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경, 파업 전부터 체포 계획 세워”
    By mywank
        2009년 07월 27일 04: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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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언론노조 조합원 모두가 ‘언론노조 위원장’이다. 최 위원장이 체포되었지만, 이 싸움을 더 강고하게 진행할 것이다. 더 많은 언론노조 조합원들이 ‘거리’로 나올 것이다.”

    27일 오후 2시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열린 ‘최상재 위원장 체포 규탄 회견’에 참석한 김순기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흔들림 없는 투쟁을 다짐했다. 또 △미디어법 폐기 △이명박 정권 퇴진 및 한나라당 해체 △한나라당 의원 낙선 △조중동 절독 △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 등 ‘5대 국민실천 운동’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투쟁은 계속"

    이날 오전 긴급 체포된 뒤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날 접견온 민주당 추미애 김상희 의원 등을 만나 “언론악법 원천무효 투쟁을 막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 의한 불법, 부당한 체포”라고 밝히며, 이날부터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앞서 경찰은 이날 최상재 위원장 체포와 관련, △총파업으로 MBC에 대한 업무방해 △야간 문화제를 빙자한 국회 앞 미신고집회 △국회 진입 등 3가지 연행사유를 밝혔다.

       
      ▲언론노조와 각계 인사들은 27일 오후 영등표경찰서 앞에서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체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손기영 기자) 

    언론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 위원장 체포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들은 “통상적으로 3차례 소환장을 보내는 것이지만, 경찰은 총파업 중인 지난 22일과 23일 2차례 소환장을 보낸 뒤 바로 긴급 체포했다”며 “이에 대해 언론노조는 파업을 정리하는 상황이 남아 있어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밝힌 뒤, 출석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경찰은 이날 최 위원장을 접견한 민주당 송영길 의원 등에게 ‘지난 25일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고 했지만, (2차 소환장에 따라) 25일 오후 2시까지 출석을 요구받은 상태였다”며 “이는 소환 일자도 무시하고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상재 위원장 체포 문제점은

    언론노조는 “소환 문제와 관련, 경찰은 ‘박상진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았고 경찰 역시 지난 17일부터 논의를 해왔다’고 밝혔다”며 “하지만 17일은 언론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지도 않은 상태로, 야간문화제는 물론 국회 진입, 업무방해도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다. 검경이 미리 최 위원장의 체포계획을 세워놓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이어 “연행 당시 최 위원장은 큰 아이를 학교에 바래다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상황이었고 운동복과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부인은 옷을 갈아입게 해달라고 말했지만 경찰은 이마저 묵살했다”며 “또 경찰은 그를 부인과 막내 딸, 그리고 마을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수갑을 강제로 채웠다. 이 과정에서 최 위원장은 발목에 부상을 입었다”고 비판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언론노조는 “이명박 정권은 정국의 조기 수습에만 연연한 나머지 언론악법 투쟁을 최선두에서 진두지휘해 온 언론노조 위원장을 체포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오늘 꺼낸 칼자루는 정권의 심장을 정면으로 겨누는 비수가 되어 꽂힐 것” “1만 3천 언론노조 조합원 모두가 체포될 때까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저항을 강력히 전개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심석태 언론노조 SBS 본부장은 “우선 첫 번째 체포사유가 ‘MBC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인데, MBC는 피해를 입었다고 고발하지 않았다”며 “두 번째 사유는 ‘야간 불법집회 개최’ 혐의인데, 집시법상 이 조항은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이 제기된 상태고 최근 관련 재판도 열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1만 3천 조합원 모두 체포될 때까지

    그는 이어 “세 번째 사유가 ‘건조물 침입’ 혐의인데, 최 위원장이 ‘가정집’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회에 들어간 것이 무엇이 잘못이냐”며 “국회 사무처에서 불법적으로 통로를 막아서, 통로가 아닌 곳으로 국회에 들어간 것일 뿐이다.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은 누구를 위해서 법을 집행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덕재 신임 한국PD연합회장은 “언론노동자들이 앞으로 싸우지 못하도록, 이명박 정권이 최상재 위원장을 잡아간 것”이라며 “또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미디어법 통과 이후 난국을 수습할 자신이 없으니까 그런 것이다. 하지만 이미 생명을 잃은 이명박 정권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27일 오전 자택 앞에서 연행되는 최상재 위원장의 모습을 가족들이 찍은 사진 (사진=언론노조 제공) 

       
      ▲최 위원장의 가족이 옷가지를 챙겨주려고 했지만, 경찰은 그를 강제로 차량에 태우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제공) 

    김영호 미디어행동 대표는 “최상재 위원장은 국민들에게 ‘미디어법은 악법’이라고 알리며 양심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라며 “이런 최 위원장을 체포했다면, 언론악법 투쟁에 나섰던 언론노조의 모든 조합원들도 체포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언론노조 각 지본부 조합원들을 비롯해, 최재훈 KBS노조 부위원장, 배강욱 민주노총 부위원장, 박김영희 진보신당 부대표,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최 위원장의 석방을 요구했다. 한편 경찰은 "이근행 언론노조 MBC 본부장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며 "신병을 확보하는대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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