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규엽 “진보원탁회의, 중도 견인, 권력교체”
    이용길 “구체적 공조부터, 서민중심 복지연합”
        2009년 08월 21일 02:5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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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당 세력의 단결과 통합을 위한 민주노총 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 주최 3차 토론회가 21일 오후 1시부터 서울 대방동 여성프라자에서 열린다. 이번 토론회는 1, 2차 내부 각 정파간 토론회에 이어 드디어 각 진보정치 세력이 한 자리에 모여 진보정치세력의 단결과 통합에 대한 각각의 입장을 밝히고, 토론에 나선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사회당과 사회주의 노동자 정당 건설 준비모임(이하 사노준)은 ‘진보정치세력 단결’에 대해 이견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이명박 정권의 공세에 고전하면서도 대안야당으로서의 입지도 민주당에 주도권을 내준 상황에서 2010년 지방선거라는 중대한 정치적 일정을 앞둔 진보정치세력의 단결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하다.

       
      ▲ 지난 7월 8일 열렸던 통취위 2차 토론회

    그러나 발제자들은 ‘통합’으로 나아가는 데는 각자 입장을 달리했다. 현실 진보정치에서 가장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통합’을 전제에 놓고 반신자유주의-6.15 공동선언에 대한 찬성을 그 조건으로 내세운데 반해 진보신당은 ‘통합’이 전제되지 않은 ‘연대-공조’를 강조했다. 사노준은 "민족주의-사민주의로는 진보정치의 통합을 이룰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규엽 민주노동당 새세상연구소장은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구조와 성격은 진보대연합을 하지 않고 진보진영의 집권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며 "노동자 민중을 중심으로 한 상층 연대를 성사시켜 우선 대중운동과 주요 선거에서 진보대연합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최규엽, "시민단체 포함 진보원탁회의, 반신자유주의-6.15공동선언"

    최 소장은 이어 "민주노동당은 진보대연합을 추진하기 위한 준비단계로써 진보정당과 시민사회단체가 포함된 진보원탁회의를 제기할 수 있다"며 ‘민주노동당 중심’의 진보정치대연합을 주문했다. 특히 "10월 재보선, 2010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민주노동당이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고 6.15공동선언에 찬성하는 진보정치대연합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당 안효상 교장은 "진보정당의 재구성 노력과 노동조합 운동의 사회적 확장 노력은 서로를 강제하고 추동하는 힘이 될 수 있다"며 "진보를 자임하는 정치 세력은 올바른 상황 인식에 입각한 과제의 도출을 중심으로 단결과 통합의 시도해야 하며, 특히 정치제도 개선과 현안의 공동조직화, 선거연합 등을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 교장은 "물론 이러한 과정은 철저하게 민주적이고 대중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며 "통합의 전제와 과정은 기존의 진보 정치 공과에 대한 철저한 평가여야 하며 각 정치세력이 가진 궁극적인 목표 혹은 윤리적 태도와는 별도로 중기적인 정치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해 기존 진보정치 세력을 그저 더하는 것이 아니라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신당 이용길 부대표 역시 "정치조직 분립에 대한 답이 무조건 통합인 것은 아니기에 무조건 통합부터 하라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올바른 해법이 되지 못한다"며 "지금 이야기 되어야 할 것은 막연한 ‘통합’이 아니라 구체적인 공조와 이를 위한 토론으로, 최소한의 공조는 이미 울산북구 재보선과 쌍용차 투쟁과정 등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이용길, "구체적 공조부터"

    사노준 장혜경 팀장은 "민족주의 입장은 한국사회의 성격을 제대로 보고 있지 못하며, 사민주의 실험은 단 한 번도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사회주의 사회를 건설한 적이 없다"며 ‘사회주의 연대’를 강조했다. 이어 "큰 틀에서 노선적 동의와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크게 뭉치고 단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나 당이 대중조직도 아닌데, 노선적 차이에도 무조건 뭉쳐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적인 통합보다는 각 진보정당세력이 각각의 노선을 가지고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활동을 펼쳐나가면서 대중으로부터 지지받고 검증받는 활동을 펼쳐나가야 한다"며 "대중조직은 노조 내 다양한 정치세력의 활동을 인정하면서 조합원들의 정치적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문에서는 ‘반MB연대’에 대한 진보정치세력간의 입장차도 드러났다. 2010년 지방선거 등에서 ‘진보정치가 연합전선을 형성해야 한다’는 인식에는 대부분 동의했으나, 이것이 ‘반MB연대’로 나아가는 것에 대해 사노준은 반대 입장을 드러낸 반면, 실질적으로 이 연대에 참여하고 있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진보정치연합을 바탕으로 ‘반MB연대’를 이끌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혜경 팀장은 "노동자민중운동, 진보진영에서는 노무현-김대중 등 신자유주의세력의 계급적 본질과 행태는 망각되고 대중의 정서에 영합한 칭송과 성과만이 부각되고 있다"며 "그러나 여기에는 지켜야 할 기본원칙이 있는데, 그것은 노동자민중운동(진보운동)의 독자적 목소리와 독자적 운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길 부대표는 "야당공조가 ‘민주대연합’ 노선의 반복인 ‘반MB연대’ 수준에 그치는데 문제의식을 갖고 ‘서민 중심 복지연합’, ‘경제민주화 연합’으로서 ‘민들레 연대’를 새 방향으로 제시했다"며 "민주노총 등 진보정치세력에 우호적인 대중운동, 시민사회운동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정당 간 공조와 이를 둘러싼 논의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진보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압력을 넣으며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강조했다.

    최규엽 소장은 "진보진영과 진보적 시민사회단체가 단결하면 중도보수 진영을 견인할 수 있으며, 과거와 달리 권력창출단계에서 진보적 권력교체가 가능한 범 진보적 후보를 현실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한걸음 더 나아가기도 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을 제외한 진보정치세력 발제자들은 통추위가 소속되어 있는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철회하고 있지 않는 만큼, ‘배타적 지지’가 "오히려 진보정치 세력의 통합을 막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규엽, "중도보수 견인 진보적 권력교체" … 이용길, "서민 중심 복지연합"

    장혜경 사노준 직무대행은 "민주노총 통추위가 추진하고 있는 진보정당세력의 통합(및 재창당)과 배타적 지지방침의 유지는 실패한 과거의 실험을 또 다시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에 대한 안주는 노조 내 민노당과 다른 정치세력의 활동을 원천적으로 배제하면서 자본가 정당에 대한 지지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인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용길 진보신당 부대표 역시 "진심으로 통합을 바란다면 지난 10년간의 철저한 반성과 평가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과연 민주노총은 이러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는가?"라며 "단적으로 민주노총은 ‘배타적 지지’방침을 전혀 변경하지 않고 있는데, ‘통합’을 훈수하고 중재할 위치에 서기 위해 꼭 필요한 자기 입장 정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토론회는 최동준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의 진행으로 최규엽 민주노동당 새세상연구소 소장, 이용길 진보신당 부대표, 장혜경 사노준 정책기획팀장, 사회당 안효삼 정치학교 교장이 발제자로 참여하며 <프레시안> 윤태곤 기자, 손혁제 경기대 교수, 장시기 민교협 상임의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토론자로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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