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헌도, 직권상정도 안돼"
    By 내막
        2009년 07월 17일 03: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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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5당 대표 간담회라는 플래카드를 배경으로 야4당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맨 왼쪽은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사진=김경탁 기자)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는 야5당 대표회담이 제헌절인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친박연대 이규택 대표가 불참함에 따라 야 4당 대표들만 참석하는 회담이 되었다.

    친박연대 불참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등 야4당 대표들은 이날 10시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열린 61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참석한 뒤 11시 10분경 의원회관에서 회담을 시작했다.

    이날 비공개 회담에 앞서 가진 모두 발언에서 각당 대표들은 김형오 국회의장이 제헌절 메시지로 개헌 필요성을 제기한 것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먼저 발언을 시작한 노회찬 대표는 "방금 국회 로텐더홀에서 제헌절 기념 경축식을 했는데, 국회의장의 경축 주요 메시지는 개헌 문제였다"며, "지금 문제가 마치 현행 헌법 때문이라는 인식에는 같이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 대표는 "헌법 때문이 아니라 헌법 정신을 지키지 않아서 많은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헌법에 인권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의 인권이 부족하다. 헌법의 자유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 아래서 자유가 부족하다. 헌법 기본권이 부족한 게 아니라 한나라당 집권 아래에서 기본권들이 심각히 침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또 "오늘 야당 대표들이 모인 이유인 미디어법 직권상정 처리하려는 것 자체가 헌법 정신을 심각하게 위배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오늘 제헌절에 필요한 것은 개헌이 아니라 헌법정신을 지키는 호헌이며, 야5당은 언론악법과 비정규직법 개악안의 직권상정을 막아내는데 혼연일체의 자세로 임할 것을 결의한다"고 덧붙였다.

    "있는 헌법이나 제대로 지켜라"

    이어서 강기갑 대표는"현재 있는 헌법도 제대로 못지키면서 개헌을 들고나오고 개헌만 하면 나라가 잘 이루어질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요즘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계속 시사하고 있다"며, "제헌절 행사 전에 야5당 대표들이 국회의장을 찾아가서 직권상정 강행 의사를 묻고 의장이 생각을 돌이키지 않는다면 행사를 참가하지 말고 야당들이 따로 헌법정신을 사수하자는 결의대회라고 해야 하는 게 아니겠나 제안했었지만 여러 일정상 그대로 행사에 참석하게됐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계속 거꾸로 가면서 비정규직을 더 양산하고 강제하고 조장하는 행태를 취하고, 직권상정을 통해 통과시키겠다는 것은 의회정신을 훼손하고 헌법을 유린하는 것"이이라며, "국회의장에게 오늘 제헌절 기념일을 맞아서 지금까지의 직권상정에 대해 했던 발언과 생각을 철회해야 한다는 것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는 "정부가 국민을 극한적으로 괴롭히고 있다"며, "중산층과 서민경제를 무너뜨리고 중소기업도 무너지고 있고, 민주주의도 실종되었고 자유가 사라지고 있으며, 남북관계도 긴장관계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짓말정부 탄생 1년 반 만에 생긴 현상들"

    문 대표는 "이것이 거짓말정부가 탄생하고 불과 1년 반만에 생긴 현상"이라며, "정부는 물론 일차적으로 잘못되었지만 국회도 잘못한 점이 크다. 이제 국회가 정부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거수기 국회로 가고 정부의 눈치만 보는 여당 주도 국회는 지난 1년 반만에 중산층과 서민경제파탄, 민주주의 실종, 남북관계 등이 파탄의 공범자가 되었다"며, "국회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이 정부 눈치를 봐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3권 분립의 헌법정신에 따라서 야당과 대화해야 한다. 정부의 100만 해고대란설에 속은 것이 여당이다. 정부가 그런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해도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능력이 여당에 있어야 한다. 사이버테러 북한음모설 등의 거짓말을 하더니 이제는 미디어법으로 정부가 속이려 하고 있다. 절대 속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정세균 대표는 "지금 국회의 비정상적인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점에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제헌절인데 국회가 원래 모습대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현안도 논의하고 국가 미래를 논의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인데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6월 임시국회가 특수한 사정 때문에 열리지 못하다가 야당에서 전격적으로 의사일정 협의를 통해 국회 정상화하자고 제안했는데 여당이 거부해서 국회가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그 본질은 언론악법에 있다. 국민 다수가 그 내용이 적절치 않고 손을 봐야 한다는 생각이고, 언론악법 처리방법에 있어서도 다수당이 일방으로 처리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 국민 뜻인데 이를 모른 척 하는 것이 한나라당이고 국회의장"이라고 강조했다.

       
     ▲ 나란히 앉은 야 4당 대표들.

    "언론악법, 당장 급한 법 아냐"

    정 대표는 "한나라당은 야당과 대화 타협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할 생각은 하지 않고 국회의장 직권상정에만 기대려 하고 있고, 의장은 여당이 옳지 못한 입장을 취하면 제대로 지도해서 대화와 의회 정치가 살아나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의장도 마치 여당의 하수인처럼 직권상정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전혀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언론악법은 당장 급한 법이 아니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일자리 창출이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실수인지, 조작인지 모를 KISDI의 잘못된 통계를 가지고 연구결과를 내놓고 그것을 여당이 근거자료로 삼고 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국회의장이 제헌절 경축사에서 온통 개헌 얘기를 했는데 개헌에 대해 국민적 관심도 높고 필요한 부분도 있다는 것은 민주당도 같은 취지이지만, 모든 것이 절차와 때가 맞아야 한다"며, "지금은 국회의장이 개헌 논의를 본격화할 시기라기보다는 국회를 정상화하고 지도력을 먼저 확보해야할 시기"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여야가 대화와 타협하는 국회 정상화가 먼저이지 국면전환용이든 자신의 개인적 관심사항이든 다른 문제 가지고 현안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친박연대가 중요해?

    한편 이날 이규택 친박연대 대표가 불참한 이유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들은 "순전히 행정착오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정세균 대표는 "오늘 원래 야5당 대표가 자리하기로 했는데 친박연대 이규택 대표가 참석하지 못했다"며, "그저께 직접 통화해서 5당 대표가 함께 하는 취지에 서로 공감을 하고, 오늘 11시 시간까지는 합의를 했고, 장소를 실무진을 통해 알려 주기로 했는데 제대로 전달이 안 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 참석을 못했다"고 밝혔다.

    강기갑 대표도 "오늘 야 5당이 모처럼 함께 손을 잡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고 의지를 다지려고 했지만 친박연대 이규택 대표가 공교롭게도 여러 가지 문제로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규택 대표가) 저와 통화할 때만 해도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고, 함께 할 뜻을 피력했다"며, "오늘 준비된 발표에는 함께 하는 것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야 5당의 의지와 요구를 가지고 국회의장에게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담 불참 이유에 대해 친박연대 측의 설명을 들으려고 했지만 친박연대의 전지명, 김세현 대변인은 모두 해외 출국 중이어서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규택 대표도 회담이 끝나고 난 이후부터 오후 5시가 다 될때까지 수차례 통화시도에도 불구하고 전화 를 받지 않았다. 친박연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청원 대표 면회를 갔다고 한다.

    이날 야5당이 결의하기로 계획했던 ‘합의문’ 초안에는 현재의 국회 파행사태가 언론악법의 졸속처리를 압박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직권상정 의사를 공공연히 밝혀온 국회의장 그리고 이를 자신들의 물리력으로 실행에 옮기려는 한나라당에게 그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언론악법뿐 아니라 비정규직법에 대해서도 야5당이 공동의 뜻을 모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친박연대 불참으로 합의문 채택이 없었던 일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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