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권력 투입? "이명박 정부 무덤 될 것"
    By 나난
        2009년 07월 15일 01: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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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세력’ 출입이 전면 통제된 쌍용차 평택공장에 ‘공권력 투입 임박설’이 나돌고 있다. 도장공장을 제외한 공장 모든 시설을 점거한 경찰이 ‘공권력 투입 대책회의’를 열자 공장 주위엔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민주노총은 “총파업 돌입까지 검토하겠다”며 어떻게든 ‘충돌’만은 막아보겠다는 입장이다.

    경기지방경찰청이 지난 14일 조현오 청장 주재로 쌍용차 노조의 불법파업현장 공권력 투입을 위한 대책회의를 열었다. 인원과 장비, 작전계획 등 공권력 투입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까지 오갔다. 이에 ‘곧’ 공권력 투입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점쳐지고 있다.

    경기청은 “대책회의는 경찰이 긴장감을 가지고 공권력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에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도장공장에 공권력을 투입한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직접 화약을 들고 화약고로 들어가는 것”이라며 “자신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명박 정부 무덤 될 것"

    56일째 외부와 단절된 채 공장 점거파업을 진행 중인 조합원들에게 도장공장은 “더 이상 물러날 곳 없는” 최후의 보루다. 그들은 “물러날 곳도 밀려날 곳도 없는 노동자들에게 도장공장은 결사항전의 싸움터며 무덤”이라며 “정리해고에 삶이 파탄 난 노동자들의 마지막 숨마저 끊어 놓어야 시원하겠냐”며 끝까지 싸울 뜻을 밝혔다.

       
      ▲ 민주노총이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차 사태 촉구 및 공권력 철회를 요구했다.(사진=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하지만 경찰의 공권력 투입은 ‘실질적’ 움직임보다는 노조의 자신해산을 유도하기 위한 ‘압박수단’으로 보인다. 경찰 역시 “빠른 시일 안에 이뤄질 수도 있고, 노조원 설득이나 여론, 안전 대책 점검 등 필요한 절차를 갖춘 뒤 진행될 수도 있는 등, 아직 시기는 알 수 없다”며 한발 물러선 입장을 취했다.

    실제로, “휘발유에 불붙이는 격”이라는 쌍용차지부 김을래 부지부장의 표현처럼 시너와 도료, 유류 등 30만ℓ 가량의 인화성 물질로 가득 찬 도장공장에 공권력 진입이 시도될 경우 대규모 인명 피해는 피할 수 없다.

    “용산참사보다 더한 참사”가 경찰의 무리한 물리력 사용으로 되풀이 될 경우 비난의 화살은 경찰과 정부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야4당 의원들 역시 “경찰이 공권력으로 쌍용자동차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면 앞으로 대단히 불행한 사태가 재발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정리해고 제외 직원들 "공권력 투입 반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에서 제외된 일부 직원들과 희망퇴직자들 역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권력 투입보다 평화적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노사정 대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공권력 투입이 임박하는 등 쌍용차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며 “우리의 요구는 단지 ‘파업을 중단하라’는 게 아니라 노사·간 대화와 공장 정상가동”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쌍용차 사태에 대한 압박은 공장점거 조합원들을 넘어 진보진영으로까지 확산되며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쌍용차 사측은 평택공장에 단수와 가스공급 중단을 관계기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을 비롯해 노동․사회단체 관계자 62명을 상대로 50억 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경찰도 움직였다. 지난 11일 1,500여 병력을 공장에 투입시키며 공장 전역을 점거한 경찰은 12일 금속노조 경기지부 양동규 지부장을 ‘공장점거 파업 지지’ 등의 이유로 연행․조사하고 있으며, 13일 정갑득 위원장 등 44명에 대해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또 정부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조합원들을 압박하고 있다. 쌍용차는 2004년 정부의 상하이차로의 매각에 의해 사태가 시작됐으며, 지난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미 쌍용차 사태는 노사문제를 넘어 노사정문제로 확대됐다. 정부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쌍용차 투쟁을 전면에 내걸었다. 민주노총은 “공권력 투입시 총파업 돌입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지난 13일 24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철회와 총고용 보장 쟁취를 위해 중앙교섭을 비롯한 일체의 임단협 교섭타결을 휴가 이후로 연기했다.

    또 15일부터 31일까지 매일 100명이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순환농성을 전개하며, 오는 16일 확대간부 4시간 파업을 단행한다. 또 22일에는 전조합원 파업투쟁이 예정돼 있다. 금속노조는 “공권력 투입 등 사태 변화에 따라 전면파업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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