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MB 연대’ 넘어 ‘민들레 연대’로
        2009년 08월 12일 02: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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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악법 저지에서 보였던 강고한 연대는 쌍용자동차사태에선 실종상태나 다름없었다. 이미 진행된 금산분리 완화입법이나 앞으로 다가올 의료민영화 입법에 다가서면 이 정책의 시발점과 관련하여 강고한 연대를 말하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반민주성을 띤 ‘MB악법’,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시민사회단체의 탄압 등 이명박 정부의 민주적 퇴행성에 반발한 ‘반MB연대’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맞서는 틀이 되고 있고, 그 필요성도 상존하나 정치적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 토론회(사진=정상근 기자)

    ‘반MB연대’가 형성되기 시작한 지난해 촛불정국부터 올해 초 ‘MB악법’정국, 서거정국까지 거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30%선을 오가고 있으나, ‘반MB연대’의 중심축인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의 지지율 역시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그 증거다.

    "반MB연대가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아"

    그럼 87년 범국본과 유사하게 광범위한 야권의 연대가 형성되었으면서도 이들이 현실정치에서 좀처럼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보신당이 12일 오전 10시부터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개최한 토론회는 ‘반MB연대’의 주변부에 머물렀던 진보진영이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자리가 되었다.

    발제를 맡은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반MB연대’가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노 대표는 “노무현 정부는 87년 이래 가장 ‘좋은’ 정부인 점도 있지만 반면 87년 이래 가장 ‘나쁜’ 정부를 탄생시킨 정치적 배경이 되었다”며 “정치 민주주의의 발전에 반해 사회경제적 민주주의가 후퇴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87년 6월 항쟁은 7~9월 노동자 대파업투쟁을 외면했고 심지어 억압까지 했다”며 “87년 이래 대통령으로 당선된 5명 중 3명이 6월 항쟁 출신이었다면, 7~9월 노동자 대파업투쟁의 주요 참가자들은 구속과 수배를 반복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대근 <경향신문> 정치국제에디터도 “이명박 정권을 악마화하고 이를 부정하는 것은 한국사회의 정치적 문제가 이명박 정권의 ‘타도’로 일거에 해결될 수 있다는 환상의 유포에 다름아니”라며 “이는 20년 전 담론의 복귀이자 한국 민주주의 과제를 20년 전으로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기 연세대학교 교수 역시 “‘반MB연대’의 정치적 의미는 있겠으나 중요한 것은 ‘컨텐츠’”라며 “‘반MB연대’가 ‘민주 대 반민주’, ‘신자유주의 대 반신자유주의’의 측면이 있으나 최근 몇 개월의 흐름은 ‘민주 대 반민주’만 강조되었을 뿐, 신자유주의 대 반신자유주의의 축은 부각되지 않았다. 이는 ‘비판적 지지’와 비슷한 것으로 언제든 다수파의 패권주의 전략에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들레 연대, 사회경제민주주의, 초록생태민주주의

    문제는 ‘대안’이다. 노회찬 대표는 “현재의 ‘반MB연대’는 ‘대안연대’가 아닌, ‘반대연대’에 머물고 있다”며 ‘민들레 연대’를 주장했다. 노 대표는 “사회경제 민주주의를 충실히 진전시켜 나가면서, 작년 촛불 시위의 시대정신을 받아 안은 초록 생태 민주주의로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 노회찬 대표(사진=정상근 기자)

    ‘민들레 연대’에 대해 노 대표는 “맞서 싸울 상대는 ‘MB’가 아닌 약탈투기연합세력인 ‘MB족’”이라며 “정치적 민주연합을 넘어 사회경제적 민주화연합이 필요하며 ‘민들레’란 이름은 ‘민(民)들의 연대’란 뜻으로 서민의 끈질긴 생명력과 생활력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들레 연대’는 바로 지금부터 그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며 “야당 공조의 방향을 지금 이 시점부터 위의 정책지향들을 추진하는 쪽으로 돌려야 하며 미디어법 무효 확인투쟁을 지속하면서 동시에 공세적으로 첨예한 사회경제 쟁점들을 제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 대표는 이를 위한 야당 공조의 당면과제로서 △(비정규직법)기간제보호법 및 파견법 폐지와 기간제 사용 사유 제한 도입 △부자기여세 등 부자 증세와 실업부조제도 도입 △4대강 살리기 사업 저지와 토지․주택 공개념 도입 △독일식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며, 이 중 비정규직법 개정을 핵심 정치 쟁점으로 꼽았다.

    비정규직, 조세, 주택, 비례대표제

    그러나 이에 대해 손호철 서강대 교수는 “‘반MB연대’와 ‘반MB대안연대’와의 관계가 의문”이라며 “외연을 같이 하면서 내용을 다소 급진화 시키자는 것인지, 외연에서조차 기존의 반MB연합과 다른 것인지 명쾌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반MB대안연대, 서민중심의 복지연합을 주장하려면 그 프로그램들이 보다 구체화되어야 할 것"이라며 "복지 없는 복지연합 제안이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대안론 역시 지나친 대안강조론, 대안환원론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대안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다른 문제들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알리바이로 악용될 수 있으며 문제는 대안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대안을 관철시킬 수 있는 사회적 힘이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대근 <경향신문>에디터도 “이명박 정부 반대의 영향력은 박근혜 및 친박세력 > 자유선진당 > 민주당 > 진보정당의 순”이라며 “민주당이 혼란스럽고도 모호한 정체성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한계와 약점을 은폐코자 이명박 반대투쟁을 적극 주도하고 있지만 반대여론을 정치적으로 동원하고 조직하는 효과는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MB진보연합’이 반대의 본질과 이명박 정권의 한계를 폭로하고 대안을 확산할 수 있고, 보수의 균열과 붕괴가 목격되는 상황에서 진보적 담론의 확산을 통해 진보적 여론의 형성과 정치적 조직화를 꾀할 수 있으나 현재의 조건에서 고립될 수 있다”며 “민주대연합과 함께 이중의 연대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종인 전 국회의원 역시 “노무현 정권이 사회경제적 개혁을 요구받고 출범했고, 탄핵국면으로 행정부에 이어 입법부까지 국민들이 밀어줬지만 오히려 한나라당과의 연정을 시도했다”며 “이제 우리는 참여정부를 넘는 새로운 정책을 말해야 하며, 출산, 보육, 주거, 교유그 의료 등에 대한 확실한 견해를 가지고 정치전략에서 힘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계개편할 수밖에 없다"

    한편 노 대표는 토론회에서 “‘반MB대안연대’의 실질적 구축을 위해 현 정당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편하는 수밖에 없다”며 ‘정계개편론’을 꺼냈다. 노 대표는 “위의 정책 지향이나 당면과제에 동의하는 세력을 중심으로 새로운 질서를 짜야 하며 야권 전체가 ‘뉴 민주당 플랜’식의 필패의 길과 ‘민들레 복지, 생태, 평화 연대’의 길을 놓고 일대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손호철 교수는 “대안과 복지연합의 수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기본적으로 ‘반MB대안연대’란 다양한 정치세력이 현 국면에서 급박한 과제를 중심으로 연합한 ‘최소강령적 연합’내지 ‘중간강령적 연합’을 기준으로 다양한 정치세력이 헤쳐모이는 것이 각자 정체성을 가지고 연대하는 것보다 바람직한 경로인지 의심스럽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진보신당 미래상상연구소 노중기 소장의 사회로 노회찬 대표가 발제에 나섰으며 토론자로 김호기 연세대학교 교수, 손호철 서강대학교 교수, 이대근 <경향신문>정치국제에디터, 임종인 전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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