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니, 어떻게 이런 자가 검찰총장 후보에...
    노 전 대통령 포괄적 뇌물 강변, 이젠 당신?
    By 내막
        2009년 07월 13일 03: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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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일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13일 오전 10시부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렸다. 후보자 본인과 관계기관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로 인해 이날 청문회도 제대로 된 의혹 규명의 자리는 되지 못했지만, 최소한 천 후보자의 개인 이력에서 드러난 의혹들은 천 후보자가 이명박 대통령과 코드가 잘 맞는다는 점만큼은 확인됐다.

    "대충 아는 지인과의 이상한 거액 돈거래, 90%를 빚으로 구입한 대한민국 최고급 빌라, 위장전입, 석연찮은 고급 자동차 인수, 스폰서로 의심되는 사람과의 해외 골프여행 및 명품 쇼핑, 최고급 쇼핑객에게만 부여하는 백화점 클럽 멤버십, 수입보다 훨씬 많은 아들의 카드지출액, 수입도 없는 동생으로부터 거액 차입 등"이 천 후보자에 대해 제기된 의혹이다.

    하지만 어떤 의혹에도 천 후보자는 명쾌하게 해명을 하지 못했으며,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마지 못해 시인을 하기도 했다. 

    이날 첫 질의자로 나선 주성영 의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소속 청문위원들은 천성관 후보자가 검사생활 24년동안 14억 6천여만 원의 재산밖에(?) 모으지 못한 것에 대해 ‘비교적 청렴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천 후보자가 아파트 구입 자금 조달과정에 대해 분명하게 답변하지 못한 점과 가족들의 헤픈 씀씀이 등에 대해선 문제라는 지적이 우세했으며, 천 후보자가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지게 된 채무액(24억 5천여만 원)이 본인의 소득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부채인지에 대해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아들이 돈 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천 후보자에게 아파트 구입자금 15억여 원을 빌려준 박경재라는 사람의 정체 및 천 후보자와의 관계, 그리고 소득이 불분명하면서도 천 후보자에게 5억 원을 빌려줬다는 동생의 재산상태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국민들은 검사가 되면 24억 5천만 원을 이렇게 쉽게 꿀 수 있는지 의아해하고 있다"며,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천 후보자의 태도에 대해 공격했고, 천 후보자는 "그런 의문과 염려를 끼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답변은 끝내 하지 않았다.

    박영선 의원은 "24억5천만 원을 해명대로 계산하면 이자비용이 월 517만 원인데, 검찰공무원으로서 천 후보자의 월급이 600~700만 원 정도"라며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천 후보자는 "아들과 딸, 며느리가 돈을 번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아들이 2006년 총급여가 885만 원이었는데, 신용카드 사용액이 1084만 원, 재산신고서상의 예금액이 2500만 원, 2007년에는 2800만 원을 벌어서 신용카드로 2600만 원을 썼으면서, 예금액은 4700만 원으로 늘어났고, 2008년에는 2900만 원을 벌었는데, 신용카드 사용은 3600만 원이고, 예금액은 7100만 원"이라며 "어떻게 된 것"이냐고 다시 물었다.

    이에 대해 천 후보자는 "신용카드는 확인해본 결과 회사 비용을 쓰고 나중에 정산한 것"이라고 답변하면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으며 해명 부분 자료라도 제출하라는 요구에는 아예 답변을 하지 않았다.

    부동산 거래는 무조건 현금으로…"천캐쉬"

    박 의원은 특히 천 후보자가 아파트를 매매하면서 매번 현금으로만 거래해서 금융자료가 남아있지 않다는 답변에 대해 "대부분 국민들은 억대 이상의 거래는 계좌이체를 이용한다"며 "천캐쉬, 천현금으로 별명 붙여도 될만하다"고 꼬집었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은 "후보자의 재산이 14억 6천만 원이라고 해서 검사생활 24년에 비해서는 청렴하다는 평가가 있으나 후보자는 재산이 14억6천만 원밖에 없는데, 전국에서 7번째로 비싼 아파트를 샀다"고 지적했다.

    조순형 의원은 "28억7500만 원의 고가아파트를 그 중에서 23억5천만 원의 무리한 빚을 내서 구입했는데, 이는 후보자의 변제 능력을 초과한 과다한 빚"이라며, 사적으로 과도한 빚을 지지 말도록 하고 있는 검사윤리강령을 제시했다.

    조 의원은 특히 빚에 대한 이자만 한달에 대략 800만 원씩 내야 됨에도 후보자의 부인은 6천만원대 고급 승용차를 사려고 계약서까지 썼던 점(구매는 하지 않고 리스해서 사용 중)을 밝히면서 "무슨 사생활을 이렇게 하느냐"고 힐난했다.

    조 의원은 "23억 5천만 원의 빚을 지고 있으면서 어떻게 6천만 원짜리 승용차를 타고 다니려고 계약을 하는지, 기대되는 수입도 없으면서 어떻게 이렇게 살림살이를 하냐"며, "경제위기에 살아가기 힘든 많은 국민들이 ‘나 같으면 이렇게 살림을 하지 않을텐데’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앞으로 주의하겠다’는 후보자의 답변에 대해 "지금 이 청문회는 앞으로 후보자가 뭘 하겠다, 뭘 바로잡겠다 그것을 듣는 자리가 아니라 공직생활 24년 전반에 대해 과연 검찰총장으로서 적격여부를 평가하는 자리"라고 못박았다.

    노 대통령에 ‘포괄적 뇌물죄’ 강변했던 천 후보자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천성관 후보자는 2004년 8월9일 골프채를 갖고 해외에 출국했고, 같은 날 박경재씨도 골프채를 갖고 출국했다"며 "2008년 2월 10일에는 부인 김영주와 박경재씨가 똑같이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3천불짜리 샤넬 핸드백을 구입했다"고 공개했다.

    박 의원은 "후보자의 부인은 별다른 소득이 없는데 2008년 1월부터 5월 사이에 3번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그때마다 면세점에서 3천불, 3천불, 1천불의 고가 명품을 구입했다"고 공개하면서 "관세청에 자료를 요구했지만 주지 않아 제가 직접 입수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래도 박경재씨와 관계가 없고, 스폰서도 아니고, 후보자가 검사윤리강령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강변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은 특히 "보도에 따르면 노무현 전대통령에게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해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는 후보자가 박경재씨로부터 15억 5천만 원을 빌렸고, 함께 해외골프여행을 하고, 3천불짜리 샤넬 핸드백을 함께 사서 들어왔다는 자료를 공개하면 포괄적 뇌물죄로 기소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어 후보자의 부적절한 처신을 질책했다.

    박 의원은 천 후보자에게 5억 원을 빌려줬다는 후보자의 동생 천성훈의 재정상황에 대해 "천성훈은 2년이나 6천원 주민세를 내지 못하고 사업자에게 부과되는 주민세 160만 원도 체납해 주민등록이 말소됐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기와집에 사는 후보자가 초가집에 사는 동생의 돈을 빌려 저택을 산 것"이라고 말했다.

    "위장전입했나?"…"예"

    박 의원은 "천성훈이 현재 대표이사로 있는 덕원트레이딩은 5000만 원 자본금을 검찰총장 내정 가능성이 보도된 이후인 6월11일 30억 원으로 증자했고, 사무실에는 남녀 직원 2명밖에 없다"며 "5억 원을 빌린 것을 합리화시키기 위해해 사채업자를 동원해 증자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또한 천 후보자의 부인 김영주씨가 현대백화점 쟈스민클럽 회원인 점에 대해 "현대백화점에서 연 3500만 원 이상을 구입해야 회원자격이 주어지고 그나마 전자제품과 식료품은 반액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지금까지 검사로 근무해온 천 후보자가 피의자 수사를 해왔는데, 피의자가 만일 이런 차용증, 이런 변명, 골프여행, 고급 사치품을 같이 들고 나가고 했었는데 무죄라고 생각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박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이 자식들 위장전입시켜서 좋은 대학 보냈듯이 후보자 역시 자식들을 위장전입해서 학교 보낸 것을 인정하느냐"고 묻자, 천성훈 후보자는 "예"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이날 청문회와 관련해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검찰총장 내정자는 오히려 검찰 수사 대상자 아닌가"라고 꼬집었고,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하자가 너무 많아 리모델링 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노영민 대변인은 "냄새가 나도 너무 심하게 나고, 이 정도면 대한민국의 상식적인 검찰이라면 뇌물죄든 공직자윤리강령 위반이든 곧바로 수사에 착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어떻게 안면만 가지고 거액을 빌릴 수 있으며, 철마다 해외 골프여행에 명품 쇼핑을 한다는 말인지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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