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차 폭력진압, 김문수 "참 잘했어요∼"
    By 내막
        2009년 08월 27일 05: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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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지난 8월11일 열린 경기도청 실·국장회의에서 ‘쌍용차 사태에서 성과를 보인 경찰을 표창·포상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을 낳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열린 회의에서 "쌍용차 사태에서 많은 고생을 하고 성과를 보인 경찰과 소방공무원에 대해 표창·포상하라"고 주문했고, 이에 따라 도 실무진이 경찰에 대한 표창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소속인 소방공무원에 대해서는 이미 대상자 10여명을 선정, 9월 2일 월례조회 때 김문수 지사가 직접 표창할 예정이며, 전·의경을 포함해 경찰에 대해서는 관련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어서 표창 수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민노총 "행동대장에 상 주는 조폭두목"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27일 "넋 나간 김문수 지사"라는 논평을 통해 "정작 충돌이 심각할 때에는 지역민과 쌍용차 노동자 가족들의 피맺힌 절규도 외면한 채 평택공장 근처에 얼씬도 않던 도지사가, 이제 와서 한다는 말이 ‘폭력진압 경찰 포상’이라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이승철 대변인은 "경찰은 ‘자진 해산시 사법처리를 최소화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무리한 강압수사와 과잉구속을 일삼고 있다"며, "이미 69명에 이른 구속자도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우려가 높으며, 이 구속과정 역시 거짓진술 강요와 조작수사에 따른 것임이 드러난 와중에 거짓증언 압박을 받던 한 노동자가 자실을 시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승철 대변인은 "이런 상황인데도 경찰을 표창하겠다는 것은 ‘약속을 어기고 노조를 탄압한 대가’로 상을 주겠다는 셈이며, 앞장서 칼부림을 한 행동대장에게 상을 주는 조폭두목과 같은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김문수 지사는 정작 쌍용차 사태 해결을 위해 필요할 때에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아 원성을 산 장본인"이라며, "여야 정치권과 평택시가 나서 구성한 중재단에도 참여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파업조합원을 상대로 ‘자살특공대’ 운운하며 노동자를 자극하고 사태를 악화시킨 주범 중 한 명"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던 김 지사가 이제 와서 ‘폭력진압 경찰 표창’을 운운하는 이유는 또 무엇이냐"며, "노동운동을 경력을 팔아 도지사에까지 오르더니, 그 버릇을 못 버려 다시 한 번 노동운동을 자기 생색내는 도구로 삼으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대변인은 "지금 쌍용차에서는 힘겹게 이룬 노사합의가 휴지조각이 될 위험에 처해있다"며, "김문수 지사가 보여야 할 모습은 행동대장을 칭찬하는 조폭두목같은 언행이 아니라, 지역 최대 현안안이었던 쌍용차 문제에 스스로가 보였던 태도를 반성하고, 노사합의 정신을 살려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진보신당 "기회주의적 처신 볼썽사납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이날 "쌍용차 노조가 자살특공대라는 망발을 일삼아 대립의 불씨를 키웠던 사람이 이제는 막말도 모자라 생색내기 기회주의적 처신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사태해결’이라는 식탁에 앉을 자격도 없는 사람이 숟가락만 얹고 있는 셈"이라고 논평했다.

    이지안 부대변인은 "더욱이 쌍용차 파업현장을 단 한차례도 찾지 않았던 분이 사태 해결 후 평택 공장을 방문해 마치 자신이 쌍용차 회생을 위해 대단한 일을 했던 것처럼 말하는 행태 역시 전형적인 기회주의 정치에 불과할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이 부대변인은 "쌍용차 사태에 대해 도지사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싶거든 강제진압 관정에서의 공권력 남용 문제나 구속된 노동자들의 조속한 석방 등에 힘쓰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태도"라며, "김문수 지사의 앞뒤 못가리는 기회주의적 처신이 볼썽사납다. 통렬한 자기반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오세훈과 김문수는 일란성 쌍둥이"

    민주당 이재명 부대변인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는 일란성쌍둥이’라는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최대 수도권 자치단체장이라는 점 외에 두사람의 공통점은 너무 많다"며, "진보적 영역에서 활동하다 그걸 밑천삼아 한나라당 공천으로 광역단체장이 되었고,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수구진영의 신임을 위해 유아적 과잉행동을 일삼는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정치적 입지를 위해 행정권력을 남용하고, 무책임 행정에 생색내기로 시민들을 속이는 것도 공통점"이라며, "일란성쌍둥이인 두사람이 내년 지방선거 뿐 아니라 정치적 미래조차 같은 길을 가게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해 본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김문수 지사에 대해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면서 쌍용자동차 파업노동자들에게 ‘자살특공대, 옥쇄투쟁’ 운운하고, 북한이 도발하면 3일내 북침통일하자는 등 김 지사의 이성은 이미 정치적 욕망에 굴종했다"고 평가했다.

    이 부대변인은 "김 지사는 쌍용자동차 핵심기술유출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에 출국금지해제를 요청해 용의자인 중국인기술자의 중국귀국을 돕는 등 쌍용차사태 악화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그런 김지사가 관내 최대현안인 쌍용자동차 파업 당시 현장방문조차 한번 하지 않는 무책임의 극치를 보이다가 갑자기 생색내기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어서 "무책임과 생색내기라면 오세훈 서울시장도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판"이라며, "그는 환경운동과 깨끗한 이미지 하나로 서울시장이 된 후 정치적 연명을 위해 보수단체 수천명을 모아놓고 돈봉투 돌리기 퍼포먼스로 자신이 기안한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관내 용산에서 전대미문의 대규모 참사가 벌어졌음에도 철저히 외면하고, 서울광장을 봉쇄해 유가족들과 시민들을 조롱하다가 갑자기 종교계에 용산참사 중재를 요청해 철 지난 생색내기라는 비난을 자초한 바 있다.

    민주노동당 백성균 부대변인은 "지금껏 그래왔지만 민생을 외면하고 노동자 탄압을 표창하는 정치인은 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민주노동당 또한 김문수 지사의 오늘날의 만행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성균 부대변인은 "표창을 하는 것은 김문수 지사의 자유니 그냥 표창하라. 허나, 표창하기 전에 이것만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라며, 경찰특공대의 진입 과정에서 발생한 노동자 추락과 조합원의 자살기도, 살이 타들어가는 최루액 투하, 물·음식·전기·약품·의료진 투입을 가로막은 것 등을 상기시켰다.

    백 부대변인은 "그저 살자고 올라간 사람들에게 그렇게 비인간적, 비인도적, 폭력적인 살인진압에 나선 경찰을 지금 김 지사는 표창하려는 것으로, 이것을 알면서도 표창을 하겠으면 하라"며, "그러나 앞으로 김문수 지사가 다시는 민주화 계급장을 내세우며 우쭐대지 않길 바란다. 그 자체가 노동자, 민중들이 쟁취해온 민주주의 역사를 욕보이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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