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다시 살아오는 고 이정미 열사
        2009년 08월 18일 09:2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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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전 이정미 열사는 위암으로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악랄한 청구성심 자본에 맞서 노동조합 깃발을 한 번도 놓지 않았던 열사는 2006년 8월 19일 6년 동안 투병생활을 끝으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96년부터 청구성심병원노동조합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사용자측의 협박과 악랄한 노조 탄압에 맞서고 2001년 위암이 발병한 이후 수술과 치료를 병행하는 투병과정에서도 청구성심병원 노동조합 조합원들의 정신질환 집단산재 투쟁에 헌신적으로 나섰습니다. 재발된 위암 투병 중에도 2004년 ‘노조탄압에 의한 정신질환 집단산재 인정’을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위암 투병 중에도 헌신적 활동

       
      ▲ 고 이정미 전 청구성심병원노조 위원장.

    어느 해든 우리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신 열사를 제대로 한 번 여유 있게 추모할 수 있었겠습니까 만은 올해는 유난히도 여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함께 살자며 77일 동안 목숨을 건 옥쇄투쟁을 벌인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모습이 청구성심병원 노동자들의 삶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청구성심병원 사용자는 여전히 노조와해를 위한 상식 이하의 태도가 변함없고 단체교섭도 차이가 없습니다. 청구성심병원 단체교섭에 대한 생각,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 등등 이런 저런 생각에 밤잠을 설치게도 하고 애꿎은 동료들에게 하소연하기도 합니다.

    조합원들과 간부들이 사측의 노조탄압과 감시, 폭행, 왕따로 집단 정신우울증이 생겼습니다. 사측 관리자만 보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습니다. 온몸 비장함을 감싸 안은 채 근무하고, 단체교섭하고, 악을 빡빡 쓰면서 노동조합을 지키고, 지역 보건의료 노동자 조직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일상에, 이 삶에, 고 이정미 열사는 가슴 속에서 살아납니다. 어렵고 힘들 때마다 열사가 온 몸으로 부딪혀 살아온 모습을 떠올리며 어제의 활동을 평가하고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오늘의 활동과 내일에 대한 고민도 합니다.

    이정미 열사는 이 땅에서 여성노동자로, 보건의료노동자로, 영세중소사업장 노동자로 살았습니다. 열사가 세상과 이별하는 순간까지도 이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노력했던 고 이정미 열사의 정신을 기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야 될 여성노동자, 병원노동자, 중소영세, 미조직 사업장 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 하기 위해 2007년 ‘이정미 열사 정신계승 추모 사업회’를 꾸렸고 ‘이정미 노동자상’을 제정하였습니다.

    기륭분회, 재능교육지부에 이정미 노동자상

    2008년 2주기 추모제를 맞이하여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에 처음으로 이정미 노동자상을 수상했고 또한 긴 시간 힘들게 투쟁해온 이랜드-뉴코아 동지들에게 투쟁기금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를 선정하여 오는 8월19일 10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이정미 열사 3주기 추모제 때 수상을 할 예정입니다. 재능지부는 노조탄압분쇄/ 단체협약 원상회복/ 해고자 원직복직 쟁취를 위해 600일이 넘게 끈질기게 투쟁하고 있습니다. 자본과 공권력의 악랄한 탄압에도 타협하지 않고 힘들고 어렵게 투쟁하면서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을 앞장서서 몸소 실천하고 있습니다.

    열사를 떠나보낸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습니다. 자본의 끊임없는 탐욕 앞에 나뒹굴고 있는 우리 노동자들의 삶이 열사가 한참 투쟁했던 그 때와 다르지 않습니다. 앞으로 겪어야 할 일과 헤쳐 나가야 할 것이 열사가 치열하게 투쟁하던 때보다 더 많은 것 같지만 그래도 우리 손 놓지 않고, 함께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8월 19일(수) 10시에 마석 모란공원 이정미 열사 묘소 앞에서 3주기 추모제를 하면서 열사에게 소주 한잔 올리고 조합원들과 같이 소주 한 잔 마시며 다시 마음을 다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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