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J 유훈, 정치권 해석투쟁 시작됐다
    박지원 "야4당·시민단체 단결 승리"
    By 내막
        2009년 08월 24일 02: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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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이 끝나고 정부여당에서는 ‘화해와 통합’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야권에서는 정부여당이 화해와 통합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선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 ‘장례 정국’에 이어 ‘대립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이 남긴 ‘유훈’이 무엇인가를 놓고도 여야가 정반대의 해석을 하고 있어서 9월 정기국회의 정상 운영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한 형편이다. 

    MB "새 민주주의는 관용과 타협 친구로"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아침 제22차 주례 인터넷·라디오 연설에서 김대중 대통령 서거를 통해 "역사의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직감"했다며, "이 역사적 장면으로부터 화합과 통합이 바로 우리의 시대정신임을 다시 확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갈등의 시대와 미움의 시대를 끝내고, 통합의 시대와 사랑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우리는 이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시대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새로운 민주주의는 대립과 투쟁을 친구로 삼기보다는 관용과 타협을 친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우리가 나아갈 길은 서로를 인정하고 대화와 합리적 절차를 존중하는 성숙한 민주주의"라며, "정치적 양극화와 경제적 양극화를 넘어서기 위해, 대통령인 저부터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이날 아침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가 ‘화해와 통합’이었다며 민주당의 국회 등원을 압박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박희태 대표는 이 대통령이 제안한 정치개혁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여야 대표회담 공개제안을 다시 꺼내들었고, 안상수 원내대표도 이강래·문국현 두 교섭단체 대표를 찾아가 9월 정기국회 일정 협의를 위한 원내대표 회담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안희정 "화해와 통합? 가증스럽다"

       
      ▲ 민주당 최고위원회 모습 (사진=민주당)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4일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를 철학적으로 "행동하는 양심", 정책적으로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평화협력의 3대 위기 극복", 정치적으로는 "모든 민주개혁진영 통합으로 정책적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 등 3가지로 정리했다.

    박지원 정책위의장도 최고위 회의석상에서 "김 대통령이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기면서 자신에게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고, 야4당과 단합하고 모든 민주 시민사회와 연합해서 반드시 민주주의와 서민경제 남북문제 위기를 위해 승리하라’는 말을 유언으로 남겼다"고 밝혔다.

    안희정 최고위원도 "2009년 5월 23일 노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8월 18일 3개월 만에 우리는 위대한 민주주의의 지도자 김대중 대통령을 보내야 했다"며, "노 대통령은 원망도 미움도 갖지 말라고 했고,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를 놓고 화합과 통합을 말하지만 이 이야기를 이명박 대통령 본인이 말하면 안 된다. 그것은 경우 없는 말씀이다"라고 꼬집었다. 

    안희정 최고위원은 "토끼몰이 하듯이 전직 대통령의 명예를 더럽혀서 자결에 이르게 한 정권이다. 또한 자기 몸의 절반을 잃은 고통 속에서 후퇴한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벽에 대고서라도 욕을 하고 행동하는 양심이 되라던 김 전대통령의 고언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던 이 정부가 화해와 통합 말하는 것은 정말 가증스럽다"고 힐난했다.

    안 최고위원은 또 "우리 (민주당)당원동지들은 이 두 분 대통령의 서거를 잊지 않을 것이고, 우리 민주주의 역사도 이 두 분의 대통령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김대중 대통령 지지자와 노무현 지지자를 결합시키고 이명박 정부들어 새롭게 등장한 촛불시민주권세력을 합칠 때만이 후퇴하는 이 정부의 민주주의 역사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등원론보다 투쟁 요구가 훨씬 많았다"

    이날 최고위원회의 결정 사항을 브리핑한 우상호 대변인은 "회의에서 9월 국회와 관련된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며, "장례기간 중 맞이한 수많은 문상객, 국민의 바램은 보다 더 국민, 서민의 편에서 분명하게 야당답게 투쟁하고 활동하라는 요구가 훨씬더 많았다"고 밝혔다

    우상호 대변인은 특히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의 회담제의에 대해 "회담하고 대화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그 전제는 한나라당과 집권세력이 야기했던 갈등의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전제되어야한다"고 잘라 말했다.

    우 대변인은 "언론법 문제 등 그동안 여야간 교착상태에 있었던 수많은 현안에 대해서 납득할 만한 양보안을 제시하는 것이 전제가 될 것"이라며, "김 대통령 서거 이전에 있었던 여야간 앙금과 갈등 사안을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 최소한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 대변은 "그런 문제에 대한 납득할만한 태도 변화 없이 그냥 정기국회 일정을 협의하자는 식으로 대화를 제안하는 것은 오히려 여야간 관계를 보다 악화시킬 수 있는 태도"라고 강조했다.

    우 대변인은 특히 "과거 김 대통령과 갈라졌던 사람들, 김 대통령을 미워했던 분들 사이에서 통합이 이루어진 것에 대해 대단히 환영하고 바람직하지만 김 대통령의 서거가 현재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수많은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아니"라며 최근 제기된 ‘화해론’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우 대변인은 "오히려 김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만들어진 통합과 용서의 분위기를 통해 배워야할 분들은 그 갈등과 상처를 더 키우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라며, "지금 있는 수많은 사회적 갈등과 어려움이 마치 장외로 쫓겨나온 저희 야당이 해결해야할 문제인 것처럼 접근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얘기"라고 강조했다.

    "반성과 행동 없는 화합 주장은 사기"

    정부여당이 먼저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문제인식은 민주당은 물론 ‘정권퇴진’을 선언한 민주노동당이나, 정권에 의한 직접적 정치보복 대상으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는 친박연대와 창조한국당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24일 "분명 통합과 화해가 고인의 유지인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나 이명박 대통령이 ‘통합과 화해’ 라는 표현에만 천착하여 고인의 뜻을 왜곡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위영 대변인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혹시 이명박 대통령이 고인의 서거를 몰락하고 있는 정권의 운명을 돌파하려는 정치적 수단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고 밝혔다.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이 ‘화합과 통합’을 강조한 것은 올바른 방향이나 국민은 정부의 언행일치 여부를 눈여겨보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며, "국민은 이 대통령의 그동안 발언이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와 자기합리화를 위한 변명으로 일관했다는 점에서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국현, 서청원 끼워팔기

    김 대변인은 이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스스로 밝힌 ‘반쪽’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집요한 ‘정치보복’은 현재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를 향한 전대미문의 이자율재판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적을 보복하는 정권이 화합과 통합을 외치는 어색한 상황이 초래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 당일 경찰은 용산참사 피해유족을 상대로 폭력을 휘둘렀고, 정부·여당은 지난 국회에서 발생한 ‘미디어법 날치기 미수사건’ 역시 야권의 사과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국민이 반대하는 4대강 혈세낭비 사업도 여전히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한편 친박연대 이규택 대표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는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화합과 통합을 위해 뛰어야 한다"며,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화해와 통합을 위해 친박연대의 서청원 대표와 김노식 전 의원을 즉각 사면하고 석방하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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