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공장은 계급투쟁의 현주소"
    By 나난
        2009년 08월 05일 03: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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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가 쌍용차를 ‘위장’ 파산시켜, 노동자들을 해고한 이후 제3자에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 관심을 끈 바 있다. 심 전 대표는 5일 <레디앙>과 인터뷰에서도 거듭 이를 강조했다. 심 전 대표는 “정부는 정리해고를 일정 목표까지 이룬 뒤 파산을 통해 제3자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심 전 대표는 또 경찰의 강제 진압으로 아수라장이 된 쌍용차 평택공장을 “아우슈비츠 수용소”라며 "쌍용차 평택공장이야 말로 반노동자적 정책에 따른 계급투쟁의 현주소”라고 말했다.

       
      ▲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을 방문한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사진=심상정 홈페이지)

    심 전 대표는 75일째 공장 점거농성 중인 노동자들은 “함께 살자”며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산 자와 죽은 자를 가르는 게 자본의 전략"이라며 "노노갈등을 조장해 ‘함께 사는 길’을 ‘함께 죽는 길’로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산은 결국 "함께 죽는 길"이라는 것.

    다음은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 인터뷰 전문 

                                                      * * *

    – 평택공장에 공권력 진압이 시작됐다. 용산참사 때의 컨테이너도 등장했다.

    = 정부가 (평택공장을)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만들고 있다. 정부는 처음부터 반노동자적 관점에서 쌍용차 사태를 접근했다. 산업은행장이 ‘2,646명 중 한 명도 살려둘 여지가 없다’고 했고, 산자부 장관은 ‘노사문제라 개입할 수 없다’고 했으며, 노동부 장관은 ‘반자본 투쟁’이라 못박았다.

    정부는 그간 쌍용차 사태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파산의 명분 축적을 넘어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운명을 잡도리하겠다는 목표 아래 그림을 만들어 왔다. 쌍용차 사태는 노동자를 적으로 돌리는 계급투쟁의 현주소다. 이 정권이 생존권 투쟁을 자본과 노동자의 계급투쟁으로 만들고 있으며, 쌍용차가 바로 그 볼모가 된 것이다.

    – 우려했던 청산 후 제3자 매각이 쌍용차 사측의 ‘청산형 회생계획안’을 통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 정부는 쌍용차를 살릴 마음이 없었다. 살릴 마음이 있었다면 협상이 안 됐을 리 없다. 구조조정은 결국 비용절감의 문제다. 하지만 교섭과정에서 사측은 “비용절감의 문제가 아니”라면서도 정리해고라는 ‘성과’에 집착했다.

    정부의 지시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결국 결렬은 파산으로 가는 출구를 여는 통로다. 파산 → 정리해고 → 제3자 매각의 정부 시나리오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 결국 “함께 살자”는 외침이 “함께 죽자”가 되고 있다.

    = 산 자와 죽은 자를 가르는 게 자본의 전략이다. 갈등을 조장해 결국 ‘함께 사는 길’을 ‘함께 죽는 길’로 유도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노노갈등을 통해 모두 죽을 수밖에 없는 명분을 만들어 내는 것이 그 동안 반노동 정권과 자본의 전통적인 수법이다.

    이번 쌍용차 사태는 이른바 ‘일부’를 죽이고 ‘일부만’ 살려고 했던 이들에게 그것이 바로 ‘함께 죽는 길’임을 가르쳐 줄 것이다. 노동운동에 주는 교훈이기도 하다.

    – 정부가 쌍용차 청산을 통해 얻으려는 이익은 무엇인가.

    = 자동차산업은 고용 창출 효과가 높은 중요한 제조업이다. 그럼에도 산업발전전략 차원에서의 구조조정이 아닌 단기 금융시장의 관점에서 정리해고와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주가를 올려 되파는 형식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구조조정을 돈 장사, 즉 비용 차원에서만 집착한다. 이런 인식에서는 파산 후 제3자 매각은 필연적으로 도달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청산과 제3자 매각이) 선택된 게 아니라 이 정부가 갖고 있는 인식의 필연이다.

    이명박 정부 사전엔 ‘산업발전전략’이란 말은 없다. 시장논리(금융논리)만 있을 뿐이다. 결국 회사를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는 관심이 없다. 산업은행의 존립 목표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회사를 발전시키기 위함이다. 쌍용차 사태에서처럼 그 관리를 못한 직접적 책임은 산업은행에 있다.

    – 공권력을 통해 강제진압될 경우 쌍용차 사태의 전망은.

    = 파산 여부는 법원이 판단하는 것으로, 문제는 정리해고다. 정리해고를 통해 어느 정도 요건이 충족됐다고 판단될 시 결국 파산 후 매각을 최종 가이드라인으로 놓고 여러 시도를 할 것이다.

    정부는 어떻게든 쌍용차를 팔아먹는 것에 중점을 두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쌍용차 사태는 농성자들을 강제해산시키는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어떤 방식으로 쌍용차를 처리할 것이냐의 문제가 남는 것이다.

    인수 당사자가 중요하다. 쌍용차를 팔아야 하는 정부는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방도를 정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농성자를 정리해고 한다 해서 인수자가 바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고, 또 정리해고 한다 해서 당장 쌍용차가 정상화되는 것도 아니다. 회사를 복구하고 정상화하는 노력이 있겠지만 정부가 회사를 파산시킨 뒤 매각할 것이냐의 문제는 별개다.

    – 결국 쌍용차 사태를 해결하고 노동자들의 고용을 유지하는 길은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 밖에 없는 건가.

    = 공적자금 투입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쌍용자동차를 중장기적인 자동차산업적인 관점에서 처리할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쌍용차가 독자적으로 갖고 있는 디젤엔진 기술을 특화시켜 평택지역의 이해당사자들과 클러스터(cluster)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정부의 자동차산업에 대한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전략이 뒷받침되어야한다. 20만 고용이 달려 있는 쌍용차 사태에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지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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