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 '박희태 저격수' 누가 될까?
        2009년 08월 26일 11:4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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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이 오는 10월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남 양산을 전략지역으로 선정하며 당력을 집중키로 하면서 후보가 누가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산은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출마가 유력한 지역이라 경우에 따라 민주노동당이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반MB연대’의 선봉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진보정당 지역구 의원 3명 배출한 경남

    특히 영남지역은 노동자 밀집지역이 많아 진보정당의 세가 비교적 탄탄한 곳이다. 사천에서는 강기갑 의원이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눌렀고, 창원에서는 권영길 의원이 진보정당 최초로 지역구 재선에 성공하기도 했다. 울산에서는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이 당선되는 등 영남에 진보 국회의원 지역구만 3석이다. 

    양산 역시 노동자 밀집지역인데다 지난 18대 총선 당시 심경숙 민주노동당 양산시당 부위원장이 10.41%로 3위를 차지하는 등 일정 수준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당시 1위 허범도 전 한나라당 의원이 38.99%, 친박계 유재명 무소속 의원이 33.37%로 2위를 기록했었으며, 진보신당과 민주당은 후보자를 못 냈다. 

    때문에 민주노동당으로선 이 지역 후보선택에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4.29재보궐선거 당시 울산북구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자당 중심의 후보단일화’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던 민주노동당이, 이번 10월 재보궐선거에는 의미 있는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당의 침체에 빠질 수 있다.

    민노당은 지난 24일 최고위원회 워크숍에서 최고위원들은 양산 재선거 후보를 확정짓지 못하고 이번 주 중으로 후보 선출을 미룬 상황이다. 여기에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은 중앙당의 전략 공천과는 별도로 지역에서 출마할 수 있는 후보를 물색하고 있어 전략공천이 이루어지더라도 지역후보와의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승흡 저격수로 어울려"

    현재 전략공천 후보로는 이수호 최고위원, 박승흡 전 대변인, 문성현 전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박승흡 전 대변인이 출마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반면 이수호 최고위원은 본인이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성현 전 대표는 창원시장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재보궐 출마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박희태 대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저격수’가 필요하며, 저격수로는 박 전 대변인이 어울린다”며 “실제로 박 전 대변인이 관심과 의지를 갖고 지켜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수호 최고위원의 경우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박희태 대표가 내려오면 지역 사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 평가의 문제가 되기 때문에 여러 차원에서 고려되고 있는 것은 맞다”며 출마설 자체를 부인하진 않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역에 연고가 있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본다”며 본인보다는 다른 후보 쪽에 무게를 싦었다.

    지역후보로는 지난 18대 총선에 출마한 바 있는 심경숙 양산시당 부위원장이 거론되는 가운데 ‘4대강 정비사업’에 영향을 받는 지역적 특성에 따라 환경운동을 벌이고 있는 농민단체 소속 당원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낙하산 대 지역후보 경쟁도 가능"

    이병하 경남도당 위원장은 “이번 선거가 크게 봐서 이명박-한나라당 정권 심판이란 측면이 있지만 지역적으로는 그동안 양산에 내려왔던 한나라당 후보들이 모두 ‘낙하산’이었고, 허범도 전 의원도 낙하산으로 물의만 일으키고 떠난 만큼, 낙하산에 대한 반발이 있다”며 “때문에 중앙당에 전략후보 공천을 요청하면서 지역에서도 후보를 준비 중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희태’라는 거물급 정치인이 내려올 경우, 이를 상대할 수 있는 중앙당 차원의 전략공천이 필요하지만 지역이 ‘낙하산 정치인’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있는 만큼, 중량감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지역에서 오래 활동해 왔던 후보들에 대한 발굴도 동시에 한다는 입장인 셈이다. 양산시위원회는 27일 시당운영위를 열고 지역 후보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문제는 이미 중앙당이 전략후보 공천을 천명하고 이번 주 안으로 후보 선정에 나설 경우 지역후보와 중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병하 위원장은 “중앙당과 이 문제에 대해 이미 논의한 상태이기 때문에 문제될 부분은 없다”며 “전략후보와 지역후보 간 조율을 해야 하며 오는 9월 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노동당 당규에 따르면 전략후보가 공천이 될 경우에도 해당 지역의 당원들에게 찬반 여부를 가려야 함으로, 최종적으로 공식후보 선출이 완료되는 시점은 늦으면 9월 중순 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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