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 협상결렬 … 경찰, 집회 무력해산
    By 나난
        2009년 07월 26일 01:2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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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 평택공장에 대한 경찰의 강제해산 작업이 엿새째 강행되고 있는 가운데, 쌍용차 사측과 정부의 반인륜적 태도에 비판의 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25일 ‘쌍용자동차 문제 정부 해결 촉구 전국노동자-범국민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단수 조치된 평택공장에 물을 공급하려 했지만 결국 사측에 의해 좌절됐고, 경찰은 무력으로 이들의 공장 진입을 막았다.

    회사, 평화적 해결 원칙 등 파기 알려와

    이날 예정됐던 쌍용차 노사 직접 대화가 결국 사측의 불참 선언으로 무산됐다. 전날 노사 양측과 중재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쌍용차 사태 중재를 위한 노사정 대책회의’에서 “평화적 해결 원칙”에 합의한 사측은 교섭 한 시간 여를 앞두고 일방적으로 대화 파기를 알렸다.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은 “언제 만날 것인가에 대한 일정을 정해달라고 수십 번 요청했지만 일정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회사 측에서는 대화의 의지가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25일 민주노총 주최로 평택역에서 ‘쌍용자동차 문제 정부 해결 촉구 전국노동자-범국민대회’가 열렸다.(사진=이은영 기자)

    이에 25일 오후 평택역에서 ‘쌍용자동차 문제 정부 해결 촉구 전국노동자-범국민대회’에 참가한 노조, 정당 시민단체 소속의 7,000여명은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쌍용차 사태 해결을 원천적으로 가로막고 있는 이명박 정권에 대해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식물대통령 이명박은 그냥 말로만 떠들고 있을 뿐 실제 이 나라를 움직이는 것은 삼성을 비롯한 재벌”이라며 “이명박과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다는 결연한 각오와 결의로 이명박 퇴진투쟁에 나서자”고 말했다.

    "불구대천 이명박"

    65일째 공장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은 “사측이 끝끝내 대화와 교섭을 거부하고 공장점거 파업하는 노동자들에게 백기투항을 원한다면 850개 관을 준비하는 편이 훨씬 수월할 것”이라 경고한 바 있다.

    이들은 또 “공권력 살인진압 힘을 빌어 대화와 교섭을 원하는 다수 국민들 바람을 저버린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면서 “살인진압 즉각 중단하고 대화와 교섭에 실질적으로 임하라”라고 촉구했다. 이에 연대발언에 나선 용산참사 유가족 권명숙 씨는 “제2의 용산참사가 눈앞에 보인다”며 “인간은 파리 목숨이 아니다. 제2의 용산참사 예행연습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은 투쟁사를 통해 “국가권력, 공권력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집단살인을 멈춰야 한다”며 “공권력이 조합원들을 살인하고 있다. 더 이상 짓밟힐 수 없으며 처절한 저항으로 이 싸움을 승리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쌍용차 사측의 공장 물 지원 차단에 항의하는 대회 참가자들을 향해 경찰이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쏘고 있다.(사진=이은영 기자)

       
      ▲경찰은 이날 대회 참가자 30명을 연행했다.(사진=이은영 기자)

    한편, 쌍용차 사측이 공장 점거농성 중인 조합원들을 압박하기 위해 식료품․의약품․물 공급을 차단한 것에 대한 비판의 소리도 나왔다. 임 위원장은  “물을 지원해 달라는 공장 점거농성 조합원들의 긴급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며 “쌍용차 1,000여명의 동지는 공장 안에서 주먹밥으로 연명하며 죽기를 각오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단수 조치된 평택공장에 물을 실은 트럭을 보냈지만, 쌍용차 사측의 저지로 끝내 좌절됐다. 이에 참가자들은 평택역에서 쌍용차 평택공장까지 행진하며 “물과 음식, 의약품 등 반입”, “공권력 철수, MB독재 분쇄”, “정리해고 철회 공적자금 투입” 등을 외치며 강하게 항의했다.

       
      ▲경찰 헬기에서 떨어뜨린 색소액.

    경찰은 살수차 1대를 동원해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쏘며 이들을 진압하는 가하면, 헬기를 동원해 색소 봉지를 행진 대열에 던지기도 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돌멩이를 던지며 저항했고, 이 과정에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30명이 연행됐다.

    이날 경찰과 대회 참가자들의 충돌을 바라보고 있던 평택 시민들은 “군부독재 시절에도 헬기에서 최루가스 뿌린 적 없다”며 “도대체 경찰이 누구와 전쟁을 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 “조그만 쥐 한 마리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정부와 경찰을 질타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경찰은 쌍용차 평택공장 일대를 비롯한 평택역 인근에 모두 9,000여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전경버스로 차벽을 설치해 대회 참가자들의 공장 진입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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