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개방형 병원, 이름만 바뀐 영리병원
        2009년 07월 21일 11:2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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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제주도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는 ‘제주 영리병원’이 ‘투자개방형 병원’으로 이름을 바꿔 21일, 제주도의회 본회의에 안건 상정된다. 제주도 의회는 이날 제주도가 제출한 ‘4단계 제도개선 5대 핵심과제’ 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영리병원은 “설립이 제주도에 한정되며, 선진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라는 제주도와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야당과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는 ‘의료민영화 사전작업’으로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영리병원에서 투자개방형 병원으로

    특히 지난해 제주도가 영리병원에 대한 지지여론을 끌어내려 행정력을 총동원했음에도 반대의견이 찬성의견을 앞지를 만큼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한 사업을, 올 해 다시 이름까지 바꿔가며 추진하려 하는 것도 강한 의구심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 제주도가 영리병원을 포함한 4단계 제도개선 핵심과제 동의안을 제주도의회에 제출한 가운데 지난 6일 제주지역 노동시민단체가 영리병원 철회와 도의회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

    이날 본회의 표결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만큼 통과가 유력하다는 것이 주변의 관측이지만 영리병원을 강하게 추진해 온 김태호 제주지사가 주민소환으로 경각의 위기에 놓여있는만큼 결과예측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만약 이날 제주도 의회에서 영리병원이 통과될 경우 병원설립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제주도의 외국인 영리의료법인 허용은 법상으로 허용돼 있는 것”이라며 “제주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해 보건복지가족부에 신청을 해오면, 그때 검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리의료법인 법상으로 허용"

    전 장관은 이어 “외국인 영리의료법인은 의료민영화하고는 다른 이야기”라며 “제주는 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 학교와 의료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특별한 기관 설립을 허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바로 의료민영화로 연결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야권과 노동계는 20일, 일제히 영리병원에 대한 반대를 선언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영리법인병원은 작년 제주도 당국의 공식적인 도민 여론조사를 통해 이미 부결된 사안임에도, 제주도의회는 영리병원을 ‘투자개방형병원’으로 이름만 변경해 재추진하려 하고 있다”며 “마치 이명박 대통령의 대운하 공약이 ‘4대강 살리기’ 로 둔갑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주도 의회는 정부의 타당성 용역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영리병원 허용을 의결하려 하고 있으며 의견수렴과 공론화 절차 없이 도매금으로 처리하려 하고 있다”며 “국민 의견도 무시하고, 처리도 졸속인 이번 영리병원 도입안은 애초부터 성립될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4대강 살리기’로 둔갑한 ‘대운하’ 떠올라

    민주노총도 20일 성명을 내고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일방 추진하고 있는 영리법인병원 도입은 의료비 폭등은 물론, 건강보험당연지정제의 폐지와 공공의료의 축소로 이어져 노동자-서민의 의료 받을 권리를 크게 침해한다”며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영리법인병원의 도입은 국민의 ‘치료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그 심각성이 크다”며 “영리법인병원 허용은 심각한 의료비 폭등을 불러올 것이 불을 보듯 뻔하며, 더 나아가 건강보험당연지정제의 폐지와 공공의료의 축소로 이어지며 국민의 ‘치료받을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미 지난해 제주도 차원의 공식 도민여론조사를 통해 제주 영리법인병원 도입이 한차례 부결․중단된 것과 관련해 “김 도지사는 도민여론조사가 마무리된 지 불과 1년 만에 ‘특별자치도 4단계 제도개선안’ 5대 핵심과제 속에 영리병원 문제를 슬그머니 끼워 넣으며 도의회로 동의안을 제출했다”며 “도의회 동의절차를 악용해 영리병원 도입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도의회의 공으로 돌려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치료받을 권리’ 심각하게 침해

    한국노총 역시 “제주도의회 본회의의 안건 처리는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영리병원 확산으로 의료양극화의 불씨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투자개방형 병원 추진의 중단”을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또 “영리병원 도입의 건은 전국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어서 전 국민의 건강권과 관련된 중대한 문제”라며 “한국노총 90만 조합원과 그 가족들, 더 나아가 전체 국민들의 소중한 건강권을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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