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사까지 근조현수막?
By 내막
    2009년 08월 18일 07: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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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서거’였기 때문인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보를 접한 정치권은 지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와 달리 차분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충격적인 서거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공감하면서도, 고인 스스로의 건강상태와 85세라는 나이가 충격을 완충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상주’를 자처하는 민주당은 물론 민주노동당과 심지어 한나라당까지 각 중앙당과 지역당사 등에 애도현수막을 걸기로 결정하고 북한에서 조문단이 올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조문정국이 의외로 국민적 민족적 화합분위기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노당도 중앙당에 분향소 설치
 
18일 오후 각각 긴급 지도부대책회의를 가진 한나라당과 민주당, 민노당 등 3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기간 추모의 예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하는 한편 중앙당 및 시도당 각 지역위원회의 사무실에 애도 현수막을 걸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4시 대책회의를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가 최대한 엄숙하고 장중하게 진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원칙 아래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옥외 투쟁과 각종 행사를 추도 및 장례기간 중 일시 중단하고, 중앙당 및 시도당 각 지역위원회의 사무실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조문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도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중앙당과 광역시도당에 일제히 애도현수막을 게시하는 한편 중앙당사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국민분향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사이버 분향소를 동시에 설치하기로 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한나라당도 근조 플래카드를 걸기로 했다는 점인데, 한나라당은 "각 시도당 사무실과 국회의원 사무실, 지자체 의원 사무실 등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근조 플래카드를 게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혀 플래카드 수로만 따지면 가장 많은 플래카드를 거는 당이 한나라당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큰 영향 없을 것"

진보개혁진영 일각에서는 정신적 지주이자 구심점이 사라졌다는 점은 큰 손실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정치권 전반적으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가 향후 정국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지만,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18일 <레디앙>과의 전화통화에서 "퇴임을 한지 오래됐고, 연로한 다음에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그분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이미 마음속에 내려져 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가 정국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홍형식 소장은 특히 "노무현 대통령 서거와 비교해 누구 때문이냐고 따질 만한 오해의 여지도 별로 없어서 책임 논쟁도 없을 것이고, 정적관계에 있는 사람들도 다 병문안을 간 다음에 서거했다"며, "김대중 대통령의 장례는 아주 차분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소장은 "물론 단기적으로는 진보개혁진영의 정신적 지주 한 축이 무너졌지 때문에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논의가 진행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이라고 전망했다.

홍 소장은 "DJ는 3김 정치에서 마지막까지 권위를 유지하고 버티던 유일한 인물로, 지금까지는 그의 존재 자체가 오히려 새로운 지도자의 등장을 어렵게 만들었던 측면이 있다"며, "오히려 DJ의 서거는 새로운 인물이 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DJ 이후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인물에 대해 홍 소장은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에 초재선급 인물들이 많이 있다"며, "오바마의 나이가 47살인가 되는데, 모두 오바마보다 나이많은 중고신인들"이라고 지적했다.

새 구심점은 스스로 만들어야
 
홍 소장은 특히 "청와대는 이미 야당의 지리멸렬함을 간파하고 제 갈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은 새 살이 돋아나야 할 때로, 새 인물이 등장하거나 또는 기존 인물들을 억누르던 틀이 벗겨져서 사람들에게 새롭게 다가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도 이날 <레디앙>과의 전화통화에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구심점이 사라졌다는 상실감이 있을 수 있겠으나 진보진영에서 볼 때에는 두 분이 진보개혁진영을 모두 아우르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철 대변인은 "구심점은 인물로도 필요하지만 내용적으로 채워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며, "앞으로 운동해가는 과정에 우리가 스스로 구심점을 만들어 가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북회담했던 두 정상의 퇴장

반면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이날 <레디앙> 기자를 만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조금만 더 살아 계셨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존재가 새로운 정치인의 등장에 장애일 수 있다는 평가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우위영 대변인은 "김대중 대통령이 현실정치에서 역할을 하지 않으신지 오래됐기 때문에 결국 그분의 뒤를 이을 만한 인물이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은 것은 후배 정치인들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우위영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돌아가심에 따라 우리 국민들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이라는 남북관계의 역사를 새롭게 쓴 양대 선언을 이끌어냈던 두 전직 대통령을 모두 잃는 크나큰 상실 앞에 서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책임론 제기는 과도해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19일 <레디앙>과의 전화통화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로 내 몸의 반이 무너져내렸다고 할 정도로 김 전 대통령께서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고, 앞으로 이분이 살아오면서 지켜온 민주주의와 남북관계, 서민들의 생존권 같은 핵심가치가 훼손된 것에 대한 아쉬움과 답답함은 계속 토로하게 되겠지만 김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정부의 책임을 묻기는 과도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정치이슈로 삼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우상호 대변인은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가 정치권과 남북관계 전반에 화해분위기를 불러오는 전환점이 될 수 있지않느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설령 그렇게 되더라도 그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이 정상으로 환원되는 초보적인 과정일 뿐"이라며 "전기가 마련됐다고 해도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현 정부가) 더 진전시킬 수 있었던 것을 많이 후퇴시킨 것은 사실이지 않느냐"며, "장례기간중에 정쟁을 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동안 진행하고 있던 모든 투쟁과 활동을 중단했지만 현안과 이슈가 사라진 것은 아니니까 장례기간이 끝나고 추모분위기가 정리되고 나면 다시 나름대로 대응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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