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당의원 총사퇴 시기 헌재가 결정?
    "금융지주회사법도 절차문제 있어"
    By 내막
        2009년 07월 24일 02:5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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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문순 의원이 의원직 사퇴서를 내고 의원회관 사무실을 비운 23일, 비공개로 진행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3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사퇴서를 작성해 이강래 원내대표에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지난 21일과 날치기 처리 시점인 22일 결의한 ‘국회의원직 총사퇴 지도부 일임’을 부분적으로 실천한 셈이다.

    하지만 의원직 사퇴에 대한 당내 의견은 하나로 모아지지 않고 있으며, 이날 저녁 의총 참여 의원도 전체 84명의 절반인 40명 수준이었다. ‘의원직 총사퇴’와 관련해 노영민·우제창 대변인 등은 지난 21일 이 문제를 처음 공론화하기 시작하면서 "(총사퇴는) 하면 하는 것이고 절대 쇼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당내 분위기를 전달한 바 있다.

    특히 의원직 사퇴서를 국회의장에게 전달하는 즉시 의원회관 사무실을 모두 비우고, 보좌진들도 사표를 제출하겠다는 부분은 ‘의원직 총사퇴’ 카드를 결코 블러핑(속칭 ‘뻥카’)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길어지는 고민과 현실적 문제들

    그러나 민주당은 23일 모두 7시간에 달하는 마라톤 의총을 통해서도 의원직 총사퇴와 관련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이날 오전과 오후 그리고 밤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민주당 의총에는 참석률도 저조했을 뿐 아니라, 당 안팎에서 ‘의원직 총사퇴’ 자체에 대한 ‘신중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중론’의 요지는 의원직 총사퇴를 통해 국민들의 더 큰 공감대를 끌어냄으로써 회오리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겠지만, 주요 선거까지 기간이 너무 많이 남은 상황에서 제1야당이라는 핵심 동력을 상실할 경우 오히려 향후 투쟁과정 자체가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것.

    특히 한나라당이 22일 날치기 과정에서 실수를 너무 많이 저지르는 바람에 미디어법 등에 대한 원천무효 판결이 헌법재판소에서 내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은 의원들이 꺼내들었던 ‘총사퇴 불사’ 카드를 도로 집어넣게 만들고 있다. 

    지역구 의원들의 경우 국회의원으로서 하려고 했던 공약사업 같은 문제들도 걸리고, 무엇보다 의원직 총사퇴에 동반되는 보좌진 총사퇴로 당장 600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생계가 막막하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발걸음을 무겁게 만드는 문제이다.

    그러나 23일 오후 2시 최문순 의원이 전격적으로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이후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은 적지않은 충격을 받는 모습이었다. 일부 의원들은 "동료 의원들이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고, 심각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사퇴한 최문순 의원 본인은 "(언론계 비례대표로서) 저는 책임을 져야 하지만 다른 의원들은 그 자리에서 계속 싸워주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최 의원이 사퇴서 제출을 결정하면서 느꼈을 무력감과 분노에 적지 않은 의원들이 공감대를 표시한 셈이다.

    민노당 "사퇴 자체가 본질은 아니야"

    총사퇴 문제와 관련해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23일 <레디앙>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내 ‘신중론’과 같은 맥락에서 "원내와 원외정당 사이에는 집회를 하나 하는 데에도 매우 큰 차이가 있다"고, 현실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국회에 의석 하나가 있고 없음에 따라 같은 집회가 불법화될 수 있고 국회 기자회견장을 사용할 수도 없기 때문에 그만큼 발언권이 적어진다는 지적이다.

    우위영 대변인은 "민주노동당은 이미 의원단 전원이 구두로 사퇴서를 받아놓은 상태이지만 우리 의원들이 지금 사퇴하는 것은 우리의 운신의 폭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좁히는 것이 되기 때문에 그것은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특히 "우리는 선비집단이 아니라 정치조직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국민을 위하는 정치의 본질을 더 잘 이행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며, "본질은 야당의원들에게 ‘의원직 사퇴’를 선택하게 만든 상황이지, 사퇴를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우 대변인은 또한 "이런 전략적 고민들과 별개로 최문순 의원의 경우는 본인의 임무를 다하지 못한 데에 대한 정치적 조직적 책임을 지겠다는 말을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행’ 시기는 헌재 손에?

    우위영 대변인은 지금 민주당이 기대를 걸고 있는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관련 권한쟁의 심판에 결과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또 민주당과 연계한 민노당 등 야당 의원들의 의원직 총사퇴가 실제로 결행되는 시점은 헌재가 그동안 보여왔던 정치색을 노골화해 이명박 정부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더 이상 국회의 존재의미가 없어지는 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박영선 의원도 23일 <레디앙> 기자에게 "헌재가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국회가 필요 없음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박영선 의원은 22일 본회의에서 미디어법에 얹어져 함께 날치기된 금융지주회사법의 절차적·내용적 문제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박 의원에 따르면 22일 본회의에 상정된 금융지주회사법은 심사기일도 지정되지 않은 법안을 심사기일이 지정된 다른 (제목만 같은) 법안과 덧붙여져서 제출된 것이었다.

    박 의원은 "이것을 정상적인 국회법 절차라고 한다면 국회는 필요가 없다"며, "그냥 대표법안 몇 개 심사하고 나서, 통과시키고 싶은 법안은 전부 수정동의안으로 여기에 첨가시키면 되는 것이고 한나라당끼리 모여서 그렇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특히 "아마 그날 찬성 버튼을 누른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이 법이 이렇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 누른 의원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며, "공산당 일당독재 국가에서도 이런 식으로 법안 처리를 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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