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노 진출, 결정적 변수 아니다”
        2009년 08월 14일 02: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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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중인 이창우(왼쪽)와 김석준 진보신당 부산시당 위원장

    이창우: 시장 출마 결심은 언제쯤 하셨는지요?

    김석준: 출마 결심이라기보다 출마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상황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아직도 집사람이나 주변에서는 출마에 대해 엄청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적지 않습니다.

    이: 이번이 세 번째 출마입니다. 첫 번째 출마는 ‘빚을 갚겠다’는 것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국립대 교수로 여러 모로 부담스러울 수 있을 텐데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 2002년 처음 출마할 때에는 그동안 민주화와 우리 사회의 변혁을 위해 활동하다 옥고를 치르거나 고초를 겪은 분들에 대해 빚진 마음을 덜기 위해서 남들이 잘 나서지 않는 진보정당의 후보로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06년 출마할 때에는 그 동안 진보정당 운동을 해 오면서 직접 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 분들에게 새로 생긴 빚을 갚는 마음으로 출마를 했습니다.

    얼어죽을 각오로 분당했으니,  본인이 출마

    이번에 또 출마하는 일이 정말 많이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제대로 된 진보정당을 만들겠다고 얼어 죽을 각오를 하고 민주노동당으로부터 탈당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든 진보신당이 작년 총선에서는 원내 진입에 실패하고, 올해 4월 재선거를 통해 겨우 한 석의 의석을 마련했을 뿐입니다.

    다가올 2010년 지방선거는 진보신당의 미래를 좌우할 선거입니다. 그런데 지방선거에서는 자연히 광역단체장을 중심으로 선거판이 짜이게 됩니다. 그리고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TV 토론에 참여할 수 있나 여부가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현행 선거법상 원내 5석 이상을 가진 정당이나 전국 선거에서 3% 이상 득표한 정당의 후보는 자동적으로 TV 토론에 나갈 수 있습니다만 아쉽게도 진보신당은 이런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저는 직전 선거에서 10% 이상 득표를 했기 때문에 TV 토론에 나갈 수 있습니다. 이런 조건 때문에 저라도 출마를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상황 판단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이번 선거는 진보정당이 나누어진 상태에서 치러지는 선거입니다. 표가 분산될 것으로 보이는데 더 어렵지 않을까요?

    김: 진보정당이 나누어져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우선 기본 지지층인 민주노총 조합원들도 분열되거나 심지어 선거에 무관심해질 우려도 있습니다. 그리고 진보정당을 지지하려는 시민들도 실망하거나 부담스러워할 수 있습니다.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도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차이가 무엇인지, 왜 갈라서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고, 그런 과정에서 두 당간의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수도 있어서 참 곤혹스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선거에서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이후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또는 그 이전부터라도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감안하면서 후보 단일화 등의 선거 연대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선거 반MB연대, 필요하나 일반화는 어려워

    이: 지난 4.29 재선거와 경기도 교육감 선거의 민심은 진보-개혁 진영이 단결하면 한나라당을 꺾을 수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런 평가를 쉽게 일반화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석하시는가요?

    김: 사례마다 조금씩 조건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반화하기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나 부산의 경우처럼 한나라당이 시장부터 국회의원,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까지 거의 전부를 독점하고 있는 이런 구조를 한 부분이라도 깨뜨리기 위해서는 진보 개혁 진영이 힘을 모아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적극적으로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반MB 연대 기구 구성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진보신당에게 이런 상황은 위기일까요? 아니면 기회일까요?

    김: 흔히 이야기하듯이 위기와 기회는 따로 존재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위기도 풀어내기에 따라서 기회가 될 수 있으며, 기회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위기로 전환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주체의 역량과 의지, 노력입니다.

    반MB 연대기구는 진보신당에게는 위기이면서 동시에 기회라고 봅니다. 솔직히 우리 역량이 그리 크지는 않지만 우리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이 연대기구 내에서 치밀하고 치열하게 활동하느냐에 따라 당의 외연을 넓히고 지지층을 확장할 가능성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당의 정체성이 헷갈리면서 존재감마저 상실할 우려도 있다고 봅니다. 결국 우리가 하기 나름이라 생각합니다.

    이: 친노세력이 결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가 지방선거 직전입니다. 이런 흐름이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김: 친노세력의 결집이 하나의 변수로 등장은 하겠지만, 전국적인 차원에서는 그다지 결정적인 변수가 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다만 부산을 비롯한 영남권에서 나름대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노 전대통령 1주기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그런 만큼 선거운동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그때 만들어질 정치지형이 어떤지에 따라서 영향력의 방향이나 위력도 달라질 것입니다.

    이: 지난 <시사인>에서 문재인 변수를 대입해 실시한 시장선거 여론조사에서 문재인의 파괴력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록 문재인씨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지만 만약 그 여론조사와 같은 지지율을 갖고 문재인씨가 출마한다면 김 위원장의 입지가 굉장히 협소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MB연대의 요구가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표출될텐데 이런 경우에도 진보신당 후보로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요?

    문재인 출마 경우, 관계 등은 당원과 함께 판단

    김: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럴 경우 끝까지 완주할 것인지, 완주를 하지 않는다면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지금으로서는 쉽게 답변 드리기 어렵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런 경우 당원들의 의견을 묻고 존중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진보신당 부산시당의 지방선거 준비 속도가 그렇게 빨라 보이진 않습니다. 선거 방침에는 후보 조기 가시화라고 되어 있는데 지금 가시권이 보이는 후보는 시장후보 외에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이 좀 답답하실 것 같은데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김: 원래 보수정당에서는 선거에 나서고 싶은 사람이 많아서 탈이고, 진보정당에서는 나서려는 사람이 적어서 문제입니다. 그런 만큼 후보를 세우고 준비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기왕 나서려면 빨리 결심하고 미리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봅니다. 부지런히 지역의 당원들을 만나면서 함께 고민하고 힘을 모아 좋은 후보들을 많이 찾아내고, 다부지게 준비하여 한판 승부를 멋들어지게 만들어내도록 하겠습니다. 당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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