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너무 늦었고, 내 손을 떠났다"
By 내막
    2009년 07월 14일 05:39 오후

Print Friendly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14일 오찬과 함께 자리를 가졌던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담에서 의사일정 합의를 요구하는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이제는 너무 늦었다. 내 손을 떠났다"며 합의를 거부했다.

"날치기 수순 돌입"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4시 50분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현안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야당과의 소통을 끝내 거절하고 방송장악법 날치기 수순에 돌입한 느낌"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안상수 원내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한나라당이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오더에 의해 움직이는 하수인에 불과하다는 자백이며, 집권여당 스스로 의회주의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대변인은 현안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일정에 대한 모든 결정을 안상수 원내대표가 혼자서 청와대와 직접 전화 통화하면서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내 손을 떠났다’는 말은 결국 공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넘어갔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특히 "예상했던 것과 한치의 차이도 없이 정국이 흘러가고 있어서 기가막힐 따름"이라며, "끝까지 협상하려고 했지만 결국 국회에서의 물리적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아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해 충돌을 예고했다.

김 의장, 직권상정 요구에 묵묵부답?

한편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은 이날 오후 2시 반 김형오 국회의장을 만나 미디어산업발전법, 그리고 비정규직법 등에 대하여,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직권상정을 해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한나라당 신성범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김형오 의장은 안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 원내대표단은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의 방문에 이어서 곧바로 김형오 의장을 찾아가 직권상정 포기 선언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우제창 대변인은 이날 오후 3시 반부터 이어진 국회의장 면담에서 김형오 의장은 "방송장악법을 직권상정 하지 말아 달라"는 야당의 간절한 요청에 대해 "안상수 원내대표를 설득해 달라"며 사실상 거절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형오 의장은 13일 국회 대변인을 통해 "현안 중 가장 관심도가 높은 미디어법과 비정규직법도 이번 주 안에 큰 방향에서 타결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더 이상 상임위에서의 논의를 지체 혹은 기피하거나, 시간 끌기식으로 회의가 진행된다면 의장으로서 적절한 조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우제창 대변인은 "집권여당이 민주당의 정당한 요구를 끝내 묵살 한 채 국회를 청와대의 하명만을 수행하는 통법부로 전락시켜, MB악법의 전쟁터로 만들고자 한다면 그 불행한 결과의 책임은 철저히 김형오 의장과 한나라당이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제창 대변인은 "원포인트 개원에 합의했던 15일 본회의에 우리가 들어가느냐 여부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냥 문만 열어줬다가 한나라당이 약속과 달리 쟁점법안을 다 처리해버릴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들어서 일단 등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에 따르면 민주당에서는 이번 주의 경우 제헌절 관련 행사가 줄줄이 예정되어있어서 큰 충돌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충돌은 20일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노당 "한나라당에겐 꽃노래, 국민에겐 장송곡"

한편 안상수 대표의 직권상정 건의에 대해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직권상정’이 한나라당에게는 듣기좋은 꽃노래로 들리겠지만 야당에 대한 협박이자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직권상정’은 그야말로 야당과 국민에게는 장송곡과도 같다"고 지적했다.

우위영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명분 없고 정당성도 없는 법 개정을 시도하려니 힘이 드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무엇이든 형에게 해달라고 달려드는 아이처럼,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에 기대고 떼쓰는 것은 거대여당으로서 대화와 협상을 향한 백가지 경우의 수를 모두 버리고 오직 한가지에만 집착하는 어리석은 것”이라고 충고했다.

우 대변인은 또한 "오늘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을 찾아간 것은 결국 ‘직권상정’이라고 하는 의회 폭거에 가담해 달라는 것에 다름 아니"라며, "공범자가 될 것인지 아니면 민의의 전당과 의회 민주주의를 위해 의회 지킴이가 될 것인지, 국회의장은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