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금요일,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09년 07월 28일 05:11 오후

Print Friendly

세계 어느 곳에 살든 타밀인들은 1983년 7월 23일 ‘검은 금요일’(Black Friday)을 기념한다. 7월 24일 금요일 타운 홀 광장에 남녀노소 타밀인들이 쌀쌀한 겨울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알차게 모여 촛불을 밝혔다.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타밀자치국가’를 염원하는 묵념, 연설, 노래들이 어우러지는 ‘검은 금요일’ 촛불 집회가 지나가는 행인들의 호기심 가득한 눈길을 사로 잡았다.

   
  ▲ 촛불 집회 중인 타밀인들

검은 금요일

‘검은 금요일’은 1983년 7월 23일부터 6일동안 ‘신할라’(스리랑카 인구의 80%)인들의 ‘타밀’(인구의 16%) 학살 사건을 뜻한다. 3,000명 타밀인들이 학살되었고, 다수의 타밀인 집과 상점들이 불타 무너졌고, 15만 타밀인들이 피난민 신세로 전락했고, 무수한 타밀인들이 살기 위해 해외로 도망쳤다.

“스리랑카를 빠져나온 여행자들은 살해한 타밀인 숫자를 뽐내는 신할라인들을 말하고, 한 여성 여행자는 두 명의 타밀인을 죽였다고 자랑하는 그녀의 호텔 종업원을 말한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 1983년 7월 30일)

“나는 자프나(스리랑카 북부지역) 타밀인 의견에 관심 없다. 우리는 그들의 생명이나 의견에 관심이 없다. 내가 타밀인들을 굶어죽게 만들면 신할라인들은 좋아할 것이다”(자야와데느, 스리랑카 대통령, 데일리 텔리그라프, 1983년 7월)

반 타밀 학살들

타밀인들은 ‘검은 금요일’ 이전 신할라인들의 ‘반 타밀 학살’을 증언한다. 146명 타밀인 학살과 4,075 타밀인 상점 약탈(1915년). 200명 타밀인 학살(1958년). 300명 타밀인 학살과 40,000 타밀 피난민(1977년)등을 규탄한다.

   
  ▲ 타밀 피난민들(왼쪽)과 벌겨벗겨진 타밀 소년

또한 타밀인들은 신할라인들의 ‘반 타밀 문화적 학살’에 분노한다. 다수 신할라인 정부는 ‘실론 섬’(지금은 스리랑카)을 신할라인들만의 나라로 선포하고 신할하어만을 공식 언어로 채택했다. 따라서 모든 공공기관에서 타밀어 사용은 금지되었다(1956년).

무려 2,500년 전부터 실론섬에서 살아왔고 신할라인들보다 먼저 실론섬에 정착했던 타밀인들이 갑자기 ‘2등시민’ 취급을 받게 된 것이다.

또한 5000년 타밀인들의 찬란한 문화적 유산이 보관되어 있는 ‘자프나 도서관’이 신할라 폭도들의 방화로 붕괴되었다(1981년). 95,000권의 귀한 사료와 서적들이 잿더미로 변했다.

   
  ▲ 무너진 주택과 상가 건물

타밀 이람 해방 호랑이들

이런 정치 사회적 배경 속에서 타밀인들이 밀집해 살고 있는 스리랑카 북부와 동부 지역에 타밀 독립 국가 건설을 주창하는 ‘타밀 이람 해방 호랑이들(이하 ‘해방 호랑이들’)’ 무장투쟁 조직이 건설되었다(1977년). ‘비 폭력 투쟁’만을 강조하는 타밀 정치조직들에 희망과 기대를 접은 타밀 청년들은 타밀 호랑이를 폭넓게 지원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해방 호랑이들은 경찰서와 같은 스리랑카 정부 기관들과 중요 정치인들을 야금야금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1983년 7월 23일 스리랑카 정부군과 교전했다. 성공적인 매복공격으로 스리랑카 정부군 13명을 사살하며 승전가를 불렀다.

인종 학살

이 소식에 격분한 신할라인들 중 일부분이 폭도로 변하면서 수도 콜롬보를 비롯한 스리랑카 곳곳에서 타밀인들을 닥치는 대로 공격했다. 타밀인 집과 상점들을 약탈하고 방화했다. 지나가는 차량들을 세워 타밀인들을 무조건 끌어내리고 죽도록 두들겨 팼다.

가장 악명 높은 타밀인 학살은 웰리카다 감옥에서 일어났다. 7월 25일 37명의 타밀 수감자들이 감옥 안에서 신할라인 수감자들의 칼에 찔리거나 곤봉에 맞아 죽었다. 7월 28일 15명의 타밀 수감자들이 다시 살해되었다.

‘어느 민족과 인종에 대한 조직적이고 의도적인 파괴 행위를 인종학살(Genocide)’로 정의하는 유엔 규약에 의하면 검은 금요일은 명백한 인종학살이다. 과거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파세이트’가 인종차별이듯 스리랑카의 ‘블랙 프라이데이’는 인종학살이다.

   
  ▲ 타밀 학살에 대한 내용을 다룬 대자보들

현재 진행 중인 검은 금요일

촛불 집회 보도 자료는 ‘검은 금요일’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조목조목 밝힌다. 올해 초부터 강화된 스리랑카 정부군의 무차별 공격으로 ‘해방 호랑이들’이 항복한 5월까지 20,000명(다수의 시민 포함)이 죽었고, 지금 현재 300,000 타밀인들이 강제 수용소에 갇혀 있고, 영양 부족과 질병으로 일주일에 1,400명의 타밀인들이 수용소에서 죽어나간다고 한다.

“우리 집들은 불탔고, 엄마, 아빠, 자매, 형제들은 학살되었다…… 들고 있는 촛불들은 타밀 희생자들에 대한 산자들의 존경심과 갇혀있는 스리랑카 타밀인들의 자유의 염원을 상징한다”는 타밀 청년 활동가 아드리안 프란시스(19)의 힘찬 연설처럼 타밀인들은 25년 전의 ‘검은 금요일’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 이유는 단하나. 지금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함께 촛불을 들면서 뼈속깊이 각인된 치욕과 분노를 사르고 자유와 독립의 불꽃을 가슴 속에 태우고 해방의 새날을 기약하며 검은 금요일 촛불 집회는 마침표를 찍었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