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10대에게 주고 싶지 않은 것
        2009년 08월 26일 08: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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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 20대’ 10대마저 비극의 세대에 들어오면

    20대는 10대에게 자신들의 현실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 ‘88만원 세대’와 ‘초식남’, 자살공화국의 한 페이지를 쓰는 20대 여성들에게 ‘20대’는 10대에게 줄 것이 못된다.

    20대는 이상과 발랄함, 패기가 산산조각났다. 20대는 꿈은 폐기처분하고 토익, 취업과의 전쟁에 모두가 매달려야 한다. 획일화된 틀 속에 20대를 집어넣고 ‘통구이’하는 사회가 한 세대를 넘어 다음 세대에도 적용된다면 그만한 비극은 없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휴학하고 알바하는 20대. 해외토픽처럼 등록금 마련 위해 ‘순결’을 판다고 할까봐 두렵다. 연애생활마저 돈과 처절한 생존투쟁을 생각하며 ‘불필요한 감정노동’으로 되었으니 이미 왔을지도 모른다. 암암리에.

    기성세대의 잘못된 ‘20대 때리기’, 20대를 더 사회 밖으로 내몰다

    20대는 자신이 처한 상황으로도 힘들다. 여기에 하나 더 짐이 내려지니 바로 기성세대의 잘못된 20대 때리기다. 기성세대의 20대 때리기는 20대 보수화론과 전통적 남성성 상실이다. 전통적 남성성 상실은 초식남 현상이기도 하다.

    ‘20대 보수화론’은 사회에 대한 무관심과 보수정당 지지율 증가를 이유로 꼽는다. 88만원 세대 등 노인세대 이상의 생존 위협과 경쟁을 겪는 20대를 어이없게 하는 담론이다. 촛불집회 당시 ‘하루살이 인생’ 20대에게 촛불집회에 나오지 않는다고 욕하는 기성세대의 버릇없는 행태가 더 비판받아야 하고 심판받아야 한다.

    ‘전통적 남성성 상실’은 맞지만 배경을 이해하지 못한 비판이다. IMF 이후 한국은 신자유주의 혁명을 맞았다. 국가>시장은 국가<시장으로, 시장만능주의와 무한경쟁사회로 재편됐다. 대학입학이 곧 취업을 보장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IMF가 자신의 부모를 무너뜨리는 것을 눈앞에서 봤다. 부는 초집중화 되고 풍요와 빈곤이 교차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 상황에서 20대는 생존경쟁을 위해 다른 것은 모두 버렸다. 살기 위해서라면 다했다. 연예도 포기하고 친구마저 포기했다. 그런데도 기성세대의 비판처럼 ‘현실안주’라고?

    또 다른 비극, 20대 여성들의 가파른 자살증가

    더 비극적인 것은 최근 1~2년새 급증한 20대 여성들의 자살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07년부터 20대 여성 자살자 수는 20대 남성 자살자 수를 추월했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대학 진학률이 83%까지 높아졌음에도 정작 고학력 여성들이 일하는 비중은 59%에 그친다. 그 중에서도 66%는 비정규직이고 수많은 제약과 차별이 따른다. 김정진 나사렛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고학력 여성일수록 사회적 성취에 대한 압박을 많이 느끼는데, 이런 기대에 반해 20대 여성의 사회진출은 더욱 어렵고 또한 진출해도 먼저 구조조정대상이 되는 현실이어서 박탈감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한다.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뛰어넘을 수 없는 상황에서 20대 여성들의 선택은 ‘자살’로 연결된 것이다.

    희망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20대 사회의 건강성은 이미 없다

    정치권은 20대들에게 희망을 주지 않았다. ‘민주주의’, ‘대북문제’ 등 거대담론 전쟁만 해왔다. 소외된 이들에게 밥 먹여주는 민주주의야 말로 최고의 민주주의임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서민과 노동계급의 이익 및 요구를 정치적으로 대표하지 못하는 한국의 ‘노동없는 민주주의’는 지금의 ‘벼랑끝 20대’를 만들었다. 노동을 천대하고 부동산, 재태크와 같은 비생산적 노동을 중요시하는 현상은 20대에게도 수용됐다. 대학 자율화와 서열화 등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학개혁은 교육을 통한 20대의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가 아닌 증폭기제였다.

    지니계수 상승, 상위재벌 경제력 집중도 심화, 시장독점과 불균형 증폭, 고용불안, 중산층의 양극화 현상, 노동 때리기, 주택문제 심화, 비정규직 노동자 60% 육박과 비정규직-정규직 이분화

    하루하루 생존에 연명하고 외각에서의 잘못된 20대 때리기가 벌어지고 있는 지금. 이 문제들을 두고 20대의 탈정치화 혹은 보수정당 지지 증가를 욕할 수 없다. 20대에게 희망은 없다. 10대들마저 이 20대에 들어오면 비극이다. 초대하지 말아야 할 무덤에 초대하는 격이니 이만큼 슬픈 일이 없다.

    혹자들은 지나친 비관주의라고 말할 것이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현재 20대에게 주어진 ‘하나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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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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