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희생자 시신 꺼내지 못해
By mywank
    2009년 07월 20일 07: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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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와 유족들이 20일 오후 희생자들의 시신을 꺼내는 과정에서 경찰과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 이들은 시신을 인도받지 못하자 빈 관을 메고 거리 행진을 시도했지만, 경찰 봉쇄에 막혀 이마저 실행하지 못했다.

범대위는 이번 주 중 대표자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찰의 완강한 봉쇄로 인해, 고 이상림 이성수 윤용헌 양회성 한대성 씨 등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을 다시 영안실에서 꺼내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용산참사 희생자의 유족들과 범대위 관계자들이 순천향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된 시신을 인도받기 위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영안실 입구를 봉쇄하고 있는 경찰을 끌어내고 있는 참가자 (사진=손기영 기자) 

이날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 위령제를 마친 유족과 범대위 관계자들은 ‘천구(遷柩)의식’을 위해 오후 4시 15분 경 시신이 안치된 영안실 입구로 향했다. 하지만 경찰 병력 30~40명이 이미 입구를 봉쇄하고 있었으며, 이들이 진입을 시도하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유족-경찰, 영안실 앞 충돌

이날 ‘천구의식’에는 민주당 김희철 의원 김근태 전 의원,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이수호 최고위원, 창조한국당 유원일, 무소속 정동영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경찰이 영안실 입구에서 완강히 버티자, 참가자들은 병력들을 밖으로 끌어내기 시작했다.

이에 경찰은 대열 선두에 있던 유족들을 방패로 밀어내는 등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으며, 고 이성수 씨의 부인 권명숙 씨가 탈진해 쓰러지기도 했다. 오후 4시 40분 양측의 충돌이 격렬해지자 범대위 측은 ‘천구의식’을 위해 영안실로 진입하려는 계획을 일단 포기했다.

   
  ▲시신을 인도받지 못하자, 참가자들이 빈 관을 들고 거리행진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김태연 범대위 상황실장은 “유족들이 시신을 모시려는 것도 막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열사들의 시신을 볼모로 잡고 있다”며 “지금 우리들이 경찰과 충돌하며 시신을 인도받을 경우, 이명박 정권과 보수언론들은 ‘좌파세력이 시신을 탈취했다’고 할 게 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인들의 시신을 온전하게 모셔야 하기 때문에,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다”며 “대신 고인들의 ‘혼’을 모시고 거리로 나가자”고 밝혔다. 이어 참가자들은 붉은 천위에 고인들의 이름이 적힌 빈 관을 들고 거리행진을 시도했다.

빈 관 메고 거리행진 시도

하지만 경찰은 장례식장 부근 도로를 완전히 봉쇄한 채 이들을 가로막았다. 이에 흥분한 고 이성수 씨의 부인 권명숙 씨와 고 윤용헌 씨의 부인 유영숙 씨가 주차된 경찰순찰차 위로 올라가 거칠게 항의 했고, 전경들은 이들의 얼굴에 고춧가루 성분인 캡사이신을 난사하기도 했다.

   
  ▲경찰이 난사한 캡사이신을 맞은 고 이성수 씨의 부인 권명숙 씨가 쓰러져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고 양회성 씨의 부인 김영덕 씨가 오열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결국 범대위 측은 오후 5시 20경 빈 관을 메고 도심으로 행진을 하려던 계획마저 중단했으며, 이날 충돌과정에서 참가자 1~2명이 경찰에 끌려가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6시경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부근으로 이동해 행진을 시도했으며, 다수가 연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류주형 범대위 대변인은 <레디앙> 기자와 만나 “순천향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된 희생자들의 시신을 인도받아, 서울광장에 ‘영안실’을 마련하겠다는 기존의 방침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범대위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참사 현장에서 추모미사와 ‘용산참사 반년, 범국민추모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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