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어방 사회’를 고발하다
    By mywank
        2009년 07월 25일 12: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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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수록 우경화, 신자유주의화 되어가는 일본 사회를 고발한 『르포, 절망의 일본열도(가마타 사토시, 산지니, 14,000원)』가 출간되었다. 책 속에 담긴 일본 사회의 문제점들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표지=산지니

    아무리 일을 해도 빈곤에서 절대 벗어나지 못하는 ‘워킹 푸어’, 아르바이트와 파트타임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프리터’, 파견직에서 쫓겨나 노숙자로 전락한 이들이 모여든 ‘텐트촌 파견 마을’, 노숙과 PC방을 전전하는 넷카페 난민….

    저자는 책 속에서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 사회를 ‘문어방 사회’로 규정한다. ‘문어방’은 문어를 잡기 위한 단지인데, 한번 들어가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다. 결국 그 안에 갇힌 문어는 제 살을 뜯어먹으며, 극악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칠 수 밖에 없다.

    문어방 사회, 통분의 현장을 가다

    최근 이명박 정부는 ‘기업 프랜들리’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미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그 폐해들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20년 간 투쟁한 국철 해고노동자들, 파견노동자들을 대놓고 모집하는 도요타 자동차, 1,600명을 구조 조정한 미쓰비시 자동차 등은 일본의 ‘기업 프랜들리’ 정책이 남긴 모습이다.

    이와 함께 저자는 역사왜곡 교과서와 정치인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미운털’이 박혀 면직처분을 당한 교사, 졸업식 때 국가제창과 기립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교사, 사상 검증을 통해 길들여지고 있는 교원노조 등 갈수록 우경화되고 망언이 끊이지 않는 일본의 역사관에 대한 비판도 책 속에 담았다.

    “제가 이 책에서 전하고 싶었던 것은 일본 각지에서 권력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저항하는 이들의 존재입니다. 일찍이 한국의 민주화 투쟁은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의 공감과 신뢰를 얻었습니다. 당시의 학생과 노동자 지식인의 자기희생적인 운동은 일본인들에게 교훈이 되고 있습니다.”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일본 사회의 절망적인 ‘현장’만이 아니다. 일본 사회 구석구석에 자본, 신자유주의, 군국주의, 우경화의 그늘이 침투하고 있지만, 그 암울한 현장에 반대하고 투쟁하는 시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로서, 르포작가로서 불의를 고발해온 저자는 책 속에서 일본을 ‘문어방 사회’로 규정하고, 이로부터의 탈출은 저항과 연대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의 이 호소는 비단 일본 사회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런 ‘문어방 사회’가 신자유주의가 엄습하고 있는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섬뜩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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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가마타 사토시

    일본의 르포 작가, 저널리스트, 논픽션 작가. 1938년 일본 아오모리현 출생. 와세다 대학을 졸업한 뒤 <철강신문사> 기자를 거쳐 도요타자동차의 기간제노동자 생활을 체험하고 ‘자동차 절망 공장’을 쓰며 르포작가가 된다. 그 뒤 40년 가까이 글을 써서 차별당하는 이들을 대변해왔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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