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백혈병 피해자들, 심사청구 제기
    By 나난
        2009년 07월 21일 01: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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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복지공단의 백혈병 산재 불승인은 전체 반도체산업 노동자의 건강권 폐기행위입니다.”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에 걸린 노동자가 21일 현재 22명. 이 중 5명의 백혈병 피해노동자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을 냈지만 지난 5월 15일 이들 전원은 ‘산재 불승인’ 통보를 받았다.

       
      

    지금도 반도체 작업공장에서는 수많은 노동자가 만성피로와 스트레스, 생리불순과 불임, 시력저하와 탈모, 피부병 등 건강상의 문제를 토로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노동자들은 근로복지공단의 불승인 통보에 승복할 수 없다며 심사청구를 제기했다.

    근로복지공단에 행정쟁송

    21일 반올림(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은 기자회견을 갖고 더 많은 희생자를 막고 이미 방사선 누출로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심사청구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심사청구란 행정기관에 대해 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에 대한 심사를 구하는 행정쟁송 절차다.

    이들은 “근로복지공단이 지난 5월 15일 2년이나 기다렸던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노동자 5명에 대한 산재신청 사건을 전원 불승인했다”며 “산업안전공단의 역학조사 결과로도 충분히 산재인정을 할 수 있음에도 굳이 자문의사협의회를 통해 과학적․의학적 입증 부족을 이유로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리방사선, 산화에틸렌, 아르신, TCE 등 작업환경상 백혈병이나 암 유발원인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업무상 원인보다 더 유력한 개인적인 백혈병 위험요인이 없는 등 법적으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근거들을 나온 바 있다.

    또한 자문의사협의회에 들어간 의사들 역시 의견서를 통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3조 ‘업무상 요인에 의하여 이환된 질병이 아니라는 명백한 반증이 없는 한 이를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는 입장을 취했다. 피해당사자인 박지연 씨의 경우 5명의 자문의사 중 2명이 전리방사선에 피폭되어 백혈병이 걸린 인과관계가 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반올림은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불승인 결정은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와 자문의사협의회 의사들의 의견서를 모두 무시한 것”이라며 “노동자의 건강권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던 근로복지공단이 결국 반도체 산업노동자의 건강권을 헌신짝처럼 내동댕이 쳐버렸다”고 비판했다.

       
      ▲ 근로복지공단이 백혈병 피해자 5명에 대해 산재 불승인을 내린 가운데 반올림이 심사청구를 제기하며 공동행동에 들어갔다.(사진=이은영 기자)

    "삼성반도체 백혈병 물질 쓰지 않는다 거짓말"

    백혈병 피해노동자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반도체 공장의 방사선 누출이 너무 많아 측정기로 측정할 수조차 없다고 들었음에도 회사는 ‘백혈병 걸릴 수 있는 물질은 쓰지도 않는다’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삼성반도체를 질책했다.

    그는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방사선에 노출되며 피해를 입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백혈병은 남의 일이 아닌 바로 당신들의 일”이라며 “건강하게 살기 위해 반도체 노동자가 적극 나서야 한다”며 연대를 호소했다. 또 그는 근로복지공단을 향해 “방사선 방출로 서민을 다 죽여 놓고 어떻게 산재가 아닌지 해명하라”며 “(이들의 죽음이) 방사선으로 인한 것이 아니면 왜 그들이 죽었는지 이유라도 설명하라”고 말했다.

    반올림은 이번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불승인 결정에 반발,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노동권을 짓밟아온 반도체, 전자 산업의 질주에 제동을 걸겠다”며 21일부터 23일까지 ‘건강하게! 인간답게! 노동자답게!’란 구호를 걸고 반달공동행동을 들어갔다.

    이들은 온양, 기흥, 이천, 부천 등 전국의 반도체 공장을 순회하며 반도체 노동자들과 그의 가족, 지역사회 주민을 대상으로 선전전 및 추모 문화제를 개최하며 반도체공장 문제점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다.

    이들은 이번 반달공동행동이 “자본의 이윤을 위해 유해물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노동재해와 환경오염에 눈감는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행동을 구성하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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