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사, 줄줄이 언론악법 '호도' 광고 방영
    By mywank
        2009년 07월 28일 11:2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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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투표, 대리투표 등 미디어법에 대한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MBC를 제외한 대부분의 방송사들은 노동조합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일방적인 주장이 담긴 미디어법 광고의 방영을 강행해 파문이 일고 있다.

    KBS는 지난 27일 밤 지상파 방송 중 처음으로 미디어법 광고인 ‘미디어 코리아’를 내보냈으며, 첫 광고는 1TV의 경우 ‘KBS 뉴스 9’가 끝난 직후인 밤 10시경, 2TV는 밤 9시 55분경 전파를 탔다. KBS는 다음달 2일까지 1TV와 2TV를 통해 미디어법 광고인 ‘미디어 코리아’를 총 27차례 내보내기로 했다.

    여론 무시하고 정부 광고 강행

    이병순 KBS 사장은 이날 오후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으며, KBS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 신행정수도이전특별법 관련 정부의 공익광고를 내보낸 적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디어법을 홍보하기 위한 정부 광고인 ‘미디어코리아’ 중 한 장면 

    이에 대해 KBS 노조(위원장 강동구)는 방송금지 가처분신청 제기를 검토하는 한편, 방영 철회를 요구하는 사내 선전전 등을 벌이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KBS 노조는 성명을 통해 “절차적 하자 때문에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청구까지 제출돼 있는 ‘악법’을 공영방송을 통해 홍보하겠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KBS 노조는 이어 “이병순 사장이 공영방송의 수장으로서 공영방송을 지킬 의지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는 미디어악법을 KBS를 통해 홍보하겠다는 망상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훈 KBS 노조 부위원장은 28일 오전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미디어법 광고를 정부가 요청했다고 방영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KBS, 지상파 방송 중 처음으로 방영

    SBS도 27일 밤 11시경 ‘미디어 코리아’의 첫 광고를 내보냈다. SBS 지난 24일 정부로부터 미디어법 광고 방영 제의를 받았으며, 지난 27일 오전부터 광고를 내보낼 방침이었다. 하지만 언론노조 SBS 본부(본부장 심석태)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이를 미루다가, 27일 밤 KBS가 광고를 내보내자 곧바로 이를 강행(내달 초까지 방영 예정)했다. 

    이에 대해 양만희 언론노조 SBS 본부 공정방송실천위원장은 28일 오전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사측이 정부의 미디어법 광고를 내보내는 것은 공정방송의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당장 사측과 ‘공정방송협의회’를 열고 광고 중단을 강력히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고 중 미디어법으로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내용의 문구가 담겨있다   

    앞서 케이블 방송인 YTN과 MBN은 지난 24일부터 ‘미디어 코리아’를 방영(오는 31일까지)하고 있다. 언론노조 YTN 지부(지부장 노종면)은 지난 27일 성명에서 ‘방송광고는 소송 등 재판에 계류 중인 사건 또는 국가 기관에 의한 분쟁의 조정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일방적 주장이나 설명을 다루어서는 아니된다’는 방송광고심의규정 제5조를 들며, 광고 중단을 요구했다.

    YTN 노조는 "알려진대로 문제의 언론법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이라는 헌법 기관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고,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돼 있다"며  "정부가 혈세로 제작한 언론법 홍보 광고는 불법광고이며, 이를 방송하는 것 또한 불법이다. 결국 사측이 불법행위까지 해가며 정부의 불법을 돕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방송광고심의규정 위반"

    28일 다음 아고라에는 각 방송사의 광고 강행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HOPE(닉네임)’은 “KBS SBS는 MB와 한나라당과 손잡고 불난 집에 기름을 부으려고 한다”며 분노했다. 강정숙 씨는 “KBS에 수신료를 내지 않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파사현정(닉네임)’은 "정부가 ‘대한늬우스’로 재미를 못 보니까. 아예 TV 앞에서 환장을 하고 있다"고 비아냥 거렸다.

    한편 ‘미디어 코리아’ 방영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28일 오전 항의차 방통위를 방문한 전병헌, 서갑원 등 문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에게 "(미디어법의 내용을 소개하는) 방송광고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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