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화 등 경징계가 피해자 두 번 죽여"
    By 나난
        2009년 07월 22일 02: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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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성폭력 사건으로 지도부 총사퇴까지 겪은 민주노총이 5명의 2차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수위를 연이어 낮춤에 따라 또 다시 내홍에 휩싸였다. 이에 ‘민주노총 김** 성폭력사건 피해자 지지모임’(이하 피해자 지지모임)은 올바른 해결 촉구를 요구하는 한편 더 많은 연대를 위해 지지모임 참여를 공개 제안했다.

    지난 9일 전교조 성폭력 징계재심위는 지난해 12월 발생한 여성 조합원 성폭력 사건과 관련 2차 가해자 전교조 정진화 전 위원장 등 전현직 간부 3명에 대해 1차 징계위원회의 결정을 뒤엎고 제명을 철회했다.

    전교조 징계재심위는 결정문을 통해 “이 사건의 조직적 공론화를 막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를 확인할 수 없었고, 사건을 축소 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도모한 사실 또한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민주노총 중앙의 징계대상자인 2차 가해자 1명은 감봉 1개월을, 또 다른 가해자는 권고 3개월만에 소속연맹에서 ‘개별조합원에 대한 징계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징계권한이 다시 민주노총으로 넘어간 상태다.

    이에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와 진보신당 등 정당 시민사회단체 회원이 참여한 피해자 지지모임은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노총 진상규명특별위원회를 신뢰 존중하고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해 재심에 임한다고 했지만 징계재심위는 특위 보고서 내용을 뒤엎고 조직적 은폐에 혐의가 없다며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민주노총에서 공식적으로 성폭력사건을 인지한 지 6개월, 진상규명특위의 권고가 제출된 지 4개월이 다되었음에도 특위 권고사항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조차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 ‘민주노총 김** 성폭력사건 피해자 지지모임’이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성폭력사건 2차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재심위의 경징계 처분을 비판하며 올바른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사진=이은영 기자)

    한편, 민주노총 내외부 인사로 구성된 진상규명특별위원회(이하 진상규명특위)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조직적 은폐 조장행위가 있었음을 지적하며 2차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 권고와 조직과 개인의 관계에 대한 성찰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전교조 성폭력징계위원회는 지난 4월 22일 전교조 정진화 전 위원장을 비롯한 2차 가해자 3인에 대한 조합원 제명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들은 재심을 신청했고, 이 과정에서 정 전 위원장은 ‘조합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진상규명특위 보고서의 내용을 부인, 사실이 아니라며 2차 가해임을 부인했다.

    또 전교조 내 일부 조합원은 정 전 위원장 구명을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들은 정 전 위원장의 의견이 민주노총 보고서나 성폭력 징계위원회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전제하며 ▲전교조 자체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규약 규정에 맞게 징계 절차를 준수, 심의 결과 공개 ▲정 전 위원장 등 3인에 대한 제명 처분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피해자 지지모임은 “피해자의 상처와 고통보다 조직을 먼저 고민하는 조직적 은폐 축소 조장행위는 진보진영 내에서 비일비재하다”며 “올바른 해결, 운동사회 내 성평등한 조직문화 쇄신 촉구, 피해자에 대한 지지와 연대 확산을 호소한다”며 피해자 지지모임을 공개 제안했다.

    이들은 “중요한 것은 조직이라는 거대한 산 앞에서 조직과 개인의 관계, 간부와 일반 조합원 간의 비대칭적 권력관계를 고민해야 한다”며 “민주노총은 특위 권고를 신속히 이행하고 진행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이향원 여성위원은 “징계 양형의 문제가 아니라 올바른 해결위해 조직에 공론화시켜야 한다”며 “조직적 은폐가 있었다는 걸 인정하는 선에서 재심이 나올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지지모임은 진보진영 각 조직 내에서 성폭력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 진단 및 성폭력 문제에 민감하지 못했던 진보진영의 모습, 조직적 보위라는 이름으로 조직적 은폐 조장행위를 통해 2차 가해를 저지른 모습 등을 반성하며 이에 대한 논의를 공론화할 계획이다.

    이들은 ▲민주노총을 비롯한 진보진영 내 성폭력근절 및 성평등한 조직문화 쇄신 촉구 ▲민주노총 김** 성폭력사건의 올바른 해결 촉구 (특히 조직보위라는 이름의 조직적 은폐축소 조장행위 척결) ▲김** 성폭력사건 피해자의 치유와 복귀를 위한 지지와 연대 확산을 목표로 활동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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