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참자 대리투표는 현대 과학의 승리”
    2009년 07월 29일 09:5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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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중앙대 교수가 오랜만에 특유의 화법을 선보였다. 진 교수는 29일 오전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와 이명박 대통령의 ‘입학사정관제’ 발언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진 교수는 이날 미디어법 처리과정에서 불거진 ‘일사부재의’ 논란에 대해 “부의장이 투표 종료를 선언한 것으로 투표가 종료된 것”이라며 “선거함을 사용했다면, 투표를 하고 투표 종료를 선언해 함을 열어서 표를 세보니 표가 좀 모자랐다면, 이는 부결되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투표함 열고 나서 다시?"

   
  ▲ 진중권 중앙대 교수

이어 이윤성 부의장이 국회 의사국장의 ‘투표 종용하십시오’를 ‘투표 종료하십시오’로 잘못 알아들었다는 해명에 대해서는 “사무처에도 그 상황에 국회 부의장이 종료를 선언하면 안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발언”이라며 “그 말 한 마디로 투표가 끝난 것이며 전광판에 게시까지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대리투표’ 논란에 대해서는 “중요한 건 국회에서 투표에 부정행위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사실”이라며 “투표 자체가 공정하지 못했다,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한나라당이) 스스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당한 건 회의장에 없었던 두 명의 의원이 재석으로 기록된 것”이라며 “이는 현대 과학의 승리로, 물리학에서는 양자전송이라고 하는데, 외국에서는 미립자 하나 옮겨놓는 수준인데, 한나라당에서는 의원 둘을 통째로 들여다 놨단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말 전 세계가 부끄러워해야 할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또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이번 미디어법 관련 행보에 대해서도 “여야를 설득해 중재안을 만들어내 합의까지 끌어냈다면 차기 대선 주자로서 위상이 크게 올라갔을 텐데, 이 문제를 당내 친박-친이 갈등이라는 좁은 시야에서 바라보신 거 같다”며 “자기 스스로 자기 리더십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박차버렸다”고 비판했다.

"이명박의 고질병, 슈퍼맨 컴플렉스"

한편 진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이 연일 사교육 관련 발언을 내놓으며 “자신의 임기 내에 대학 입학에서 100% 입학 사정관제로 들어갈 수 있게 하겠다”고 장담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진 교수는 “슈퍼맨 컴플렉스로, 이게 대통령의 고질병”이라며 “우리와 교육 환경이 완전히 다른 미국에서도 제도가 정착하는 데 60년 걸렸고, 일본에서도 10년 넘게 정착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은 수십만 학생들의 입학 사정을 위해 사정관이 얼마나 많이 필요하겠는가? 또 대학 당락을 놓고 소송도 불사하는 나라에서 그 기준의 객관성은 무엇으로 보장할 거고, 또 이 경우에 입학 사정을 잘 받기 위한 사교육이 또 성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사교육 문제는 하나의 원인이 하나의 결과로 이뤄지는 단선적인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원인이 거미줄처럼 연결된 문제라서 그렇게 단순한 방법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라며 “100% 입학 사정관으로 뽑는 자체는 굉장히 좋은 안이지만 그게 실현 가능하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입학사정관제도를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되어야 할 ‘백년지대계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지금 (자기)임기에 하겠다는 것은 조급한 성과주의이자,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며 “중도실용이니 뭐니 해 갖고 학교 방문해서 애먼 학생들 고생시켜가면서 ‘사랑해요’ 사진 찍는 것처럼 보여주는 정치를 펼치는 과정에서 즉흥적으로 내놓은 정치적 발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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