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타이어 노사협상 결렬
    By 나난
        2009년 08월 26일 05: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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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면파업과 직장폐쇄로 맞서던 금호타이어 노사가 26일 열린 21차 교섭에서 결국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노조 집행부 선거가 끝나는 다음달 2일 이후 교섭을 재개하기로 하며 극단적 상황은 피했지만, 제2의 쌍용차 사태 발생에 대한 우려는 아직 남은 상태다.

    금호타이어 노사가 26일 오전 노조가 제시한 임금 동결 등 수정안을 토대로 이틀째 협상을 벌였지만 ‘무노동 무임금’의 사측 원칙에 부딪혀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 지난 7월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가 2009 임금협상 승리를 위한 총파업 전야제를 개최했다.(사진=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는 사측이 “노동조합의 장기간 쟁의행위로 인한 손실을 감당할 수 없다”며 직장폐쇄를 단행한 25일 애초 제시한 임금 7.48% 인상을 동결로 수정했다. 또 곡성공장 교통비 및 평택공장 벽지수당 요구를 철회했다.

    노조, 인상에서 동결로… 사측, 6개항 수용 요구

    하지만 사측은 임금동결․각종 복리후생 축소․일자리 나누기․성과급 지급 불가 등 6개 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경영상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임금동결 시기를 2010년에서 2009년으로 앞당기는 등 최소한의 마지노선으로 6개항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말했다.

    노사 양측은 지난 5월 이후 20여 차례에 걸친 협상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금호타이어지회는 7.48%의 임금인상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영업적자 등의 이유로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사측은 “회사는 2009년 상반기에만 영업적자 1042억, 당기순손실 2223억을 기록했지만,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7.48% 인상과 성과금 지급, 특근 감소에 따른 임금하락분 보전 등을 제시하며 회사의 경영위기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회는 “지난해 12월부터 임금 20% 삭감이라는 고통분담을 감수하고 있다”며 “회사 측 요구는 정리해고와 맞먹는 살인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 금호타이어지회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20여 차례의 협상 동안 수정안 한 번 없이 원안만을 고수했다.

    이에 금속노조는 “100일이 넘게 단 한 번의 수정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706명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협박해왔다”고 비판했다.

    사측은 결국 지난 17일 정리해고가 불가피 하다며 광주지방노동청에 정리해고 신고서를 제출하고 24일 733명의 명단을 노조에 통보했다. 이에 지회는 지난 6월 25일부터 부분 파업과 전면 파업 등을 벌이며 대응했고, 사측은 광주, 곡성, 평택공장에 대해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사측, 20여 차례 협상 수정안 없이 직장폐쇄

    26일 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노사는 결국 노조 차기집행부 선거가 끝나는 다음달 2일 이후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지회는 27일부터 9월 2일까지 제3기 임원 선거 시간에는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쟁의행위를 하지 않고 정상조업에 복귀한다.

    이에 사측도 ‘쟁의행위 중단 조건부 직장폐쇄’에 따라 노조가 조업에 복귀하면 공장 가동을 정상화할 계획이어서 다음달 2일까지는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하지만 사측의 경영 실패로 인한 정리해고안 발표와 노조의 파업, 그리고 이어진 직장폐쇄 조치에 제2의 쌍용차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고 있다.

    진보신당은 “임금동결과 성과급 삭제 등 노조의 양보안에 대한 사측의 일방적 거부는 쌍용차 사태에서 정권이 일방적으로 사측의 편을 들었던 전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금호타이어 사측은 혹시 정부와 경찰의 지원 아래 파업 진압과 노조 무력화를 의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역시 25일 성명을 통해 “금호타이어가 정리해고 강행을 고집하는 이유가 경영상의 이유보다 노조 약화를 겨눈 것”이라며 “금호타이어는 쌍용차 사태를 통해 노조를 파괴의 대상이 아닌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고 성실한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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