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 노무현’은 전교조 패망의 길
        2009년 07월 13일 10:2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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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한국에선 노무현 정부 세력과 이명박 정부가 양대세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두 정부는 교육정책이 근본적으로 같다. 그 반대편엔 전교조가 있다. 양대세력의 반대편에 찌그러진 것이다. 그러므로 전교조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셈이다.

    노무현-이명박 정부의 목표는 자유화 교육개혁이다. 이것은 자율화와 선택권의 확대, 민간화, 분권화, 다양화, 관치철폐 등을 근간으로 한다.

    이것을 약속할 경우 국민은 좋아한다. 자신들의 선택권이 넓어지므로. 교장이나 사학재단 등 교육권력도 좋아한다. 자신들의 자율성이 증대되므로. 일류학교들도 좋아한다. 자신들의 자율성과 이익이 극대화되므로. 민주화 세력에 포함되는 매체들도 좋아한다. 웬지모르게 민주화되는 것같은 만족감이 주어지므로.

    다만 교사들은 불편해한다. 교사는 그 속성상 ‘교육하는 자’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유화 교육개혁은 이 땅에서 반드시 교육을 말살하게 된다. 교사는 그 자신이 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교육개혁에 불복종한다. 교육이 사라지면 교사가 있어야 할 이유도 사라지는 것이니까.

       
      ▲ 2009 교육선언 (사진=전교조)

    전교조는 태생적으로 일반적인 노조와는 달리 교육적인 이상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했다. 합법화 이후 다수 교사가 가입하는 바람에 일반 노조처럼 이익단체같은 성향이 짙어졌지만, 아무리 그래도 참교육을 향한 열망이 여타 교사나 국민들보다 강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전교조라는 집단과 자유화 교육개혁은 격렬히 충돌하게 된다.

    다른 차원의 문제도 얽혔다. 사회 전체의 차원에서 보면 자유화 개혁은 반노동 반노조 기조로 귀결된다. 왜냐하면 자유화는 투자자(소유권자)의 자유, 경영의 자유를 극대화하게 되는데, 이것은 노동몫의 하락으로 나타나 반드시 노조의 저항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유화 개혁은 반노동 반노조 반민중적인 물리력을 동반하게 된다.

    그에 따라 노동의 힘이 약화되고 몇몇 강고한 대노조만이 개혁에 저항하는 최후의 보루로 남는다. 그것이 바로 중공업 대노조와 전교조다. 그러므로 전교조는 자유화 개혁세력에게 교육개혁의 차원에서도, 사회개혁의 차원에서도 반드시 분쇄해야 할 전략 목표가 된다.

    그들이 전교조를 치는 법

    그들이 전교조를 치는 1차적인 방법은 당연히 억압이다. 공청회라든가 정책 여론수렴단계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한다든지, 경찰력을 동원해 발언하는 사람을 끌어낸다든지, 공청회장 출입을 막는다든지, 대규모 징계를 감행한다든지 등등의 수법이 동원된다. 노무현 정부 후반부부터 이런 경향은 노골화됐었다. 하지만 이런 고전적인 방식엔 한계가 있다.

    더 교묘한 방식은 전교조를 스스로 무너지게 하는 것이다. 교원평가와 성과급 차등지급을 통해 교사들끼리 경쟁을 시켜 노노갈등을 유발하면 조직력은 저절로 와해된다. 여기에 학교 CEO에게 교원 인사권을 자율행사토록 해 비정규직 교원을 양산하면 금상첨화다.

    게다가 학교를 서열화하고 연봉을 서열화하면 전국 단위의 연대의식을 아주 쉽게 말살할 수 있다. 강남 학원 고액 강사와 시골 보습 학원 강사 사이에는 연대의식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교직사회에 그런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그 다음 궁극의 비기가 나타난다. 혹세무민하는 여론전을 통한 인해전술이다. 혹은 차도살인지계(借刀殺人之計 ; 남의 손을 빌려 살인을 함-편집자 주). 전 국민을 전교조 죽이기 전선의 돌격대로 동원하는 것이다. 이것이 제일 무섭다. 이 수법에 당하면 역발산기개세 항우 장사라도 사면초가 포위고립 끝에 자멸하게 된다.

    국민을 동원하기 위해 살포되는 삐라엔 이런 것들이 적혀 있다.

    ‘교사가 무능하고 나태해서 교육이 이 모양이다!’ ‘공교육을 개혁해 사교육을 없애야 한다!’
    ‘교사의 경쟁력이 향상돼야 하는데 교사가 철밥통 지키려고 말을 안 듣는다!’

    이런 삐라들만 살포하면 나머진 국민들이 알아서 한다. 돌개바람처럼 돌아가면서 항우군을 쳤던 사면초가 포위작전처럼 모든 국민, 모든 세력, 모든 언론이 돌아가면서 전교조를 치는 국면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전교조는 불가촉천민과도 같은 처지로 전락한다. 노무현 정부 때 이런 구도는 확정됐다.

    자유화 개혁세력이 국민을 동원하는 결정적인 주술은 ‘수요자 중심주의’다. 즉, 학부모와 학생 등 수요자가 중심이 되는 학교를 만들고 교사는 그들의 만족을 위해 서비스나 잘 하라는 선동이다.

    이것은 전 국민의 환영을 받고 교사는 수요자의 적, 즉 국민의 적이 된다. 수요자 모시기, 학부모 떠받들기엔 수구언론, 비판언론의 구분이 없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전교조는 멸문지화를 당하기에 이르렀다.

    국민과 교사는 서로 연대해야

    최근 그나마 이명박 대통령이 전교조를 살려주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환멸이 이명박 정부가 탄압하는 세력에 대한 국민의 동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환란이 끝나면 범국민적인 전교조 사냥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우리 국민의 전교조에 대한 증오과 불신은 그만큼 뿌리 깊다.

    지친 전교조는 요즘 국민의 눈치를 보며 시끄러운 저항 안 하고 조용히 학부모의 자식들에게 서비스나 잘 하겠다는 식으로 꼬리를 내리는 분위기다. 초심으로 돌아가자, 참교육 운동을 다시 하자 등등의 수사는 그런 패배의식의 표현이다.

    비판언론을 포함한 모든 주류 언론이 그런 항복을 권유한다. 반대투쟁만 하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 학부모의 말을 들어라 따위의 주문이 그것이다. 학부모는 자기 자식 출세와 입시경쟁 승리만을 바라는 괴물이다. 교사가 학부모의 말을 듣는 그 순간, 즉 수요자가 교육의 지배자가 되는 그 순간이 이 땅에서 교육이 말살되는 날이 될 것이다.

    그 말살을 국가권력이 직접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라는 이름의 국민의 손을 빌어 하므로 ‘차도살인지계’다. 그렇게 해서 전교조가 무력화되면 공교육 교사라는 거대한 단일 집단을 더 손쉽게 없앨 수가 있고, 그러면 국가재정이 절약돼 감세도 할 수 있게 되며 공화국 교육이 사라져 귀족교육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또 노동 노조 세력의 요새를 분쇄해 부자들이 신귀족사회의 이상향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간다.

    우리 국민이 겪는 교육 고통의 근원은 교사가 아니라 대학서열체제에 있다. 이것 이외에 자유화 개혁세력이 하는 교육개혁에 대한 말들은 모두 사기다. 그들은 대학서열체제를 온존시키며 교사와 국민을 이간질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 이간질의 대표 떡밥이 전교조 마녀 만들기다.

    아이의 성적은 부모 재산에 비례한다. 교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전교조 때리기는 이런 구조를 은폐한다. 전교조 마녀사냥 선동에 놀아나는 서민이 얻을 건 자식에게 돌아갈 신귀족사회 천민의 지위뿐이다.

    입시경쟁승리라는 탐욕에 사로잡혀있는 한 이 사기극의 노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입시경쟁 승리가 아닌 입시경쟁 폐지만이 모두가 함께 살 길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국민과 교사가 서로 연대해야 한다.

    국민이 입시경쟁 승리를 탐하는 한 교사와 국민 사이에 접점은 없다. 교사는 입시경쟁승리를 위해 수요자에게 서비스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근본적인 전환 없이 ‘도로 노무현’ 세상이 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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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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