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본의 '단협' 집단 살해 자행돼
By 나난
    2009년 08월 06일 03: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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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사용자 측의 일방적 단체협약(단협) 해지 통보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가 이는 “공공기관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정부의 사전 계획에 따른 것”이라는 비판하고 나섰다. 공공기관에서 시작된 단체협약 해지는 민간기업으로까지 확산되며 노동기본권을 위협하고 있다.

무협약 상태 빠져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2월 노조에 단협 해지를 통보했다. 이로 인해 노조는 기관 설립 20년만에 사상 첫 파업에 돌입했고, 8월 6일부터 단협 효력이 상실돼 사실상 무협약 상태에 빠지게 됐다. 이어 지난 4월에는 강원교육청, 5월에는 해양수산개발원, 7월에는 금융공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예금보험공사가 단협을 해지했다.

   
  ▲ 사진=전국공공연구노조 한국노동연구원지부

이에 민주노총이 6일 한국노동연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방적 단협해지는 기존의 단협성과를 일거에 소멸시키는 동시에 노동조합을 철저히 배제하여 경영권을 배타적으로 보호하며, 해고제한 완화 및 비정규직 채용 등의 노동유연화를 위한 노조무력화를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7년째 단체교섭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전교조의 경우 현재 총 16개 지부 중 12개 지부에서 단체협약 해지통보를 받은 상태다. 나머지 4개 지부도 유효기간이 끝나면 해지통보가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한강사업본부, 도로사업소, 서울대공원 등과 집단교섭을 해온 노동조합에 대해 서울시는 올 초 일방적 단협해지를 통보한 바 있으며, 환경공단지부 역시 정부 지도사항, 정부 경영평가 기준을 이유로 단협개악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민주노총은  “일방적 단협해지는 정부와 자본의 단체협약에 대한 개악요구와 동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는 경영평가지침, 기존 단협 분석 등을 통해 공공부문에서의 노조무력화를 계획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에서 민간 기업까지

노동부는 지난 4월 ‘공공기관 단체협약 분석 및 개선방안’을 작성하며 산하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국무총리실 산하인 노동연구원까지 포함시켜 모두 8개 기관을 단협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당시 한국노동연구원은 8개 기관 중 최하점인 54점(100점 만점)을 받았고, 연구원은 이를 토대로 노조에 단협 해지를 통보했다.

문제는 이러한 공공기관의 단협해지가 민간부문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것. 동아대의료원, 세종병원, 영남대의료원, 양산병원 등의 병원사업장과 동명모트롤, 진방스틸, DKC 등의 제조업사업장에서도 단협 해지 통보가 이뤄졌다.

이에 민주노총 이상훈 정책부장은 “단체교섭과 단체협약은 노사 간 자치적 협약을 통해 기본적 노사관계를 형성/유지하는 한편 노동자의 집단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제도"라며 "단체협약은 노동자들이 자율적으로 결사하고 집단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 “해당조항은 당초 ‘교섭의 장기화 예방’이라는 취지로 제정된 바 있다”며 “그러나 현재 이와는 전혀 다르게 ‘노동조합 탄압’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단체교섭권을 보장한 헌법의 정신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측이 기존의 단협체계를 붕괴시키기 위하여 단협개악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때, 일방적으로 단협해지를 통보함으로써 현장은 무단협 상태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라며 “집단적 노사관계인 노동조합활동(전임자, 간부활동, 조합원교육 등)과 관련한 채무적 부분은 그 효력을 잃게 돼 사실상 노동조합은 부정되게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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