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영화 주장’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에
    가속 붙은 ‘MBC 장악’…노조, 강력 반발
    By mywank
        2009년 08월 10일 05: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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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8기 이사장으로, 국회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여당 측 위원장이었던 김우룡 한양대 석좌교수가 선출되었다. 이로써 친정부 인사들이 방문진 이사에 대거 임명되면서 본격화된 정권의 ‘MBC 장악 기도’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7월 뉴라이트전국연합의 토론회에서 MBC 지방 계열사를 매각한 뒤 매각 대금으로 정수장학회 지분 전체를 방문진이 인수하고, 이 가운데 60%를 일반 국민에게, 10%를 사원들에게 매각하는 구체적인 ‘민영화 방안’을 제안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언론노조 MBC 본부 조합원들이 방문진 이사회를 마치고 나온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의 차량을 가로 막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또 김 이사장은 지난달 이민웅 ‘공영방송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 공동대표가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의 ‘방문진 이사 사전내정 의혹’을 폭로한 뒤, 야당 및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의혹의 대상자로 지목되어 왔다. 결국 이번 방문진 이사장 선출결과는 그동안의 의혹들이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김우룡 이사장, "열정적으로 일할 생각"

    김우룡 이사장은 이날 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사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며 “열정적으로 일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으며,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위원장 이근행)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부적격 이사 퇴진투쟁’의 수위를 더욱 높이기로 했다.

    앞서 MBC 본부 조합원 5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첫 ‘8기 방문진 (임시)이사회’가 열리는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김우룡 이사 등 ‘부적격 이사’들을 저지하기 위해 피켓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김 이사는 조합원들을 피해 이미 오전 9시경 건물 안으로 들어간 상황이었다.

       
      ▲10일 오전 첫 ‘8기 방문진 이사회’에 참석한 김우룡 교수(오른쪽) 등 방문진 이사들의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경찰은 이날 사복경찰 100여 명을 현장에 배치하고, 건물 정문에 바리게이트 형태의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는 등 MBC 본부 조합원들의 진입을 철저히 가로막았다. 경찰병력 투입은 건물주의 시설보호요청에 따른 것으로 확인되었다.

    "민영화, MBC 존재 이유 부정하는 것"

    조합원들은 “공영방송 소신 없는 방문진 이사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 한편, ‘부적격 방문진 이사’들을 규탄하는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이근행 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김우룡 이사가 이사장으로 선출되면, 정권의 음모가 ‘현실화’되는 것”이라며 “방문진 이사에 임명된 자가 민영화를 말하는 것은 MBC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그리고 (여당 추천 방문진 이사들은) 뉴라이트 핵심 인사들이고 이념적으로 편향성이 있다”며 “방송의 공공성을 지킬 수 없는 부적격자로서, 앞으로 MBC 프로그램에 간섭하고 경영진에게 압력을 행사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10일 오전 MBC 본부 조합원들이 ‘부적격 방문진 이사’의 자진 퇴진을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 본부장은 또 “언론노조 MBC 본부 조합원들은 앞으로 방문진 이사진의 태도를 지켜보며, 투쟁의 수위를 더욱 높이겠다”며 “방문진 이사들의 부적격 사유를 알리는 등 국민들의 공감대를 넓혀가는 투쟁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11시로 예정된 방문진 이사회 시간이 다가오자, 여당 측 추천 이사인 남찬순, 차기환, 문재완(자유선진당 추천) 이사 등이 속속 모습을 나타냈다. 이들을 사복경찰들의 보호를 받으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으며, 조합원들은 이들에게 야유를 보냈다.

    김광동 이사, 조합원들에게 가로 막혀

    오전 10시 55분경, 대표적인 뉴라이트 인사인 김광동 이사(나라정책연구원 원장)가 나타나자 조합원들은 “홍위병 물러가라”, “소신을 밝혀라” 등의 구호를 위치며 필사적으로 그를 가로 막았다. 이에 김 이사는 “공영방송 확보합니다”라는 짧은 말만 남긴 채 이사회장으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과 김 이사를 호위하던 사복경찰 간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광동 방문진 이사(오른쪽)가 MBC 본부 조합원들에게 가로막혀, 이사회가 열리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MBC 본부 조합원들이 이사회가 열리는 건물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자, 사복경찰들이 이를 막으면서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날 최홍재 이사(공정언론시민연대 사무처장) 등 나머지 4명의 이사는 조합원들을 피해 다른 출입구를 이용해 6층 이사회장으로 들어갔으며, 오전 11시경 방문진 이사회는 9명의 이사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릴 수 있었다. 방문진은 이사들의 ‘호선’으로 30여분 만에 김우룡 이사를 8기 방문진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김우룡 이사장을 비롯해 방문진 이사들은 직원 상견례 등을 마친 뒤, 낮 12시 20분경 건물 지하 1층 통로를 통해 황급히 밖으로 빠져나왔으며, 이들을 발견한 조합원들은 차량의 운행을 가로 막으며 거칠게 항의했다. 한편 방문진은 오는 12일 오후 (임시)이사회를 다시 열 예정이어서 MBC 본부 측과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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