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 입장이 다 관철된 것”
        2009년 08월 07일 11: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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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7일, <원음방송> ‘시사1번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쌍용자동차 협상 타결에 대해 “회사 (구조조정)목표의 90% 이상 달성된 것으로 정리해고와 관련되는 회사 입장이 거의 다 관철되었다”며 “사람을 자르지 않고 구조조정을 해 나가는 더 지혜로운 방법을 모색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평가했다.

    회사, 지혜롭지 못했다

    노 대표는 “회사가 맨 처음에 2,646명 정리해고를 말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이중에서 170명 정도가 구제를 받는 셈”이라며 “좀 더 구제할 수 있지 않았는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2,646명의 정리해고가 정확한 계산에 근거한 것도 아니고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는 무급순환 등 방법도 있지 않았나”고 말했다.

    이어 “이(농성과 협상)과정에서 물, 전기를 끊고 음식을 끊는 비인도적인 일들이 진행된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며 “몹시 유감스러운 사태였다”고 말했다.

    특히 노 대표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쌍용차를 살리는 것이 목적인지 강성노조 기를 꺾는 게 목적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부의 태도가 치우쳐 있다”며 “공기업인 산업은행이 대주주이기에 실제 청와대나 관련 부처에서 결정권을 행사를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겉으로는 노사 자율에 맡긴다고는 했지만, 가장 노조에 대해 강성 입장을 지닌 게 정부였다”며 “한쪽을 굴복시켜서 해결하겠다는 방식, 무엇보다 고용에 대해 가볍게 보는 정부의 정책, 고용을 쉽게 줄이고, 쉽게 없애는 식의 경제 정책을 펴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경찰 공권력 집행방식 심하게 편파적

    또한 공권력 전유에 대한 논란에 대해 “최근 들어 경찰의 공권력 집행 방식이 너무 편파적”이라며 “구사대가 차도를 점거 했을 때는 그대로 두고, 시민사회단체가 차도를 점거하게 되면 경찰이 밀어붙이는데, 이런 식으로 편파적이다 보니 심지어 현직 국회의원까지도 연행을 하고 유원일 의원이 구타를 당해도 경찰이 방관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또한 노조의 투쟁방식에 대해서도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었다”고 지적했지만 “대화와 협상이 안 이루어지고 정부는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는 위협만 가하니 서로가 전투적인 상황으로만 자꾸 내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쌍용자동차의 과제에 대해 “우선 합의된 내용대로 쌍용자동차가 빠른 시일 내에 회생을 해야 하며 이는 우리나라 전체 산업 적인 차원에서 정부가 적절한 책임을 지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뒤 “두 번째는 상처를 아물게 하기 위해서 형사처벌 범위를 최소화하고, 이를 빌미로 노동조합을 탄압한다면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이 “초기부터 노력을 기울였으면 사태 해결을 좀 더 앞당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일부 정치권에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상임위 한 번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는 점들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지 않아서, 이긴 싸움

    한편 노 대표는 진보신당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쌍용자동차 사태 종결에 대한 소회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노 대표는 “굵은 비 내리는 쌍용자동차 정문 앞에서 이 글을 쓴다. 쌍용자동차노조의 파업농성에 가담한 당원 동지들을 기다리며 통화를 했는데, 후문으로 나왔는지 벌써 연행된 당원도 있고 병원에 간 당원도 있고, 나오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는 당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당원과는 정문 앞에서 감격의 해후를 했는데 고생 많았다고 말하자 오히려 ‘밖에 있는 동지들이 고생 많았다’며 나를 위로했다. 두 달 넘게 정말 살인적인 진압을 견디며 싸워온 투사인데 마치 옆 마을 다녀온 사람처럼 평온하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다 얻진 못했지만 진 싸움은 아니”라며 “지지 않았다는 그 자체로 이긴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쌍용자동차 정문 앞 눈물을 감추기에 알맞을 만큼 비가 내리고 있다”며 아쉬운 심경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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