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만여 조문 속, 영결식 엄수
        2009년 08월 23일 04: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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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 영결식이 23일 오후 2시부터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2만여 명의 조문객이 운집한 가운데 엄수됐다. 국회의사당까지 입장하지 못해 국회 앞 도로에서 영결식 장면을 대형 모니터로 지켜본 사람까지 합하면 3만여 명의 조문객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켜본 셈이다.

    영결식은 이달곤 장의위원회 집행위원장의 약력보고, 한승수 장의위원장(국무총리)의 조사, 박영숙 미래포럼이사장의 추도사, 그리고 천주교, 불교, 기독교, 원불교의 종교의식과 헌화-분향, 폐식 순으로 이어졌다. 영결식을 모두 마친 뒤 고인은 동교동 사저로 이동한 뒤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박영숙 미래포럼이사장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참석자들이 하얀 모자를 쓴 채 영결식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이날 영결식은 시종일관 엄숙한 분위기에서 치러졌으나 이명박 대통령 내외의 헌화 순간 남성 참석자 한 명이 "위선자"를 외치며 장내가 다소 시끄러워지기도 했다. 

    앞서 한승수 장의위원장은 조사를 통해 “대통령님은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민족화해를 실현하기 위해 헌신해 오셨다”며 “대통령님은 국내뿐 아니라 국제사회도 높이 평가하는 우리 현대사의 위대한 지도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분단이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화해와 교류협력의 큰길을 열고, 2000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여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인 일은 우리 모두의 자랑”이라며 “특히 민주화의 기적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님처럼 민주주의에 대한 강인한 신념과 불굴의 용기를 가진 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영숙 미래포럼이사장은 추도사를 통해 “지난 세월 죽음의 고비를 기적적으로 극복해 내신 대통령님이시기에 ‘대통령님을 한번만 더 돌려주시라’는 이희호 여사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아 기적이 일어날 줄 의심치 않고 있던 우리에게 서거의 비보는 큰 충격이었다”고 애통해 했다.

    이어 “대통령님은 다섯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한 번도 불의와는 타협하지 않았던 진정한 민주투사였고 사상 초유의 외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해낸 준비된 대통령이었으며, 햇볕정책으로 남과 북의 미움을 녹여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낸 민족의 지도자였다”고 평가했다.

    박 이사장은 또한 “‘행동하는 양심이 되라’는 마지막 말씀을 새기겠다”며 “당신의 국민들이 울고 있으니 하늘나라에서라도 저희를 인도해 달라. 김대중이 없는 시대가 실로 두렵지만 이제 놓아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옷을 입은 시민들이 국회의사당 부근에 앉아 대형전광판으로 영결식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영결식이 모두 끝난 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운구가 동교동 사저로 향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이어진 헌화와 분향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하던 이희호 여사는 부축을 받아 걸음을 옮겨 간신히 헌화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 내외, 전두환, 김영삼 전 대통령 내외와 권양숙 여사가 함께 헌화했다. 이어 3부요인과 여야정당 대표들이 함께 헌화했다.

    뒤이어 성악가 김영미씨와 평화방송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고인을 추모했으며 3군 조총대가 조총발사로 고인의 가는 길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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