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방북, 북미관계 급진전 예고
    2009년 08월 05일 09:2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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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클린턴의 방북도 전격적이었지만, 김정일 위원장과의 회동도 아주 빠르게 이루어졌다. 94년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이 북미관계 개선의 전환점이었던 것처럼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2009년 북미관계 개선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북한 측의 기민한 대응이 눈에 띈다. 사전 논의가 충분했고, 서로의 계산이 충분히 이루어졌다는 것을 보여 준다. 미국 정부는 클린턴의 방북을 두 명의 기자 석방을 위한 개인적인 활동으로 한정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메시지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 기민한 대응 눈에 띈다

그러나 클린턴의 방북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깊숙이 개입한 흔적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결국 미국 정부는 클린턴의 방북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반응, 혹은 선물을 기다린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클린턴은 두 기자들과 함께 미국으로 귀환할 것이다. 그리고 북미간의 대화는 시작될 것이다. 클린턴을 통해 전달될 김정일 위원장의 메시지가 무엇이냐에 따라 대화의 속도와 방식이 좌우될 것이다. 클린턴의 방북은 새로운 대화가 시작되었음을 선언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조건부이긴 하지만 ‘핵무기 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포기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클린턴을 통해 전달되고, 북한의 요구사항이 실체를 드러낸다면 북미관계는 급진전될 수도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남북 관계이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현대아산 직원 유씨 억류 문제, 연안호 나포 사건 등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한 정부는 실질적인 문제 해결력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아니 북한을 비난하면서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그것이 가져다 준 것은 남북관계의 사실상 파탄이다.

클린턴의 방북에 대한 남한 정부의 반응도 한심스럽기 그지 없다. 사전 조율이 충분히 있었다는 식의 너스레는 제껴 두고서라도 ‘순수한 인도적 방문’이니, ‘개인적 차원’이니 하는 말은 신중한 태도가 아니라 그 의미를 축소, 폄하시키려는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통미봉남’ 과거 아니라 미래가 될 수도

지금 남한 정부에게 필요한 것은 북미간 새로운 대화의 시작을 환영하면서 남북간의 새로운 대화를 모색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미 심각할 정도로 악화된 남북관계를 풀려면 뭔가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두 기자의 억류문제를 풀기 위해 전직 대통령까지 나서는 미국의 태도는 그런 의미에서 반면 교사이다.

아니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의 여러 사례도 참조할 만하다. 미국을 통해서 남북관계를 풀려고 하지 말고, 이명박 정부 스스로 남북관계를 풀어 가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김영삼 정부처럼 딴지걸기에 나서는 것은 정권 자체의 불행일 뿐만 아니라 심각한 국가적 부담이다. ‘Korea Passing’이나 ‘통미봉남’은 그래서 지나가 버린 과거의 일이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되는 미래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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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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