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 병문안 가기 전에 해야 할 일
        2009년 08월 13일 11:0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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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내년에는 어려워진 경제 상황과 늘어나는 실업자들로 인해 빈곤층이 눈덩이처럼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구조조정 등의 영향이 내년에 본격적으로 작용하면서 사회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빈곤층의 숫자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는 이명박 대통령조차 승합차 때문에 국민기초생활보호법 상의 수급 대상자에서 탈락한 ‘승합차 모녀’를 언급하면서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신빈곤층에 대한 지원대책을 지시한 바도 있었다. 실제로, 최근 경제난으로 인해 소득은 감소하였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기초생활보장 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이 401만 명으로 지난 1년 동안 33만 명이나 증가하였다는 보고도 있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입원한 병원을 찾은 이명박 대통령이 이희호 여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그런데 이 와중에 정부가 오히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 대상자를 줄이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제출한 ‘2010년 예산 요구안’을 보면, 정부는 올해 163만 2,000명인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 대상자를 내년에 162만 5,000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기초생활보장 급여 대상자 가운데 주거급여를 받는 사람도 올해 154만 6,000명에서 내년에는 153만 9,000명으로 7,000명이 줄어든다.

    무너져가는 복지정책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보며, 현 정부가 각종 감세 조치와 4대강 개발 등으로 초래된 세수의 부족분을 복지예산 축소로 보완하려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는 부자 감세 때문에 뚫린 세수 구멍을 힘도 없고 정치적으로 조직되어 있지 못해 사회적 발언을 할 수 없는 극빈층의 부담으로 돌리려는 치졸한 노력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실, 지금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소외계층 국민들이 사회안전망의 혜택으로 누리고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란 어떠한 제도인가? 이는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인해 급증하는 노숙자와 극빈자들을 위해 김대중 정부시절 도입된 것으로, 한국 복지국가 건설 투쟁사에 길이 남을 중요한 제도이다. 때문에 김대중 전 대통령도 퇴임 이후 자신의 치적을 거론할 때 빼먹지 않고 주로 거론했던 것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였다.

    이 법은 빈곤선 이하의 저소득 국민에게 생계·교육·의료·주거 등 최소한의 기초생활을 시혜가 아닌 시민적 권리로서 국가가 제도적으로 보장해 줄 목적으로 기존의 생활보호법을 폐지하고 새로 제정한 것이었다. 이 법을 통해 ‘가족의 소득 합계가 최저생계비 이하인 가구’는 누구든지 국가의 보호 대상으로 간주된다.

    여기서 최저생계비는 국민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최소한의 비용으로서, 전문가 · 공익대표 · 공무원들로 구성되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매년 결정된다. 이 법에 의하여 지급되는 급여에는 생계급여·주거급여·의료급여·교육급여·해산급여·장제급여 및 자활급여의 7종이 있다. 급여는 현금지급을 원칙으로 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역사적 의미

    이 법의 제정 과정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15대 국회 당시 초선으로 국회의원이 된 이성재 의원(현 변호사)이 이를 주도하였고, 현재 복지국가소사이어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진영 교수 등의 많은 진보 개혁적 학자들과 수많은 시민사회단체들과 그 활동가들이 전국적 수준에서 힘을 총동원하다시피 하여 관료사회의 집요한 반발을 무릅쓰고 이 법을 쟁취해 내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를 복지세력이 복지국가로 가는 여정에서 얻어낸 자랑스러운 전리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법의 제정을 통해 우리는 "가난은 나랏님도 어쩔 수 없다."는 수천 년 동안 내려온 우리나라의 오도된 속담을 단숨에 바꾸어 버릴 수 있었다. 가난이야 말로 국가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이 법의 제정 이후, 최소한 제도상으로는 더 이상 이 땅에 굶어 죽는 사람, 겨울에 길거리에서 얼어 죽는 사람,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득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은 없게 되었다. 이 법의 제정 과정은 그리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제정은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 복지국가 건설 과정의 쾌거였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 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다시 공격받고 위축되는 듯 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리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현 정부에게 163만 2,000명에 달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대상자가 내년에 7,000명이나 감소할 것이라는 근거가 어디 있는지 묻고 싶다.

    집값 폭등이 다시 시작되고, 전․월세 값의 증가가 하루하루 서민들의 삶을 옭죄는데, 기초생활보장법상 주거 급여의 대상자가 7,000명이나 감소하여 390억 원의 예산이 줄어든다는 근거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MB, 기초생활보장법의 입법정신 계승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병문안을 보며, 그것이 어떤 진정성 보다는 그저 정치적 행위에 그치는 것이라는 강한 인상을 받게 된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이 내용도 없고 허울뿐인 정치적 행위에 골몰할 때가 아님을 인식하기 바란다.

    그 보다는 김대중 대통령 재임기간 중의 중요한 업적으로 평가 받고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입법 정신을 보다 잘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것이 병상에서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현 정부가 할 수 있는 진정한 병문안인 것이다.

    2009년 8월 13일
    사단법인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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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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