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롭지 않은 ‘참사 반 년의 밤’
        2009년 07월 21일 09:1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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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픔과 절망의 공간이었던 용산참사 현장이 오랜만에 북적였다. 그날의 아픔을 기억하는 600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은 허름한 골목 곳곳을 메웠다. 함께 눈시울을 붉히고 분노했던 ‘참사 반 년의 밤’은 외롭지 않았다.

    용산참사 반 년의 밤

    이날 오후 9시부터 참사 현장에서 열린 ‘용산참사 반 년, 범국민추모대회’에서는 유족들의 시신 인도마저 공권력을 동원해 가로막고, 참사 6개월이 되도록 사과 한 번 하지 않는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 ‘용산참사 반년, 범국추모대회’ 참여를 위해 남일당 빌딩 골목을 가득 메운 시민들과 각계 인사들 (사진=손기영 기자)

     

       
      ▲ 무대 앞에 마련된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에 촛불들이 놓여져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이강서 신부는 이날 추모사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태어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신부로서 오늘처럼 비통한 적이 없었다”며 “지난 반 년 간 이명박 정부가 보여준 피도 눈물도 없는 태도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곳은 후퇴된 민주주의의 성지, 실추된 인간 존엄의 첫 자리가 되었다”며 “이곳을 잊지 않고 찾는 이들은 진정한 ‘살아있는 촛불’이다. 우리가 아픔에 동참하는 만큼 세상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고 이상림 씨의 딸 이현선 씨는 “오늘 순천향대병원에서 시신을 두고 한바탕 했다”며 “지난 1월 20일 전경들 앞에서 ‘저 안에 아버지가 있으니 한  번만 보여 달라’고 했는데, 오늘 영안실 앞에서 그 말을 다시 하면서 울었다”고 말했다.

    "2년동안 흘릴 눈물 다 흘렸다"

    그는 이어 “2년 동안 흘린 눈물을 오늘 다 흘린 것 같다”며 “하지만 이렇게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외롭지 않다. 또 이렇게 촛불을 들고 참사 현장을 찾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유족들이 힘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대회에 참석한 유족들의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조희주 용산 범대위 공동대표는 “지금 여기 오신 분들은 유족들을 단순하게 돕기 위해서 오지 않았다. 용산참사가 우리들의 본질적 문제이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며 “여기 오신 모든 분들이 모두 ‘유족’이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투쟁을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천구의식’을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서울광장으로 영안실을 옮기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이번 주 다시 천구의식을 강행하겠다”며 “모두 거리로 나와 시신을 끌어 앉고 전면적인 대정부 투쟁을 힘차게 전개해 나가자”고 밝혔다.

    천구의식, 이번 주 중 다시 강행

    이날 대회에는 노찾사, 노래공장, 민중가수 박준 씨 등의 공연이 진행되었으며, 민주당 송영길 김희철 김상희 의원,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와 이정희 의원, 무소속 정동영 의원 등 야당 의원들도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대회는 오후 10시 30분 경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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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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