 쪽 인사들은 특히 <PD수첩>의 광우병 프로그램 진상조사 여부에 대해 집중 추궁했으며 ‘이렇게 무능해서 뭘 하겠느냐’는 등의 말로 엄기영 사장이 모욕을 받을 정도로 몰아붙였다는 MBC 관계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한겨레는 이 기사에서 김 이사장이 전화 통화에서 "그간 (경영진)이 잘못한 책임은 물어야 한다"며 "이사들이 질의를 하고 추궁하는 과정에서 (엄기영 사장 등 경영진이) 알아서 물러나겠다고 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이에 대해 "직접적인 해임 압박에 앞서 자진사퇴를 유도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퇴 거론에 납작 엎드린 MBC 경영진?

    다른 신문들보다 이번 보도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인 동아일보에는 엄 사장의 발언이 실렸다.

       
      ▲ 동아일보 8월27일자 1면  
     

    동아일보 1면 <"MBC 노조 인사-편성 개입 단협 고칠 것"> 기사에 따르면 엄 사장은 업무보고 자리에서 "노조와 맺은 단체협약에 편성권 인사권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조항들이 있으며 이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엄 사장이 경영이나 인사에 대한 노조의 개입을 가능하게 한 단협에 대해 개정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한 동아일보의 말처럼 방문진 이사들의 지적에 고개를 숙인 것이다.

    엄 사장은 또 이날 업무보고가 끝난 뒤 소감을 묻는 질문에 "최근 경영 위기에 대한 책임을 공감하고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며 "문제점들에 대한 실행 방안을 마련할 것이고 성과가 미흡하면 스스로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엄 사장은 지난해 <PD수첩>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서도 "방송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미흡했던 점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날 업무보고에 함께 참석한 이재갑 TV제작본부장은 PD수첩의 광우병 편과 관련한 재판에 대해 "법원이 요구하면 원본테이프를 넘기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MBC 경영진 "<PD수첩> 원본테이프 법원 제출" 발언에 동아 "노영방송 바뀔지 주목" 공세

    이와 관련해 동아일보는 6면 <"PD수첩 원본 법원에 제출하겠다"> 기사에서 단체협약을 고치겠다는 엄 사장의 발언은 "노조의 비대한 권한이 MBC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인정하는 발언"이라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이 발언을 빌미로 "MBC는 노조의 권한이 거세다는 의미에서 노영방송으로 불려왔으며 이로 인해 MBC 경영진이나 방문진의 경영과 방송정책에 대한 관리감독권은 유명무실한 실정"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 동아일보 8월27일자 6면  
     

    조선일보도 10면 <MBC 경영진도 ‘광우병 PD수첩’ 원본 테이프 못 봐> 기사에서 "이날 MBC 내부 경영진도 PD수첩 원본 테이프에 접근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방문진 이사들은 이는 ‘MBC라는 곳에선 노조가 노(NO)라고 하면 공권력은 물론 경영진조차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며 MBC를 겨냥했다.

    MBC 노조, "사장 사퇴 거론은 MBC 장악 음모" 반발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이 엄 사장의 사퇴를 거론한 것에 대해 MBC 구성원들은 경영진의 입장과는 달리 "MBC 장악 음모"라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발표해 "(청와대의 시나리오에 따라) 차기 사장을 낙점받기 위한 각축전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그 실명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라며 "(예상되는) 엄기영 사장의 중도해임은 본격적인 MBC 장악의 신호탄"이라고 비판했다.

    방문진 이사들은 추가 보고를 받은 뒤 9월2일 다시 이사회를 열어 엄 사장 재신임 관련 논의를 한다는 계획이다. 엄 사장의 정해진 임기는 2011년까지다.

    KBS 새 이사진도 과반이 ‘친여 인사’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이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2기 KBS 이사진 추천을 의결했다. 새 이사진은 오는 11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이병순 현 사장의 유임여부와 함께 KBS 수신료 인상문제, KBS2의 수익구조 개편문제를 비롯한 굵직한 현안을 처리하게 된다.

    여당 몫으로는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 외에 남승자 전 KBS 해설위원, 황근 선문대 교수, 이창근 광운대 교수, 정윤식 강원대 교수, 홍수완 전 KBS 기술본부장, 이상인 변호사가 이사진에 포함됐다.

    야당 몫으로는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진홍순 전 KBS특임본부장, 이창현 국민대 교수, 고영신 경향신문 전 상무가 새 이사로 추천됐다.

       
      ▲ 경향신문 27일자 2면  
     

    경향신문은 2면 <KBS 새 이사진 ‘과반이 친여’> 기사에서 "여당 추천 이사 비율은 8명에서 7명으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친여 인사들이 의결권을 장악하는 구조가 됐다"며 "특히 전경련 부회장 등 재계를 오랜 기간 대변해 온 손 전 총장은 이 대통령 당선자 시절 정책자문위원을 거쳐 현정부 출범 후 총리, 인수위원장, KBS 사장 등 주요직책 인선 때마다 이름이 거론되어 온 대표적인 친MB인사로 통한다"고 평가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