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른살, 사회과학을 만나다
        2009년 08월 08일 03: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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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표지

    ‘민주주의가 후퇴한다’는 의심이 사회에 퍼진지는 오래다. 이명박 정부와 국회 다수당 한나라당은 ‘밀어붙이’는 방식 이외의 것을 생각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개조하려 한다. 정치, 사회 전반적으로 몰아붙이는 이들의 행동이 ‘민주주의 후퇴’라는 말을 만들어 낸 것이다.

    『후퇴하는 민주주의』(철수와영희, 손석춘 등, 10,000원)는 2008년 하반기, 월간지 <작은책>이 기획한 ‘일하는 사람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라는 주제의 연속 강연을 엮은 책이다. 손석춘, 김규항, 박노자, 손낙구, 김상봉, 김송이의 강연과 하종강, 서경식의 대담으로 구성되어 있다.

    ‘민주주의 후퇴’를 주제로 달고 있지만 이 책의 부제는 ‘서른살, 사회과학을 만나다’이다. 즉 ‘민주주의의 후퇴’라는 담론에만 머물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사회과학적 문제들에 대한 강연들이 담겨져 있다.

    특히 이 책은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조차 위협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체제의 문제점과 이를 개혁하기 위한 진보주의가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극우가 우파, 우파가 좌파로 통용되는 이 사회에서 서민들을 괴롭혀 온 부동산, 학벌주의, 양극화 등과 재일 조선인 문제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손석춘 새로운사회를 여는 연구원장은 지난 10년이 실제 서민들에겐 ‘잃어버린 10년’이었음을 강조하며 막연하게 노동 해방과 민족 해방을 이야기하는 진보 세력을 비판하며 스웨덴과 베네수엘라 모델을 들어 학습을 통한 주권혁명을 이루어 낼 것을 강조하고 있다.

    김규항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은 한국정치의 기형적 정치지형을 분석한 뒤 군사 파시즘보다 자본의 내면화가 더 무섭다고 주장한다. 박노자 오슬로 국립대 교수는 "대한민국은 과두제"라며 "노동자의 사회적 시민권의 박탈과 재벌의 대사회 장악력"에 대해 설명한다.

    손낙구 전 심상정 의원 보좌관은 부동산에 대해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학벌사회에 대해 강의하며 재일조선인 김송이씨는 재일조선인으로서의 삶을 풀어낸다. 마지막으로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장과 서경식 교수는 대담을 통해 한국 노동 운동의 현주소를 묻는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엮은 만큼 쉽고 간결한 것이 이 책의 특성이다. 그렇지만 ‘후퇴하는 민주주의’라는 말이 너무나 쉽게 사용되는 현 상황에서 ‘민주주의’의 범위에 대한 고민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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