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배지 던지고, 거리로 나와라”
    By mywank
        2009년 07월 21일 07: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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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악법을 한나라당이 쪽수로 밀어 붙이고 있다. 민주당은 의원직을 내던질 각오로, 한나라당과 협상해서는 안 된다. 금배지를 던지고 거리로 나와라.”

    21일 오후 3시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전국언론노조 3차 총파업 대회’에 참석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미디어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맞서고 있는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영호 미디어행동 대표의 발언은 더 단호했다. 그는 “야당 의원들이 의원직을 내놓고 언론악법 원안을 폐기시켜야 한다”며 “수정안을 놓고 여야가 정치적인 흥정을 하고 있는데, 언론악법은 아무리 수정을 하더라도 독소조항이 있는 악법”이라고 말했다.

    노종면 언론노조 YTN 지부장도 “민주당 의원들은 그동안 잘 싸워왔고, 지금도 잘 싸우고 있고, 앞으로도 잘 싸워야 한다”며 “이 싸움 승리로 이끌려면, 수천 명의 KBS노조 조합원들이 이곳으로 달려오거나 민주당 의원들이 배지를 던진다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3차 총파업 대회 시작 전 언론노조 각 지본부의 깃발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에 ‘민주당언론악법저지특위’ 위원장인 천정배 의원은 “미디어법 등 ‘MB악법’을 결사적으로 저지하겠다. 사력을 다해서 투쟁하겠다”며 “언론노동자와 야당 의원들 뒤에는 수많은 국민들이 지지와 성원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원내대표단 중진 연석회의’를 통해 미디어법 강행처리를 막기 위해 의원직 전원이 사퇴서를 제출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의원총회를 통해 "언론악법 저지를 위해 의원직 사퇴를 불사하며, 이후 모든 대응을 지도부에 일임하겠다"고 밝히며 배수진을 쳤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를 통해 “언론노동자들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했다”며, 야당의원 촛불시민 노동자 등 언론악법 저지에 나선 모든 세력의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MB악법’을 저지하기까지 광화문 네거리에서 저항한 촛불시민들, 철거현장에서 불에 타 죽은 용산 철거민들, 고향 뒷산에서 목숨을 던진 전직 대통령, 평택에서 옥쇄투쟁을 벌인 노동자들의 눈물이 있었다”며 “상처받은 영혼을 앉고 언론악법을 끝까지 막자. 25일 이곳에서 승리의 함성을 지르자”고 말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등 각 지본부장들이 ‘언론악법, 직권상정 저지’라고 적힌 얼음을 깨는 상징의식을 벌이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근행 언론노조 MBC 본부장도 “시대의 운명을 타고 우리들은 이 자리에 함께 앉아 있다. 동지로서 함께 하고 있다”며 “우리가 지난 1, 2차 파업투쟁을 벌이고 오늘 이 자리에 다시 선 것은 시대의 사명인 언론의 독립과 민주주의 지키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심석태 언론노조 SBS 본부장과 양승관 CBS 지부장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에 이어, 세 번째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 참석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양 지부장 “지난 겨울 찬바람이 부는 여의도에서 생명력이 없는 나무 한 그루를 봤는데, 오늘 다시 그 나무를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나무는 어느덧 푸른 잎이 무성한 생명력 있는 나무로 변해있었다”며 “우리에게는 그동안 수많은 국민들이 불어넣은 ‘생명력’이 있는데, 이를 통해 ‘민주주의의 생명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칼바람을 맞으면서 이 자리 섰던 게 엊그제 같다”며 “한나라당도 질기지만 언론노동자들은 더 질긴 것 같다. ‘질긴 놈이 이긴다’는 말처럼, 이 자리를 누가 더 오래 지키는지에 따라 승패가 판가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국회를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날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연대사에서 “지금 일을 해야 할 이 시간에 여러분을 뜨거운 아스팔트로 끌어들인 배후는 이명박 대통령”이라며 “지금 어떠한 타협책은 존재하지 않으며 지상파, 종합편성채널을 조중동에게 1cm 혹은 1평이라도 내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도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이제 ‘식물 국회’를 넘어, 마음대로 용산참사를 저지르고 노동자들을 죽이는 ‘막가파 국회’가 될 것이다”며 “이명박 정부가 한나라당을 앞세워 국회에서 미디어악법을 강행처리한다면, 정권의 무덤을 파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회는 언론노조 조합원 3,5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으며, 언론노조와 민생민주국민회의(준)는 시민들과 함께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는 ‘언론악법 저지 촛불문화제’를, 오후 10시부터는 ‘심야 문화제’를 진행하는 등 철야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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