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최후통첩, 응원군 와해 '악전고투'
부상자들 응급 수술 후 곧바로 연행돼
    2009년 08월 05일 06: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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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평택은 곳곳이 ‘전쟁터’였다. 경찰의 과잉진압은 계속되었고 부상자는 속출했다. 오후 들어 공장 안은 비교적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경찰의 ‘최후통첩’으로 6일 전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외곽에서 지원중인 정문 앞 농성단은 사측 임직원들에 의해 와해되었다. 6일, 도장공장의 노동자들은 ‘위험하고 외로운 싸움’을 벌일 공산이 높다.

위험하고 외로운 싸움

오전 격렬하게 충돌했던 공장 안은 강희락 경찰청장이 “도장2공장에 대한 진입은 시간의 여유를 갖고 볼 것”이라고 발언한 이후 큰 충돌이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시너와 페인트 등 인화물질이 다량 저장된 도장2공장은 여전히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공장 밖에서는 사측 임직원들과 농성자들간의 간헐적인 충돌이 오후 내내 이어지고 있다.

   
  ▲ 고무총으로 무장한 경찰(사진=노동과 세계 이명익 기자)

특히 5일에는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올바른 회생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에 따르면 이날 공장 안에서 5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을 포함해 총 25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공장 밖에서도 사측 임직원들과의 싸움으로 15명 정도가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 역시 일일브리핑을 통해 11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경찰이 진압과정에서 사용한 무기들이 사실상 ‘대테러용’으로 사용되는 무기들이어서 진압작전이 계속될 경우 피해의 가능성은 더욱 크다. 전날부터 경찰은 고무총과 쇠도리깨로 무장했으며, 이날 심지어 ‘테이저건’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대테러용 무기 사용

또한 범대위는 경찰이 부상자 10여 명이 치료 중인 메디웰 병원에서 조합원들의 신상정보를 요구했고 불응 시 "긴급 체포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밝히는 등 무리한 진압은 계속됐다. 범대위는 또 인근 안성병원으로 후송됐던 조합원 5명의 경우 머리가 찢어져 봉합수술을 받는 등 부상 정도가 심각한 상태이나, 경찰은 응급수술 직후 이들을 바로 연행했다고 밝혔다.

범대위 측은 “메디웰 병원은 쌍용차 사측 지정병원”이라며 “모든 부상자들이 메디웰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치료보다 연행이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강희락 경찰청장이 “노조원 해산작전 완료시점을 정해놓지 않았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장은 “6일까지 (도장공장에서 자진해)나오면 선처하겠다”고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밝혀 6일의 경찰 작전이 예사롭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경한 법무부장관도 이날 오후 3시 30분 경 쌍용자동차 현장은 방문해 “자진해서 나오는 ‘단순 가담자’는 최대한 관대하게 처벌할 방침”이라며 “앞으로 (노조가)어떻게 대처하냐에 달려 있다”며 노조를 압박했다.

또한 600여개 협력업체로 구성된 채권단도 금주 내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등 대화보다는 노조의 ‘항복’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높다.

응원 세력들 와해돼

반면 사측에 의해 와해된 정문 앞 농성현장은 재건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에 의해 쌍용자동차 밖 1km 지점까지 밀려난 농성자들은 뿔뿔이 흩어진 뒤, 사측 임직원들이 조를 나누어 지키고 서 있는 정문 근처에 접근도 못하는 상황이다. 사측 임직원들은 취재진에게까지 사진과 동영상 촬영통제를 하고 있다. 정권과 경찰의 묵인 아래, 자본이 사실상 공권력 행세를 하고 있는 셈이다.

   
  ▲ 진보정당과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평택역에서 도장공장 공권력투입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농성자들은 이날 오후 2시 평택역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흩어진 진영을 재정비 한 뒤 사측과 정부를 비판했지만 행진은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동력’이 없다. 주최 측은 “행진을 하지 않는 대신 쌍용차 정문 앞으로 모여 달라”고 호소했지만 서슬퍼런 사측 임직원들에 밀려 접근조차 못하고 있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슬프고 자존심 상한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제 역할을 못했다”며 자책했다. 그러나 임 위원장은 “벌을 달게 받겠지만 우선은 힘을 달라, 최대한 신속하게 총파업을 조직해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농성현장에 결합중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정문 앞 농성장이 무력화된 이후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전체 천막이 파손된 진보신당은 사측 임직원들이 지키고 있는 정문으로 재진입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고, 천막의 일부분을 지켜낸 민주노동당은 평화적 문제 해결시까지 천막을 사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5일 특별 성명을 통해 “당 의원들이 중재단 역할도 해 봤고 경찰청장도 찾아가 봤고 단식도 했으며, 당원들은 낮밤을 가리지 않고 천막당사를 찾아 평화적 해결을 함께 간절히 바랬지만 돌아온 것은 구사대의 쇠 파이프와 몽둥이, 경찰에 의한 의원폭력과 연행”이라며 “명백한 공당에 대한 정치탄압”이라고 말했다.

진보양당 대책 마련 부심

그는 이어 “민주노동당은 죄 없이 당하기만 하는 노동자들 편에 끝까지 설 것이며 끝까지 이곳 쌍용자동차 정문 앞에서 쌍용자동차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간절히 촉구하며 노동자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진보신당은 이날 오후 1시 경 민주노동당 평택시당에서 ‘대표+현장 당직자 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용길 부대표는 “경찰의 진압이 시작된 상황에서 향후 진보신당의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며 “우선 정문 앞에 적극적으로 결합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더 논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앞서 2시 평택역 앞 규탄대회 발언을 통해 “쌍용차 공장 현장은 경찰 특공대에 의해 5명이 돌아가신 용산 참사 현장을 넘어 80년 5월 광주항쟁을 연상시키는 살인진압”이라며 “이미 문제는 노사의 문제를 떠났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가 노동자와 맞붙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사측 구사대들은 꼭두각시에 불과하다. 직원이랍시고 복면을 쓰고 동료들에게 새총을 날리고 무차별 폭력을 자행하는 그들은 사태의 결과가 자신의 일자리까지 침범할 것이라는 상황을 모르고 있다”며 “회사를 제대로 살리겠다는 사람들은 도장 공장에 갇혀있는 노동자들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 대표는 “이 싸움은 600여명의 일자리를 위한 싸움이 아니며 이 땅 1500만 노동자들의 생존권의 문제이기에 우리는 여기서 물러날 수가 없다”며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죽지 않았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 모두 힘을 합쳐 반드시 정의가 이긴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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